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보도지침', 가슴을 울리는 배우들의 '독백'
연극 '보도지침', 가슴을 울리는 배우들의 '독백'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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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은 '듣는이'가 있어야 성립된다"
2017년 화재를 모은 연극 '보도지침'의 귀환
하고 싶은말을 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바뀌어 가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

독백이란 마음 속의 생각을 상대에게 알리기 위해 혼자 말하는 행위에 속한다. 무대 위에서 혼자 하는 말이지만 모든 독백에는 말하는 배우와 듣는 관객들이 있어야 비로소 독백이 완성된다. '듣는이', 화자에게 자신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들어주는,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의 존재는 그의 존재의 목적이면서 존재이유이기도하다. 

매일 수많은 언론사는 수많은 기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것이 진실이고 혹은 거짓일수도 있지만 듣는이, 보는이가 있기때문에 화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전하고 있다.

연극 <보도지침>은 이 듣는이와 말하는 이에 관한 이야기다. 실제로 벌어졌던 '보도지침 사건'을 기반으로 공연적 요소를 첨가해 제작된 작품이다.

보도지침 사건이란 1980년대 제5 공화국 시절 '전두환 정권'의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이 매일 아침 각 언론사에 보낸 기사보도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며, 해당 보도지침을 발견한 기자가 이를 폭로하면서 알려진 사건이다.

 

보도지침을 보도한 기자는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로 그는 1985년 10월 19일부터 1986년 8월 8일까지 한국일보에 시달 된 보도지침 584개를 월간 '말'에 폭로했다. 당시 사건을 폭로한 언론인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눈여겨볼 점은 보도지침을 폭로한 '김주언' 기자는 김주혁, 월간 ‘말’지의 김종배 편집장은 월간 '독백'의 편집장 김정배로, 한승현 변호사는 황승욱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이다. 실제 사건과 유사하기 때문에 공연을 지켜보는 내내 처음의 이들의 외침이 주는 긴장감을 이어갈 수 있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오세혁 연출가는 "초연을 올렸을때랑 지금 가장 달라진점은 일단 정권이 다르다. 처음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고 했을때 무서운 마음이 있었다. 사회가 엄격하기도했고, 사건에 대해 조사해보니 가슴이 먹먹해지고 무서웠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나 그 당시 사건을 실제로 폭로한 기자, 편집자들이 지금 내 나이와 비슷하더라.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 연출은 "초연에는 할 말을 제대로 하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서 조금씩 바뀔 수 있고,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작품에 녹아내기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에서 시작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보도지침이 나오게된 계기에서부터 왜 보도지침을 공개했는지 까지를 보여주는 연극 <보도지침>에서 '보도지침'을 폭로한 김주혁 기자 역에는 배우 박정복과 이영훈, 월간 '독백'의 편집장 김정배 역에는 배우 기세중, 조풍래, 강기둥, 이들의 동료 변호사 황승욱 역에는 오정택 손유동이 캐스팅됐다. 

4월 26일 첫 공연을 시작한 연극 <보도지침>은 오는 7월 7일까지 대학로 티오엠(TOM)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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