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리스' 이상아·김영한, "그리스? 에너지·열정 느낄 수 있어"
[인터뷰] '그리스' 이상아·김영한, "그리스? 에너지·열정 느낄 수 있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6.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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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그리스'
처음으로 배역을 맡았다는 배우 이상아, '스타탄생 배역' 로저 역으로 그리스에 합류한 배우 김영한과의 인터뷰.

1978년, 당시 최고의 아이돌스타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이 출연한 영화가 개봉했다. 영화 <그리스>는 동명의 뮤지컬을 바탕으로 제작된 무비컬이었다. 이들이 연기한 '대니'와 '샌디'는 곧 전 세계 청소년들의 워너비로 꼽혔다. <그리스>는 1950년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학교 서클 '티버드'의 리더지만 마음만큼은 순수함 그 자체인 대니 주코와 캘리포니아로 이사 온 샌디와의 만남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10대 청소년들의 반항과 낭만, 폭력, 사랑 등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국내에선 1994년 처음으로 공연됐다. 이후로 매년 관객들을 찾았던 뮤지컬 <그리스>는 지난 2003년 오디 뮤지컬컴퍼니가 원제작사와 정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정식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이후 매년 새로운 캐스팅으로 꾸준히 관객들을 찾았던 뮤지컬 중의 하나가 됐다. 2014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그리스>는 과거의 감성과 현대의 기교를 섞어, 새로운 뮤지컬로서의 도약을 시도했다. 더욱 화려해지고 더욱 재밌어진 뮤지컬 <그리스>에서 로저 역을 맡은 배우 김영한과 마티 역을 맡은 배우 이상아를 만나 이들이 만든 그리스에 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좌측부터) 뮤지컬 그리스에서 마티 역을 맡은 배우 이상아, 로저 역을 맡은 배우 김영한

Q. 반갑다. 우선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김영한(이하 '김') : 반갑습니다. 저는 용띠 배우 김영한이라고 합니다. 저로 말 할 것 같으면, 지금은 그냥 열심히 성실하게 작품에 임하고 싶어 하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끼가 뛰어나진 않지만 열심히 하는 배우입니다. (웃음)

이상아(이하 '이') : 안녕하세요. 뮤지컬 그리스에서 마티 역할을 맡은 배우 이상아입니다. 저는 뮤지컬을 전공으로 했고, 앙상블을 맡아오다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배역을 맡아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반갑습니다.

Q. 이번 작품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김 : 오디션을 보고 참여했습니다.

이 : 그렇죠. 네. 오디션을 봤습니다.

Q. 오디션을 볼 때 준비를 많이 해가는 편인가

김 : 사실 연극하고 뮤지컬을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는 뮤지컬로 입봉을 해서 그런지, 뮤지컬로 이야기를 해볼게요. 일단 기본적으로 오디션마다 지정된 곡들이 있어요. 전 지정된 곡들을 열심히 준비해 가는 편이에요. 뮤지컬에서 노래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일단 노래가 기본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노래를 중점으로 준비해 가는 것 같습니다.

Q. 이번 오디션은 지정곡이었나

이 : 전부 다 지정곡, 지정안무였어요. 이걸 위주로 준비했던 것 같아요.

김 : 사실 저는 처음부터 로저 역할을 준비한 게 아니라 대니 노래를 준비했었거든요. 그래서 오디션을 볼 때는 대니가 될 줄 알았어요. (웃음)

이 : 저는 샌디요.

김 : 농담이었습니다.

이 : 샌디 역할을 맡을 줄 알고 옷도 청량한 느낌으로 입고 갔었는데요… 사실 저도 지금 제가 맡은 마티가 더 좋습니다.(웃음)

Q. 각자가 생각하는 그리스란?

김 : 저는 뮤지컬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작품에 올라갔던 게 <그리스>였어요. 처음으로 뮤지컬 넘버를 배운 것도 그리스의 넘버였죠. 그래서 저에게 이번 작품은 향수에 젖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에요. 제가 이걸 다시 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죠. 그래서 제가 배역을 맡고 무대 위에 오를 수 있다는 게 놀랍고 정말 감사한 것 같아요.

