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너를위한글자' 이봄소리, "지친 삶에 위로 주는 뮤지컬"
[인터뷰] '너를위한글자' 이봄소리, "지친 삶에 위로 주는 뮤지컬"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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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시간을 내서 찾아주신만큼, 그 이상의 공연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절대 너를 의심하지마" 지금도 듣게 되면 가장 울컥하게 만드는 대사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힐링극" 시종일관 밝고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이봄소리와의 인터뷰

최근 대학로의 '트렌드'는 로맨틱 코미디와 배드엔딩이 가득한 작품들이다. 이러한 배드엔딩이 가득한 작품들은 한가지 특징이 있는데, 참여한 배우들이 바닥을 기고, 구르고, 울부짖고, 누군가를 죽이고, 죽는다는 점이다. 이런 수많은 작품 중에서 관객들이 마음 놓고 '힐링'할 수 있는 작품들이 하나둘 공개되고 있다.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는 이런 대학로에서 트렌드를 빗겨가는 작품들 중 하나다. 공연 소개에서 부터 관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는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는 19세기 초, 이탈리아 발명가 페리그리노 투리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창작된 뮤지컬이다.

"내 사랑이 너에게 빛이 될 수 있다면..."

이탈리아의 작은 바닷가 마을 ‘마나롤라’, 그곳에는 이상한 발명품만 만드는 투리가 살고 있다. 시계 초침처럼 규칙적인 그의 생활에 갑자기 끼어든 작가 지망생 캐롤리나와 유명작가 도미니코. 시간이 지나면서 투리는 두 사람이 ‘소설’이라는 공통 사로 자주 만나는 것이 신경이 쓰인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캐롤리나를 통해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투리는 그녀가 계속 꿈을 꿀 수 있도록 그녀만을 위한 발명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극 중 투리의 세상에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만드는 캐롤리나 역을 맡은 배우 이봄소리를 만나 그녀가 그리고 있는 세상과 이번 작품을 맡은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Q. 반갑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 이후로 3개월 정도 기간이 있었는데, 어떤 일을 하면서 지냈나.

A. 사실 쉬었다기보다는 드라마 오디션도 보고, 광고도 찍고, 쇼케이스에도 참여했었어요. 작품과 작품 사이의 기간이 있었던 거지 따로 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Q. 소개를 부탁해도 될까.

A. 안녕하세요. 저는 이봄소리라는 배우입니다. 뮤지컬을 열심히 하고 있고, 광고나 드라마 쪽으로도 활동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는 배우입니다. 뮤지컬을 좋아하지만 뭔가 장르를 한정 짓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연극도 사랑하고, 지금 하고있는 모든 일을 사랑하고 있는 배우입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A. 사실 이번 작품은 제가 소속된 회사에서 만든 작품이에요. 창작 뮤지컬인데 대표님이 읽어보고 어떤지 얘기해달라고 대본을 주셔서 읽어봤죠. 그런데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하고 싶어서 이 작품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서 참여할 수 있었어요. 

Q. 맡은 배역 '캐롤리나'에 대해서 소개해보자면?

A. 제가 만나봤던 캐릭터 중에서 가장 긍정적이고 주변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주고 있는 친구거든요. 사랑을 전해주고, 어느 누구에게나 행복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친구예요. 그리고 또 꿈을 쫓아서 열심히 자기만의 어떤 목표를 확실히 가지고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친구죠. 너무 예쁘고 밝은 친구입니다. (웃음)

Q. 기본적으로 공개된 내용만 봤을 때는 밝은 느낌의 작품인 것 같았다. 어떤가

A. 사실 저희끼리도 연습하고, 장면들을 만들면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어떤 엄청난 사건이 있거나, 기승전결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스펙타클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이 걱정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요. 지루할 수 있겠다고들 했어요. 그래서 처음 연습할 때는 '재미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저희 배우들이 모두 연습을 하면서 이런 생각은 진짜 날려버렸던 것 같아요. 연습도 정말 행복하게 했고, 다른 극이랑 비교하는 게 아니라 정말 요즘 같은 시대에 한 템포 정도 마음을 내려놓고 힐링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래서 배우들 모두가 가지고 있던 어느 정도의 불안감은 다 날려 보낸 상태예요. 배우들이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들을 지켜보신다면 분명 힐링을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Q. '투리'에게 영감을 주는 친구라고 들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을까?

