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루드윅' 차성제, "꿈이요? 도움을 줄 수 있는 배우요"
[인터뷰] '루드윅' 차성제, "꿈이요? 도움을 줄 수 있는 배우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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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이야기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존재의 의미와 사랑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뇌했던 '인간' 베토벤의 이야기

 

베토벤,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일생을 그린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가 지난해 초연에 이어 재연으로 돌아왔다.

음악을 넘어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음악의 거장, 하지만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를 사랑하며 괴로워하고 고독한 현실 속에 몸부림치던 노년의 '루드윅' 역에는 디테일한 연기력과 폭발적인 감성 보컬, 그리고 베토벤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 서범석, 김주호, 이주광, 테이가 캐스팅됐다. 광기 어린 반항심으로 꿈도, 열정도, 자신의 재능마저도 부정하고, 들리지 않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청년' 역에 믿고 보는 배우 이용규, 강찬, 박준휘, 조환지가 캐스팅됐으며, 남성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강한 면모와 당당함으로 무장하며 베토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마리' 역에 강렬한 에너지로 무대를 장악하는 배우 김소향, 김지유, 권민제(선우), 김려원이 참여했다. 그리고 베토벤의 메신저 '피아니스트' 역에는 첫 연기 도전임에도 존재감을 입증한 배우 강수영이, 어린 베토벤에서부터 발터, 카를까지 다양한 역할을 맡은 배역에는 배우 차성제, 이시목이 캐스팅돼 함께하고 있다.

기존 캐스트들을 비롯해 추가로 캐스팅된 배우들로 더욱 풍성해지고 진해진 뮤지컬 <루드윅>의 어린 베토벤, 카를, 발터 역을 맡은 배우 차성제와 만나 그가 생각하고 있는 뮤지컬 <루드윅>과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Q. 반갑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항상 완벽하고 싶어 하는 배우 차성제라고 합니다. 올해 열세살이 됐습니다.

Q. 지금 학업이랑 병행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연기하는 데 있어서 힘든 부분이 있을까요

A. 아무래도 연기와 학업을 같이 하다 보니까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조금 적은 부분들 빼고는 힘든 건 없는 것 같아요.

Q. 어떤 계기로 무대에 서게 됐나요?

A. 사실 처음에는 연극 오디션을 봤었어요. 그래서 작품에 참여하게 되면서 시작했어요.

Q.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A. 그때 했던 공연은 인천에서 했던 연극인데, 아빠가 아들을 잃어버리고 작은 애(저예요!)가 왔는데 그 애를 보면서 자기의 아들을 그리워하는 내용이었죠.

Q. 공연에 캐스팅되고, 처음 연습했을 때 어땠어요?

A. 제가 그때 엄청 어렸을 때라서 연습할 때도 엄청 긴장하고, 그다음에 거기서 죽은 아들 역을 맡은 형도 긴장해서 처음에는 약간 엄한 분위기에서 연습을 시작했었던 것 같아요.

Q. 뮤지컬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A. 사실 뮤지컬은 아직도 저한테는 조금 과분한 것 같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뮤지컬도 제가 오디션을 준비해서 하게 됐었거든요. 사극이었는데, 제가 신붓감을 맞이해야 하는데 모든 신붓감이 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심통을 부리죠. 저한테 맞는 신붓감을 찾고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었어요. 해피엔딩으로 끝나죠.

Q. 사극에서 현대극으로 넘어왔는데, '루드윅'이란 작품은 어떤 작품인 것 같나요?

A. 설명을 보면 아시겠지만, 베토벤이 어리석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인간적인 모습들이 남아 있는 작품인 것 같다고 느꼈어요. 베토벤이라는 사람이 어떤 이유 때문에 변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제가 봤을 때 우리 작품 '루드윅'은 한 번만 보면 안 돼요. 진짜 여러 번 봐도 볼 때마다 재밌는 작품이죠.

Q. 초연 때 비해서 재연에 들어오고 나서 피아노 실력이나 연기력이 늘었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A. 아 사실 제가 처음 오디션을 볼 때도 '월광'을 쳐서 들어갔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재연으로 들어오면서 추정화 연출님이나 허수현 음악감독님께서 제가 피아노를 치거나 움직이는 동선들을 잘 만들어주셔서 그 동선을 따라갔는데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연기는 잘 모르겠어요. 완벽하게 제 실력이 아닌 것 같거든요. 연습을 하면서도 그렇고 공연을 하면서도 극 중 발터라는 친구의 장면을 하면서도 눈물이 나 고 자연스럽게 극에 따라가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깨닫고 열심히 만들어나가려고 하고 있어요.