이 : 저는 그냥 딱 보면 젊음인 것 같아요. 이번 <그리스>는 올 뉴 그리스라고도 말하는데, 정말 배우들이 어려요. 저희가 첫 쇼케이스를 하고 회식을 하러 가는데, 작품에 참여하는 친구가 있는데 저보고 "언니, 저 내일 졸업식 가요"라고 말하는 거예요. (웃음) 고등학교 졸업식을 갈 정도로 어린 친구가 있는 작품이죠. 영한 오빠 말대로 '추억'을 전하는 메시지가 있으면서도, 어린 친구들한테는 '젊음'이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공연인 것 같아요.

Q. 맡은 배역을 소개하자면

김 : 제가 먼저 말할까요? 제가 맡은 배역은 로저구요. 로저란 친구는 티버드라는 남자 서클 안에서 되게 순수하고 남들 웃기는 걸 좋아하는 친구예요. 그리고 항상 관심을 받고 싶어 해서 어떻게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친구죠. 처음 대본을 받고 영한이라는 사람의 색깔을 입히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실제 제 성격이랑 잘 맞아서 놀랐어요. 그래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 엉덩이도 막 까는 친구고, 엄청 순수한 아이입니다. 엉덩이를 보여서 뭔가 다르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되게 순수한 친구예요.

이 : 그런데 티버드랑 핑크레이디 자체가 예전에 그리스보다 엄청나게 순수해졌어요. 기자님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엄청 순수해졌죠. 저도 되게 순수한 배역이거든요. (웃음)

김 : 순수하다고요?

이 : 네, 엄청 순수하죠. 왜냐하면 프레디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남자는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아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는 걸 느껴서 좋아하는 거거든요. 정말 순수하게 사랑을 느껴서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마티가 순수하다고 생각해요.

김 : 그렇게 보니 또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예전 그리스에선 마티가 다이아 반지가 없어져서 화내고 짜증을 내는 캐릭터였는데 지금은 달라졌죠.

이 : 맞아요. 지금은 진정한 사랑, 나만을 위해주고 사랑해 줄 수 있는 그런 성숙한 사람을 원하는 캐릭터에요. 목표의식이 뚜렷한 여성이죠.

 

Q. 이전과 어떤 부분들에서 많이 바뀐 것 같나

김 : 사실 저는 공연은 올라갔었는데, 실제로 공연은 보질 못해서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네요.

이 : 저는 봤었는데, 너무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잘 안 나요.

김 : 제가 기억하는 그리스는 학교에서 처음 올렸던 작품이거든요. 그때 <그리스>에서 노래는 '그리스드 라이트닝!'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있으면, 이게 아니라 막 "날쌘돌이!"라고 번역이 돼 있던 작품이었어요.

Q. 라이선스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김 : 아, 그래서 '날쌘돌이' 였었나 보네요. 그래서 그때랑 생각해보면 많이 달라지긴 했죠. 이야기도 현대적으로 맞춘 것 같이 느껴졌어요.

이 : 배역 중에서 샌디라는 캐릭터가 제일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이전에는 정말 순종적인 여성을 투영했다면 지금의 샌디는 좀 더 당차고, 자기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친구가 됐거든요. 이것 외에도 안무와 의상, 음악 편곡도 다 수정되고 새롭게 바뀌었어요.

Q. 걱정은 없었나

이 : 저희도 사실은 작품 하기 전에 대사에서 많이 걱정했었거든요. 예를 들자면 "안녕하삼" 같이, 철없는 청소년들의 대화니까 이런 게 나올 수 있지 않을까란 걱정을 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첫 리딩을 하면서 걱정을 떨쳐낼 수 있었어요. 지금 우리가 하는 대화에 넣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대사들이었거든요.

김 : 사실 저도 오글거리는 대사들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정말 크게 바뀌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변했어요.

이 : 그리고 연출님이나 작가님이 연습할 때 저희의 의견을 잘 들어주셔서 장면 장면이나, 대사에서 조금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습을 하면서 정말 많이 웃을 수 있었고, 뭔가 어색하거나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수정하고 새로운 매력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처음 쇼케이스 이후로 약 두 달간의 시간이 있었는데, 연습하는 과정에서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들이 있을까

이 : 연출님이 처음 저한테 예를 들어주셨던 캐릭터가 영화 <도둑들>에 출연했던 김혜수 배우님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이런 게 조금 어려워서 영화를 찾아보고 정말 많이 연습했었어요. 그동안 앙상블을 하다가 처음으로 캐릭터를 맡아서 대사가 엄청나게 많아서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노래에서도 중간에 애드리브를 넣어야 하는데, 처음이다 보니까 확신이 없었죠. 그런데 정말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힘을 얻어서 연습했고, 지금 공연까지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래도 조금은 편해진 것 같아요. (웃음)

김 : 그래.