A. 이번 작품에서 조금 힘들었던 부분은, 캐릭터와 작품 간의 간격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배우들이 어떤 한 작품을 맡을 때 극이 추구하는 이미지와 배우들이 생각하는 인물을 생각해서 극에 들어가잖아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어떤 분위기나 사건에 집중하다 보면 작품의 분위기에 결이 조금 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서 저나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들이나 너무 딥하지 않고 또 너무 가볍지 않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중점을 잡는 부분이 조금 힘들었죠.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는 안 되고, 또 너무 어렵거나 쉬워서도 안 됐어요. 그래서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것 같아요. 서로서로 배역 간에 대화를 많이 했고, 연구했던 작품이에요. 그래서 그런가? 처음 시작했을 때랑 지금이랑 정말 많은 부분에서 변했고 더 좋아졌죠.

Q. 투리는 어떤 사람인가

A. 제가 봤던 투리라는 인물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다른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할 수 있고,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모르잖아요. 투리는 어떤 문을 닫아두고 있을 뿐 그 안에선 누구보다 빛나고 있는 사람이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그의 내면을 바라볼 수 없었는데 캐롤만이 투리의 내면을 꿰뚫어본 거에요. 그래서 더 다가가려고 노력해요. 투리가 거대한 문을 닫아두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 문을 열어주고 싶어 하죠. 캐롤이 바라보는 투리는 사람과 사람이 주는 관계, 그런 부분들에서 조금은 서툰 사람이에요. 그래서 표현을 잘 못 하고 자기가 만든 경계선에만 서 있기를 원하고, 자기를 경계하는 만큼 그 또한 주변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죠. 그런 모습을 봤을 때 제가 그린 캐롤은 그의 손을 잡아주고 싶고, 이끌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가 닫아둔 마음의 문을 열어주기 위해서요.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고 생각했어요.

Q. 도미니코는 어떤 인물일까?

A. 도미닉은 정말 상반되는 인물이죠. 그리고 캐롤의 인생에서 정말 친한 친구에요. 의지가 되는 친구요. 그렇잖아요. 진짜 친구들은 일 년에 한두 번 봐도, 아니면 3~4년이 지나고 만나도 친구인 것처럼요. 캐롤에게 도미닉은 그런 친구이자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 인물이에요. 그리고 서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공감할 수 있었고요. 진짜 없어서는 안 되는 소꿉친구라고 생각해요.

Q. 두 배역이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A. 맞아요. 완전 다른 인물들이죠. 

Q. 작품을 맡았을 때 캐릭터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에서 대화를 많이 했던 편인가

A. 제가 사실 창작 뮤지컬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정말 많이 대화했던 것 같아요. 창작 뮤지컬은 정말 말하지 않고서는 끝낼 수 없는 작품이거든요. 모든 배우는 물론이고, 스태프진들과도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눠야 했죠. 그런데 힘들었던 만큼 기억에는 많이 남는 것 같아요. 할 때는 정말 매일매일 '너무 힘들다, 힘들어' 했었는데 막상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같은 작품을 할 때 이런 부분들이 없으니까 오히려 더 힘들더라고요. 이런 작품들 같은 경우에 포맷이 딱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배우들이 움직여야 하는 선이나 구도까지 완벽하게 정해져 있거든요. 정해진 틀이 명확하기 때문에 힘들었어요. 그리고 항상 고민됐던 부분들이 '내가 다른 배우들에 뒤처져서 비교되면 어떡하지!', '그 전에 했던 선배님들과 비교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들이 계속 저를 옥죄더라고요. 그래서 연출님이나 감독님들에게 허락을 받고 저의 것을 찾기 전까지는 어려웠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작품처럼 창작 뮤지컬에 들어갈 때는 정말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완성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창작 뮤지컬만의 매력은?

A. 대부분의 사람이 창작의 고통이라는 이야기를 아시잖아요. 정말로, 진짜 창작은 힘들고 고통스러워요.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배우, 선배님 그리고 제가 창작 작품을 하는 건 우리가 새로운 어떤 걸 창조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같아요. 그 과정이 너무나 소중하고 한 작품에 들어가고 끝날 때까지 정말 많은 감정을 느끼죠. 사실 연습할 때는 정말 의견이 안 맞아서 다투기도 하고, 서로의 의견을 절충하고, 더하면서 하나의 완벽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잖아요. 그런 과정들이 중요하고 값진 부분들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관객분들이 찾아주지 않으셔서 안 좋은 결과를 낼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공연에도 찾아주셨던 관객분들이 있으시고, 그분들이 피드백을 내주시면서 더욱 좋은 공연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작품도 소중해지고 배우들, 그리고 만났던 제작진과 관객분들 모두 소중해지고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여러 작품을 하면서 많은 분을 만날 수 있었고, 그분들 덕분에 더 좋은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Q. 창작극 같은 경우, 초연 배우들은 자신들이 맡았던 배역에 첫 얼굴이 되기 때문에 창작극에 더욱 빠져들 수 있다고 들었다.