Q. 그럼 실제로 피아노를 치고 있나 보네요. '월광'만 치는 건가요?

A. 아뇨 그 부분들은 다 제가 직접 치고 있어요.

Q. 피아노 연습은 얼마큼 했을까요. 평소에 자주 치는 편인가 봐요

A. 네. 사실 무대에서 치는 게 디지털 피아노거든요. 그런데 일반 건반보다 디지털 피아노가 가벼워서 평소에 그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일반 피아노도 많이 연습하고 있어요. 그래야지 디지털 피아노를 치다가 일반 피아노로 넘어가서 적응하는 기간이 짧아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피아니스트 수영 배우님이 밤에 남으셔서 제 연습 도와주시고 하셔서 늘었던 것 같아요.

Q. 어떤 부분들을 도와줬나요?

A. 제가 '월광'을 쳐서 캐스팅됐지만, 공연을 하면서 치는 게 아무래도 조금 더 어려운 느낌이 들어서 '월광'을 봐달라고 말씀드렸거든요. 그런데 수영 배우님이 원 포인트 족집게 레슨처럼 중요한 부분들을 콕콕 집어주셨어요. 처음에는 들리는 음이 중요하다고 하셔서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피아노를 쳤을 때 어떻게 하면 더 잘 들리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정말 많이 도움 됐고, 많은 분들이 좋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Q. 연기나 노래 연습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어요?

A. 아무래도 제가 뮤지컬을 띄엄띄엄하다 보니까 초연 때는 많이 긴장했었거든요. 연습 때도 런스루를 돌면 긴장했는데, 재연이라서 그런지 그런 부분들은 많이 없어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작품에 참여했을 때 선배 배우님들이 긴장하지 말라고 도움을 많이 주셔서 더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재연 때 추가된 장면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장면인가요

A. 카를 루드비히 삼촌의 악보를 보고 노래를 하는 부분이요. 초연 때는 대사였는데, 이번에 재연으로 들어오면서 넘버로 바뀌었어요. 뭐랄까 카를의 어린 느낌, 통통 튀는 느낌이 들어간 넘버에요.

Q. 확실히 초연 때보다는 캐릭터가 구체화되고 서사가 생긴 것 같다.

A. 사실 초연 리딩 할 때 받았던 대본에는 카를의 비중이 많았었거든요. 어린 카를의 비중이, 그런데 연출님께서 청년 카를이 들어왔을 때 갑자기 죽어버리니까 왜 죽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셔서 어린 카를 부분 보다 청년 카를 부분들에 중점을 두게 됐었어요. 그래서 어린 카를의 이야기가 짧아졌죠.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이번 재연에서는 바뀌어서,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생겨서 좋았던 것 같아요.

 

Q. 지금 네 명의 베토벤과 함께하고 있잖아요. 이미지가 어떤 것 같아요?

A. 일단 서범석 배우님은 공연을 같이 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 기대됐었어요. 서범석 배우님이 만들어낸 베토벤은 괴팍하고 이기적인 느낌이라기보다는 베토벤의 인간적인 삶이나 어려움을 맞닥뜨리고 겪는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나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봤던 베토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했어요.

주호 배우님은 서범석 배우님과는 정말 반대되는 베토벤이에요. 약간, 아니 매우 괴팍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되게 세밀한 베토벤이에요. 저는 이런 베토벤의 이야기가 좋았어요.

이주광 배우님은 디테일 같은 부분들에서 정말 감동받았어요. 중간에 베토벤이 카를을 바라보면서 '발터, 네가 살아있었구나'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거든요. 이 장면에서 정말 놀라고 대단하다고 느꼈던 게, 약간 그리워하는 느낌이랑 뭔가 아픈 느낌? 이런 다양한 느낌을 표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놀랐어요. 눈물을 흘리면서도 기분이 좋아서 웃고, 또 다른 모습에서는 "근데 얘가 진짜 발터가 맞나?"라는 감정들이 섞여있거든요. 이런 모든 걸 담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웠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테이 배우님은 저희 엄마랑 아빠가 되게 좋아하는 가수셨거든요. 그래서 저도 어릴 때부터 노래를 많이 들었던 가수분들 중 한 분이셨어요. 그래서 처음에 같이 하게 된다고 했을 때 기대감이 차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배우님들에 비해서 뮤지컬을 많이 안 하셔서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는데, 정말 열심히 공부하시고 베토벤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에 반했어요. 테이 배우님은 같이하면 정말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배우님인 것 같다고 느끼고 있어요.