이 : 오빠는 엉덩이 어디서 안 까나?

Q. (영한 배우는) 어떤 것 같나?

김 : 어떤 걸 깠냐고요? 기자님, 제가 잘 못 들은 거겠죠?(웃음)

Q. 영한 배우님이 이번 작품에 참여하면서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김 : 저는 이번 작품이 창작 뮤지컬처럼 느껴졌었거든요. 이미 있는 캐릭터지만 연습에서부터 저희끼리 다시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리스> 안에서 정말 군중씬이 많거든요. 다섯 명의 배우들이 전부 나오고, 어떤 장면에선 세 명 그리고 네 명씩 나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무엇보다 대사가 겹치지 않게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누가 대사를 하고 노래를 부르더라도, 남은 배우들은 리액션을 하고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채워가는 데 있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집중했던 것 같아요. 대사가 겹치면 안 돼서 이런 부분들도 정말 체크를 많이 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생각도 많고 애착이 가는 작품인 것 같아요.

 

Q. 생각해보면 확실히 여러 명이 무대 위를 가득 채우고 있는 장면들이 많은 것 같다. 대부분이 주인공 대니와 샌디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는데, 그 뒤에서 배우들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고 보면 될까

이 : 저는 개인적으로 버거팰리스 장면에서 소니와의 이야기가 그려져요. 소니는 저를 만나고 싶어서 쫓아오고 저는 싫다고 막아내죠. 대사가 딱 두 마디에요. 소니가 "마티 우리도 갈래?"라고 말하면, 제가 "노! 우리 엄마가 고삐리는 키우지 말라 그랬어"라고 말하는 장면이에요. 그런데 그전까지 소니는 저를 쫓아다니고 저는 여러 방법으로 거절하고 있죠. 그래서 우리 작품에서 이 장면을 제일 좋아해요. 여러 번 보신 관객분들이라면 캐릭터마다 저마다 다른 이야기와 움직임을 하고 있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게 또 다른 재미인 것 같아요.

김 : 저는 사실 어떤 작품에서건 제가 대본에 있는 제가 맡은 배역과 만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처음에는 제가 이 대본을 받았을 때 로저가 어쩌면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했었어요. 사실 바보 같지도 않았거든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랑 비슷한 면이 보이더라고요. 제가 약간 허당끼가 있는데, 어렸을 때도 그렇지만 뭔가 경험해보고 도전해보고 싶은데 못하는 게 있어요. 약간 바보스러움이 있는데, 저도 알고 있는데 이게 고쳐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연습을 하면서 뭔가 제 캐릭터랑 배역이랑 겹쳐지는 부분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그래서 자기만의 선이 있고, 바보스럽고 순수한 로저가 됐죠. 엉덩이를 까도 뭔가 더럽지 않고, 그냥 귀여워 보이는 로저이고 싶어요. 그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추구하는 이상향은 이런 쪽입니다. 답이 제대로 됐을까요?

Q. 두 사람이 처음 본 마티의 느낌은 어땠나

이 : 처음 마티를 대본에서 봤을 때, 저는 정말 감이 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 안에 있는 밝음과 까짐과 그동안 공연에서 쌓아온 매력이 보일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김 : 섹시는요?

이 : 섹시함을 많이 뽐낼 수 있는 친구죠. 마티가 되게 섹시하거든요.

김 : 기자님 죄송합니다. 불편하게 해서

이 : (웃음) 섹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이전의 <그리스>보다 여성 캐릭터들에 좀 더 집중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김 : 저도 느꼈어요. 올해 올라간 우리가 만든 <그리스>에선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가 주가 돼서 흘러간다고 생각됐거든요. 남자들은 가미만 해주는 거로 생각했어요.

이 : 다섯 명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구분돼서 그런 것 같아요. 모두가 좋아하는 것도 다 다르고, 비주얼 자체도 뛰어나거든요. (웃음)

김 : <그리스>의 중심은 제가 생각했을 때 여자가 잡고 있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재미는 남자가 주고 있으므로 균형이 딱 맞은 것 같아요.

Q. 공연에 올라가고 나서, 실수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 : 당연히 있습니다.

이 : 있죠. 무조건 있어요.