A. 그것도 사실인 게, 배우라면 욕심날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 올라갔고 그 작품이 호평을 받고 끝나면, 그 작품에 참여했던 배우들이 모두 그 작품 속 캐릭터로 그려지잖아요. 그래서 사실 저는 재연으로 올라가는 창작 작품을 많이해서 그런지 재연 작품에 올라갈때 부담스러웠던 부분들이 많았어요. 같은 작품을 했던 선배들이 맡았던 배역을 제가 맡게 됐을 때, 선배들은 잘했는데 너는 왜 그러냐는 소리가 나올까 걱정하기도 했었어요. 그런 걱정은 지금은 하지 않지만 확실히 첫 창작 뮤지컬에 올라가는데 큰 이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Q. 캐스팅을 보니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배우들이 함께하고 있는 것 같다

A. 정말 배우들이 그려내고 있는 배역의 느낌이 다 달라요. 한가지 거대한 틀 안에서 모든 배우가 각자의 매력을 가득 담아냈다고 볼 수 있어요. 각자 통통 튀는 매력을 뽐내죠. 공연을 보시면 아실 거라고 믿어요. (웃음)

Q. 연습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나 대사가 있다면?

A. 사실 좋은 대사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고를 수가 없네요. (웃음) 그래도 꼽아보자면 장면 같은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투리가 캐롤에게 마음을 표현할 때가 있거든요. 그 부분이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고, 가장 '심쿵' 했던 부분이었어요. 이게 어떤 느낌인지 비유를 해보자면, 유기견 보호소에서 유기견을 입양해 왔는데 이 친구가 새로운 장소에 와서 적응도 잘하지 못하고 밥도 못 먹고 할퀴고 있는 상황이에요. 마음을 닫아둔 유기견 친구가 제가 꾸준히 사랑해주고 다가가려고 노력하니까 어느 순간 나를 믿어주고,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 그런 느낌이에요. 이런 느낌 아시겠죠? 투리가 처음으로 캐롤에게 자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여주는 장면이 이런 느낌이죠. 그래서 이 장면을 너무 좋아하고 지금도 연습하면서 가장 설레는 장면인 것 같아요. 그리고 대사들도 사실 빼놓을 수 없는 대사들이 너무 많아요. 특히 도미닉이 우리에게 해주는 말들이 정말 구구절절 다 너무 좋아요. "항상 한 걸음 뒤에서 지켜줄게" "절대 너를 의심하지 마" "너 자신을 의심하지 마" "절대 너의 꿈을 포기하지 마" 라고 말해주는 게 도미닉이거든요. 그래서 이 장면들에선 울면 안 되는데, 도미닉이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저도 모르게 울컥울컥 할 때가 있어요. 정말로 두 인물이 캐롤에게 많은 힘을 주고 저에게도 그 힘을 나눠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Q.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개막을 앞둔 소감이 어떤가

A. 너무 떨리죠. 그리고 또 무서워요. 사실 언제나 개막하기 전에는, 특히 창작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언제나 떨리고 무서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같이 준비한 스태프와 배우들이 준비한 만큼 관객분들도 좋은 기운을 얻어가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우리가 의도한 이야기를 관객들이 의도한 바대로 느껴주시고 즐거워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무언가를 놓친 부분들이 있어서 관객분들이 우리의 이야기에 공감해주지 않으면 아쉬움과 슬픔이 남거든요. 그래서 항상 작품을 들어갈 때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이런 마음과는 다르게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마음도 있어요. 기대감과 떨림을 느끼고 있습니다.

Q. 공연을 보러올 관객들에게 우리 공연을 소개하자면?

A. 지금 작품에 들어간 배우들 모두 비슷하게 이야기할 거로 생각해요. 오랜만에 잔잔한 물결 속에서 편안한 느낌으로 힐링 받을 수 있는 공연입니다. 모든 캐릭터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공연을 보면서 정말 어떤 몽글몽글한 귀여운 느낌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기대감을 가지시고 우리가 준비한 공연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랑 같이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 모두 관객분들이 기대감을 가지신 만큼, 기대해주신 만큼 그 이상을 보여드릴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거니까요. 많이 보러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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