Q. 앞서 말한 네 명의 베토벤 말고, 물론 모든 배우들과 호흡이 다 잘 맞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는 누구인 것 같아요?

A. 저는 지유 배우님이랑 환지 배우님이요. 형 누나라고 부르는데, 지유 누나는 정말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요. 되게 저를 잘 감싸주셔서 연습 때부터 지금까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다른 누나들도 정말 다 잘해주세요. 그리고 환지형은 처음 봤을 때 저랑 띠동갑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반가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형이랑 친해지면서 같이 놀러 가기도 했는데, 환지형은 기댈 수 있는 안정감이 있는 사람인 것 같았어요. 엄청 편하게 해주셨어요.

Q. 많은 선배, 누나, 형들에게 도움을 받았네요.

A. 네. 배우님들 말고도 추정화 연출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사실 이번 작품전까지는 디테일이 저한테는 정말 어렵게 다가왔었거든요. 그런데 추정화 연출님이 하나하나 뭐가 좋고 안 좋고를 알려주셔서 제가 느끼는 감정대로 오롯이 이걸 전달할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먼저 다가가면 제가 부족한 부분들을 다 알려주셔서 정말 많이 도움 받았어요. 그리고 제가 또 되게 몸치거든요. 그런데 안무 감독님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셔서 연기랑 안무를 잘 할 수 있도록 동선이나 움직임을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배운 부분들을 실수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내가 생각하기에 '루드윅'에서 빠져선 안되는 넘버 혹은 장면이 있다면 어떤 장면일까요?

A. 이번에 새로 생긴 넘버가 있어요. '운명'이라는 넘번데 되게 높은 음의 넘버임에도 불구하고 형들이 잘 불러주셔서 그다음 부분 '정적'이랑 정말 높은 시너지를 가지고 있는 넘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장면적인 부분들도 재연 때 수정됐는데, 그 장면에서 그림자가 확대되는 걸로 수정됐거든요. 그래서 무대 아래에서 바라보면 그림자가 커지면서 저를 감싸 안는 듯 한 느낌을 받게 해줘서 좋은 것 같아요.

Q. 특별히 좋아한다거나, 본받고 싶은 배우가 있을까요?

A. 저는 연기적인 부분들은 당연히 잘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들 외엔 제가 어리다 보니까 어른들이 감싸주는 게 좋게 다가오거든요. 그래서 저도 아이들을 잘 대해주고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고, 그런 배우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환지형이나 용규형이 저를 정말 사람으로 대해주시거든요. 용규형처럼 뭔가 따뜻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고 하기엔 제가 조금 모자라니까 용규형처럼 온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이제 조금씩 '변성기'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은데

A. 제가 지금 변성기는 아닌데, 공연을 계속하다 보니까 지금 목 상태가 많이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사실 만우절에 연습하러 갔을 때 수영이 형한테 '손가락 부러진 척을 해볼까요?'라고 물어봤었거든요. 그때 형이 "우리가 그렇게 말하면 연출님 기절하셔서 안돼"라고 말씀하셔서 안 했던 일이 있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가 항상 무슨 데이가 있거든요. 주말마다 하는 이벤트일 텐데 '루드윅 데이', '발터 데이', '슈베르트 데이' 이런 식으로 데이를 만들었는데, 주광이 형 할 때는 '루드윅 데이'였거든요. 루드윅 데이 때 '선물은 누구누구! 축하드립니다~' 이런 멘트를 하는데 주광이 형이 뒤에서 '오오오~' 감탄하는 목소리를 한 게 마이크를 통해서 객석에까지 다 들렸어요. 그래서 관객분들이 다 웃으셨다는 에피소드입니다.

그리고 이건 조금 걱정되는 에피소드인데 용규형이랑 연습 런을 돌 때였거든요. 그런데 용규형이 저를 잡으려다가 팔이 빠진 거예요. 그래서 연출님이 바로 런을 멈추고 '너 어서 병원 가야 된다. 병원 가라'라고 말씀하셨는데, 용규형이 다시 끼워서 괜찮다고 말하더라고요. 런을 다시 재개해서 끝냈는데 정말 걱정도 많이 됐는데, 멋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용규 형한테 푹 안기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A. 저는 어려운 사람들한테 도움을 많이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자기만 잘 살기보다는 남이랑 같이 더불어서 사는 배우가 진짜 배우고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Q. 스무 살이 된 내가 지금의 '열세 살의 성제'의 인터뷰를 본다면?

A. 되게 추억이기도 할 것 같지만, 저는 되게 가슴이 아프겠죠.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시간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썼을까 생각할 것 같아요.

Q. 스무 살이 될 내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요?

A. "걱정하지 마시길, 당신은 잘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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