김 : 일단 가장 큰 걸 이야기해보자면, 저희 배우 중에서 박준형이란 배우가 있거든요. 몸을 가장 잘 쓰는 배우인데 공연하다가 다쳐서 공연에 참여를 못 했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가 맡은 자리에 이두령 이라는 배우가 대신했어요. 그런데 첫 공연에서 극 중 '그리스 라이트닝'이라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배우들이 텀블링하고 구르는 씬이 있거든요. 다들 바닥에 누워있다가 배우가 굴러들어오면 점프해서 넘어갈 수 있게 하는 씬이에요. 그런데 이두령이란 친구가 구르다가 멈춰가지고 점프했던 배우들이 그 위에 쌓이고 쌓여서 햄버거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공연을 이어가야 하니까 제가 바로 일어서서 굴려서 넘어갔던 에피소드입니다. 관객분들에게 죄송하네요. 그래도 저녁 공연에는 잘 굴러갔습니다. (웃음)

Q. 왜 멈췄을까

김 : 그 친구는 발이 걸렸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태오 배우가 하는 이야기로는 점프를 뛰었는데, 두령이가 이미 사선으로 누워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태오가 쌓이고 그 뒤로 다른 배우들이 쌓이게 됐죠.

이 : 저는 대사 중에 "우리 엄마가 그랬어, 썸은 신나게 러브는 신중하게"라고 있거든요. 그런데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그런 날 있잖아요. 아무런 이유 없이 불안한 날. 그날이 딱 그런 날이었어요. 뭔가 불안해서 그날따라 대본을 보고 공연에 들어갔죠. 그런데 딱 올라가자마자 "연애는"이 먼저 나가버린 거예요. 놀랐는데 대사는 이어가야 하니까 "연애는! 신나게, 사랑은 신중하게~"이렇게 이어나가긴 했는데 살짝 영혼이 빠져나갔죠. 음악감독님이 "그래도 러브라고 안 해서 다행이다"라고 말해주시더라고요.

Q. 그런 날이 있다. 그런 날 준비를 많이 해도 꼭 틀린다고 하더라

이 : 맞아요. 그날따라 정말 뭔가 느낌이 다를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김 : 헷갈릴 때가 있죠.

Q. 뮤지컬 <그리스>에서 절대 빠져선 안 되는 장면이 있다면?

김 : 가장 중요한 장면은 아무래도 'Summer Night'인 것 같아요.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매력을 보여주는 씬이면서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인사하는 장면이거든요. 사건의 시발점이 되는 장면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 아, 이 장면에서 연습할 때 정말 많이 틀렸어요. 모든 배우가. 여자 배우들이 몇 번 틀리면 반대쪽 배우들도 틀리고. 그런데 이 장면을 틀린 것 없이 한 번에 끝내면, 그날 런이나 연습은 정말 빠르게 끝난 거거든요. 그래서 정말 중요한 장면이에요.

김 : 공연을 보시면, 이 장면에서 대사가 티키타카거든요. 남자 쪽에서 '툭' 내뱉으면 여자 쪽에서 '탁'쳐요. 그래서 작품의 시작을 알리고, 재미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 맞아요. 저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Q.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넘버는?

김 : 저는 개인적으로 'Mooning'이요.

이 : 저는 'Freddy, My Love'죠. 욕망녀와 욕망남입니다. (웃음)

김 : 그리스를 대표하는 넘버들이죠. (웃음)

극 중 대니 역의 배우 서경수가 넘버 'Sandy'를 시연 중인 모습
 극 중 대니 역의 배우 서경수가 넘버 'Sandy'를 시연 중인 모습

이 : 이 곡들 말고는 'Sandy'도 좋아해요. 이 장면을 하는 경수 오빠의 모습을 보면 더 잘생겨 보이더라고요. 대니들을 가장 잘생겨 보이게 만드는 넘버인 것 같아요.

김 : 저도 어떻게 보면 진지한 넘버들 중 하나인 'Sandy'를 좋아해요. 이걸 제외하고는 그리스의 시작을 알리는 'Grease Is The Word'라는 넘버를 좋아해요. 가사를 들어보면 우리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리스라는 작품을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넘버거든요. "마음대로, 마음 가는 대로,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행동하라"라는 내용의 가사들이 있는데 사실 그전까지는 유명한 노래가 아니라 잘 몰랐었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사를 보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들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극 중 대니 역의 배우 서경수가 넘버 'Grease Is The Word'를 시연 중인 모습
극 중 대니 역의 배우 서경수가 넘버 'Grease Is The Word'를 시연 중인 모습

 

Q. 만약 남녀 배역에 상관없이 무조건 하나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어떤 배역을 맡아보고 싶나

김 : 생각해 놓은 게 있습니까?

