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킬 미 나우', 장애와 성(性)을 직시하다
연극 '킬 미 나우', 장애와 성(性)을 직시하다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를 가진 아들을 위해 모든걸 바친 한 남자와 아빠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아들, 그 속에 숨겨진 진실에 대한 이야기, 문제적 연극 <킬 미 나우>가 2016년 초연, 2017년 재연에 이어서 2년만에 돌아왔다.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는 연극 <킬 미 나우>의 프레스콜이 개최돼 전출연진을 비롯해 오경택 연출가가 함께 자리했다. 

연극 <킬 미 나우>는 장애를 가진 이들과 그를 돌보는 사람, 가족으로 불리는 그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담긴 작품으로, 우리가 무심코 혹은 의도하지 않게 무시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체장애 소년 조이는 아빠 제이크의 보살핌으로 장애를 가졌지만 또래의 아이들과 다를바 없이 성장했다. 그러던 어느날 조이가 성에 눈을 뜨고, 제이크는 그런 아들의 모습에 기쁨과 혼란스러움을 같이 느끼게된다. 그러던 어느날 제이크에게 큰 사건이 발생하고 그들의 세상은 숨쉴틈 없이 빠르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초연, 재연에 이어 삼연까지 참여한 배우 이석준은 "장애와 장애인들의 성, 불륜 등 사회적으로 부딪힐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 모든것은 걱정일 뿐이었다. 관객들은 마음을 열 준비가 다 돼있었다"라며 "시대가 지나갈수록 사람들 또한 받아드리는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을 수용하고, 사회의 변화에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도록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천성 장애로 아빠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이제는 독립을 꿈꾸는 아들 조이 역에는 초·재연 당시 섬세한 신체연기와 감정표현으로 주목 받은 윤나무가 다시 합류했다.

윤나무는 "우리 연극 <킬 미 나우>는 아직까지 유효한 이야기고, 앞으로도 해 나가야 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라며 "지난 3년간 윤나무라는 배우가 어떻게 변했을지 보러오실 재미가 있을 것. 연기에 투영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했다. 

배우 장현성은 제이크 역을 맡아 이번 연극에 합류했다. 그는 "장애와 안락사가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 모든 배역들을 자세하게 살펴본다면 다들 사회에서 소외돼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 모두가 그런 영역에 노출될 수 있다. 모두가 애써 모른 척 살아가지만 어느순간 들어와 있을 수도 있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공론화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상업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작품이 많이 노출되기 쉽지만, 그래도 볼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면 연극에 더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며 "물론 성의 없이 작품이 만들어졌다거나 자랑할 거리가 없다면 할 말이 없겠다. 그러나 3연째 올라가는 공연이라면, 연극 판 안에서는 꽤 좋은 소문이 난 공연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연극 <킬 미 나우>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오경택 연출은 "사회에서 점점 장애, 여성, 성 정체성에 대한 소수의 이야기들을 들어주고 있는 것 같다.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갈등의 모습들과 의견의 엇갈림이 우리 작품과 연관돼 이야기를 더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시대의 흐름에 소재적, 주제적 측면을 초연과 재연보다 더 생각했다. 관객들 역시 생산적인 논의라고 해야 하나, 이슈들에 대한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을 보고 굉장히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장한 아들 앞에서 수많은 감정이 오가고, 아파하는 아버지 제이크 역에는 배우 장현성과 이석준이 캐스팅됐으며, 선천성 장애로 아빠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했지만 이제는 독립을 꿈꾸는 아들 조이 역은 초·재연 당시 섬세한 신체연기와 감정표현으로 주목 받은 윤나무와 영화 '범죄소년'으로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연극 무대를 오가는 서영주가 맡았다. 

 

제이크의 연인 '로빈' 역에는 배우 서정연과 양소민이, 제이크의 여동생이자 조이의 고모인 '트와일라' 역에 임강희와 문진아가, 조이의 친구 '라우디' 역에는 배우 김범수와 이시훈이 캐스팅됐다. 

연극 <킬 미 나우>는 오는 7월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