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큰손’ 김상열 호반회장, 아시아나 인수전 뛰어들까
‘M&A 큰손’ 김상열 호반회장, 아시아나 인수전 뛰어들까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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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골프장, 청과업체이어 서울신문 3대주주 올라서
자녀 승계구도 관련 시각도... 장남-호반건설, 차남-호반산업, 장녀-호반프라퍼티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이 됐다. 리조트와 골프장에 이어 청과업체까지 인수했다. 서울신문 지분도 사들여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여기에 아시아나 항공 인수설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좌초했지만 대우건설 인수도 시도했다. 이를 두고 업종을 가리지 않는 ‘문어발 인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일각에서는 호반그룹의 인수·합병과 관련해 김 회장 자녀들의 승계 구도와 관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반그룹의 행보를 살펴본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호반, 아시아나 인수설 재등장
호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호반 측은 ‘당분간 건설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항공과 M&A 관련 업계에서는 여전히 유력한 인수후보로 호반건설을 꼽고 있다. 호반이 우리나라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반그룹은 2017년 퍼시픽랜드, 2018년 리솜리조트, 올해에는 덕평CC와 서서울CC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고래 삼킨 새우’ 논란 끝에 인수를 포기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단숨에 전국구 회사로 이름을 알려 홍보효과를 누리는데 성공해 ‘남는 장사’란 평가를 받았다.

호반은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전국 일간지인 서울신문의 3대 주주가 됐다. 지난달 25일 호반 건설은 포스코가 가지고 있던 서울신문 지분 19.40%를 최근 인수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지분의 장부가액은 8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포스코 지분 인수 비용이 최대 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영향력이 상당한 포스코로부터 지분을 사들인 것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권과의 교감 없이 서울신문 지분을 선뜻 사들였을 리 없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호반의 아시아나 인수가 점쳐지는 가장 큰 이유는 김상열 회장의 고향이 전남 보성이기 때문이다. 대표적 호남기업 가운데 하나인 금호가 아시아나를 운영했던 만큼 호남에 기반을 둔 김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호남 재계를 중심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여권 일각에서도 이런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분 정리로 후계구도 가시화
김상열 회장의 문어발식 인수에 대해 재계에서는 그룹 승계구도와 관련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3남매에게 물려줄 재산을 늘리는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호반그룹의 대표회사인 호반건설 지분구조는 김상열 회장(10.51%), 부인 우현희 씨(10.84%), 장남 김대헌 부사장(54.73%)과 호반장학회(1.86%), 태성문화재단(1.16%), 자기주식11.03%를 합해 92.81%로 이루어져 있다. 김 부사장으로의 승계가 사실상 완료된 상태다.

호반산업 지분은 김 회장의 차남인 김민성 호반산업 상무가 41.99%, 자기주식이 41.99%다. 여기에 호반건설(11.36%), 호반베르디움(4.66%)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 2013년 호반베르디움과 베르디움개발, 에이치비건설을 흡수합병하며 탄생한 호반프라퍼티는 장녀인 김윤혜 이사가 30.97%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어 김민성 상무가 20.65%, 자기주식 48.33%로 이뤄져 있다. 이로써 장남 호반건설, 차남 호반산업, 장녀 호반프라퍼티의 후계구도가 정리됐다는 평가다.

일감몰아주기 논란도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호반건설이다. 김 회장의 장남 김대헌 부사장이 지난 2011년 6월 비오토에 입사한 뒤 불과 7년 만에 호반건설의 승계작업은 완료됐다.

이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일감몰아주기는 필수였다. 이미 호반건설이라는 계열사가 있었지만 ㈜호반에 일감을 대거 몰아주는 방식이었다. ㈜호반의 2008년 매출은 166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1조2194억원, 2017년에는 2조6158억원으로 1조3103억원의 호반건설에 비해 2배나 많았다. 김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10년새 매출이 157배나 늘어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비난을 피하고 내부거래 비율을 낮추기 위해 흡수합병과 사명교체 전략을 선택했다. 사명은 비오토(2003년) → 호반비오토(2013년) → 호반건설주택(2015년) → ㈜호반(2018년)으로 바뀌었다. 내부거래 비율이나 고배당 등의 논란이 집중적으로 불거진 시기에 공교롭게도 회사이름을 변경함으로써 ‘물타기’를 시도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호반건설은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IPO)를 위해 오는 8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내년으로 미룰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를 두고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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