이 : 다 해보고 싶은데요?

김 : 지금 생각을 해보면 저는 샌디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장난기가 많아서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진지하게 장난도 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만약 맡게 된다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욕심도 많아서 대니도 해보고 싶고, 번갈아 가면서 다른 역할도 다 해보고 싶네요. 상아 씨는 어떤가요?

이 : 저는 사실 프렌치가 끌렸어요. 그래서 처음 제가 마티를 맡게 됐을 때 '프렌치가 아니라 마티라고요? 생각했죠. 선생님들도 그러시더라고요. '프렌치가 아니라고?'라고요. 그래서 프렌치를 해보고 싶어요. 음악도 좋은데, 마티랑 소니의 이야기랑은 또 다른 이야기가 그려지거든요. 순수한 느낌이에요.

김 : 두디랑 프렌치 커플 말하는 거죠?

이 : 네, 두디랑 프렌치요. 처음부터 서로 좋아서 커플이 된 팀이 이 친구들 말고는 없거든요. 그래서 부러워요.

김 : 아, 소니가 엄청 귀찮은가 봐요

이 : 아니, 아니에요. 사실 보면 케니키랑 리조는 싸우더라도 서로의 마음은 조금씩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거의 안 좋아하다가 마지막쯤에 '그럼 한번 만나볼까'하는 느낌으로 말하고 끝난 거거든요.

김 : 그러네요. 마티랑 소니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없네요.

이 : 맞아요. 성사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김 : 마지막에서도 '나 여기 있잖아' 말하는데, 바로 불 꺼지고

이 : 그래서 어느 날엔 우종 오빠가 '어? 어, 진짜? 고마워' 이렇게 해서 안았거든요. 그런데 바로 암전 돼서 "아니 왜 우리만!" 이러면서 끝낸 적도 있어요. (웃음)

김 : 그렇구나, 고충이 있었네요.

이 : 그래서 대사할 땐 ‘우리 사랑하게 불 좀 켜주세요.’ 이러고 있어요. 저도 사랑하고 싶어서 (웃음)

 

 

Q. 그럼 엔딩 이후, 이야기가 계속된다면 다들 어떻게 살았을까요? 사랑은 이루었을까요?

이 : 소니는 사랑을 이루지 않았을까요?

김 : 그리고, 마티는 프레디에게 다시 갔겠죠.

이 : 아니에요. 이미 프레디하고는 댄스파티 끝나고 헤어졌어요. 프레디는 이미 끝났고, 소니하고 귀엽게 만나지 않았을까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만요.

김 : 뭐, 만나다 헤어지고 또 사랑하고 대학교 가고 했겠죠.

이 : 대학교 가면 안 만날 것 같아요. 대학교 가면 또 다른 선배를 만났을 것 같거든요. (웃음)

Q. 만약 라이델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면 누구랑 가장 친해지고 싶은가요?

이 : 아무래도 '인싸'의 1등인 마티겠죠.

김 : 영한으로서 가는 거겠죠? 그렇다면 저는 아마도 로저랑 친해졌을 것 같네요. 사실 전 유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유진도 우리하고 친해지고 싶어 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표현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멀어져야 하는 친구가 있다면, 제 실제 성격하고 안 맞는 친구는 아마도 대니가 아닐까 싶어요. 실제 저랑은 잘 안 맞을 것 같거든요. (웃음) 아마도 제가 대니처럼 재미없는 친구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이 : 저는 거리를 둔다면, 패티요. 일단 제가 자기 말만 하는 사람들을 안 좋아하거든요. 마티도 약간 자기 말만 하는 친구처럼 보이는데, 패티는 진짜 자기 말만 하고 도망하고 해서 무서울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제가 진짜 학교에 간다면 모두랑 다 친해졌을 것 같아요. 실제로 패티 역을 맡은 배우들이랑 엄청 친해졌어요. 그리고 영한 오빠가 재미없다고 말했는데, 사실 저희끼리 모여서 이야길 하면 항상 오빠가 1등이에요. 실제로 정말 귀엽거든요.

김 : 사실 제가 대니를 해야 했는데 말이죠.

