민주당發 ‘친문 vs 친이’ 공천 전쟁 가능성
민주당發 ‘친문 vs 친이’ 공천 전쟁 가능성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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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대표, 인재영입위원장 맡아 공천권 장악... 당안팎 ‘부글부글’
당 중진 “李, 일방통행·공정성” 우려... ‘이낙연 역할론’에 견제구 날린 해찬들
“이해찬 이념확장성 낮아... 이낙연 보수·노령층에도 호감형” 지적 나와

총선 시계가 빨라졌다. 여야의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다. 공천 파동이 예상된다. 당권 다툼과 계파 갈등이 맞물리면서 정계 개편이 전망된다.
여권 내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친문과 친이 간의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중심에 있다. 당권을 쥔 그가 인재영입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친문을 위협하고 있다. 물갈이 대상이 친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非이해찬 진영에선 이 대표가 가진 공천권을 허물기 위한 카드로 ‘이낙연 총리 공동선대위원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친문은 총선서 영·호남을 찍고 수도권까지 전승을 거둬 대선까지 일사천리로 진군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친문 전략의 걸림돌은 이해찬 대표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뉴시스)

 

‘인재영입’ 맡은 李 두고 의견 엇갈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한다. 정권 재창출의 시금석이 될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이 대표가 쥐고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외교·안보와 경제 분야 인사를 대폭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당 안팎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당연하다”와 “일방통행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찬성 입장의 민주당 중진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좋은 사람을 부르려면 (인재영입위원장을) 당에서 제일 센 사람이 맡는 게 좋다”며 “곁가지가 맡으면 누가 신뢰하겠느냐”고 말했다.

찬성 측이 논거로 내세우는 것은 지난 20대 총선이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아 표창원·박주민 의원 등을 발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다른 민주당 중진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하는 경우가 그렇게 흔치 않다”며 “영입 인사가 일방통행 식으로,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을까. 모든 게 민주적으로 안되지 않을까, 공정하지 않을까 그런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도 “그 당시 문재인 대표는 ‘대표 흔들기’로 인해 사실상 김종인 비대위원장에 전권을 넘겼다”며 “당 대표 권한을 120% 행사하고 있는 이해찬 대표가 맡은 것과는 다른 경우”라는 지적이 나온다.

떠오르는 ‘이낙연 총선 역할론’
이런 와중에 6선의 민주당 중진인 이석현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고 이해찬 대표와 함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 의원은 11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실력도 갖추고 연설도 잘하는 ‘명총리’, 이낙연 총리가 21대 총선에서 이해찬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을 했으면 한다”며 “민주당 내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는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총리가 차기 총선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고 전국적으로 총선을 지휘하면 민주당으로선 상당한 이익을 거둘 것”이라며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양해해줘야 가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총리는 입각 이후 인기를 모으며 줄곧 대선주자로 꼽혀왔다. 최근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는 줄곧 1위를 지키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쳤다.

내년 총선 역할론과 관련해 이낙연 총리는 지난 5월 8일(현지시간) 에콰도르 키토에서 순방 동행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현직 총리가 계획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저도 정부·여당에 속한 일원으로 거기서 뭔가 일을 시키면 합당한 일을 할 것”이라고 여지를 두었다.

관련 보도가 나온 다음날 이해찬 대표는 “진지하게 하신 말씀은 아닌 것 같다”며 “질문이 나오니 본인의 소회처럼 간단하게 얘기하신 것 같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이 발언을 두고 이낙연 총리에 대한 견제구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도층 잡으려면 이낙연 나와야
이해찬 대표의 입장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갑희 정치평론가는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프로그램 ‘정치신세계’에서 “당의 얼굴과 선거의 얼굴은 다를 수 있다”며 “둘다 먹으려는 건 욕심”이라고 꼬집었다.

윤 평론가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데에는 부드럽고 진보적인 이미지의 문재인과 한편으로는 보수형 강성 이미지의 김종인이 있었다”고 분석하고, “이해찬 이미지 하나만으로 어떻게 이기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적인 호오를 떠나 선거의 얼굴로 중도나 보수에게 (이 대표가) 호감인가 의문”이라며 “(이 대표는) 이념확장성이 대단히 낮다. 중도에서 불안해할 이미지”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 총리에 대해서는 “온 국민에 호감형”이라며 “중도보수·노령층·젊은사람에게 다 (좋은 이미지가) 먹힌다”고 했다. 또 “민주당이 진보표 못 벌어서 허덕대는 것 아니다”며 “(이 대표가) 선공후사(先公後私)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승주 동북아정치경제연구소장은 “(이 대표의 반응은) 이 총리가 민주당의 얼굴로 떠오르는 데 대한 부담감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 소장은 이어 “당의 미래는 대통령 후보가 보여준다. 내년 총선에서의 대세를 결정하는 것은 다음 대선 후보에 달렸다“며 ”(민주당이) 얼굴마담을 내세워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무조건 총선을 이겨야 대선을 이긴다”며 “마지막 정치인생인 이 대표가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 이 대표의 이름이 길이 남을 것”이라며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총리의 출마 여부는 상대인 한국당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당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연일 공세를 펼쳤다. 10일 임이자 한국당 의원이 “총리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데, 21대 출마하겠냐”며 물었고, 11일에는 박명재 한국당 의원이 “11월 경 총리직에서 물러나 여당 선거사령탑이 돼 내년 4월 총선을 지배할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각각 “현재로서는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거나 “저는 아는 바가 없다. 여러 의견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가 끝나면 곧바로 인재영입위원회를 구성해 이달 말에서 8월 초 사이 본격적인 인재 영입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 등이 총선 인재영입 작업에 도움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김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서 인사를 담당했으니 기존의 인재 풀 자료로 당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 보좌관 출신인 김 전 비서관은 내년 총선에서 같은 당 김한정 의원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 을에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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