Q. 아직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공연을 소개해보자면?

김 : 문화생활을 하다 보면 저 자신도 머리가 아플 때 가 있거든요. 우리 <그리스>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놀고 가는 뮤지컬이거든요. 학교 가는 것처럼 아무 걱정 없이 공연을 보러 오셔서 즐기고, 웃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이 : 저도 영한 배우님이랑 똑같습니다. 복사 붙여넣기 해주세요. 장난이고요. 진짜 '젊음'이 가지는 에너지와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거든요. 공연을 보러 오시면 정말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을 보면 배우들이 정말 재밌게 공연에 임하고 힘들게 연기하고 노래하고 춤추면 더 재밌어해 주시고 즐겨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공연을 오셔서 보면 정말 재밌어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김 : 친한 배우분들이랑 친구들이 공연을 보고 해준 말이 있어요. "네가 올라간 공연을 보고 나니까 어쩌면 이런 게 문화생활 일 수도 있겠더라"라고 말해주더라고요. 평소에 정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던 친군데 이렇게 생각했다고 말해주는데 놀랐습니다.

Q. 이번 작품을 제외하고 각자 욕심나는 작품이나 배역이 있다면?

김 : 저는 빨래라는 작품을 꼭 해보고 싶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들 중 하나고 넘버도 정말 좋아합니다. 거기서 나오는 배역을 따내는 게 저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입니다.

이 : 저는 한국에 있는 작품을 다 해보고 싶어요. 사실 이 질문에는 정말 많은 작품이 생각났었는데, 제가 처음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을 때 대구에 있는 극장을 다 가보는 게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맘마미아>라는 작품에 들어가면서 전국에 있는 공연장 20곳 이상을 다 돌아다닐 수 있었어요. 그래서 뭔가 또 다른 꿈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창작 뮤지컬에 눈길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창작 뮤지컬들을 다 해보고 싶다는게 저의 목표고 꿈인 것 같아요. 딱한 작품만 고르라고요? 그럼 이건 한국 작품이 아니 긴한데, 최정원 선배님이 연기하신 벨마 켈리라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정말 매력적이고 춤이나 노래도 멋있었거든요.

Q. 롤모델이 있을까?

이 : 저는 방금 말했던 정원 선배님이요. <맘마미아>랑 <오캐롤>을 하면서 1년 좀 넘게 같이 공연을 할 수 있었거든요. 정말 많은 선배님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정원 선배님이 정말 저의 롤모델로 삼고 싶더라고요. 정말 든든함을 많이 느꼈었어요. 선배님을 옆에서 지켜보면 정말 놀라워요. 기복이 없는 건 당연하고, 더 잘하면 잘했지 덜하거나 못한 적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선배님처럼 열심히 오래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멋있게 말이죠.

김 : 저는 친한 형이 있거든요. 그 사람이 제가 연기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었을 때마다 도와줘서,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김선호라고 연기하는 배우인데, 저의 롤모델은 그 형이에요. 제가 정말 함들고 어려울 때마다, 그리고 공연에 들어갈 때마다 어려운 게 있으면 물어보는데, 물어볼 때마다 망치로 맞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저의 롤모델은 선호 형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Q.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됐으면 하나

김 : 저는 진실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말 한마디라도 거짓이 없는 배우요. 그리고 동료들에게 있어선 다음 작품에서도 이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고 느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런 배우가 되고 싶고, 이걸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 :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관객들한테 기대되는 배우이고,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기대 때문에 제가 힘들어질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이 기대에 힘입어 더 노력하고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성장해서 제가 내뱉은 말을 지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지금의 인터뷰를 몇 년 뒤, 정확히는 30대~40대가 된 후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할까.

이 : 귀엽다 애썼다. 고생해라

김 : 변하지 않았구나.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많이 변했네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정말 가슴 아플 것 같거든요.

Q. 그럼 미래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 : 그때도 지금처럼 소소하게 행복을 찾아갔으면 좋겠다. 행복하겠지. 행복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네요. 너무 큰 걸 바라보고 가지 말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하느님에게 감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네요.

이 : 모든 게 다 저의 선택이잖아요. "모든 게 다 네 선택이니까, 후회하지 말고 그냥 오늘을 살아라"라고 지금의 오늘을 살아가는 이상아가 말해주고 싶네요.

김 : 그리스네.

이 : 맞아요. 인생은 그리스거든요. 그러니까 "너도 오늘을 살아라. 재미있게"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Q. 두 분 모두 그리스처럼 인생을 살 수 있길 바란다

이 : 뜨겁게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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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dangye 2019-06-07 16:00:28
멋진 배우님들 언제까지나 응원합니다 #몽당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