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경영권 분쟁설..."조양호 이후 총수 결정 못해"
한진家 경영권 분쟁설..."조양호 이후 총수 결정 못해"
  • 한승훈 기자
  • 승인 201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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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경영권 분쟁설에 휩싸였다. 고(故)조양호 회장 대신 그룹을 대표하는 동일인(총수)가 누가 될 지 정한 서류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기한(8일)까지 제출하지 못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후계 구도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 재계에선 조 전 회장이 남긴 한진칼 지분(17.84%)상속 문제를 놓고 조원태·현아·현민 남매가 다투고 있다는 해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한진그룹이 별세한 조양호 회장 대신 그룹을 대표하는 동일인를 적어내야 하는 서류를 기한인 8일까지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동일인은 총수로 공정위의 대기업집단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총수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계열사의 범위와, 일감 몰아주기 같은 공정위의 규제 적용 대상도 정해지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올해 발표일은 무려 두 차례나 미뤘다. 한진 조 전 회장 이후의 총수를 누구로 할지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한진 측에서는 기존 동일인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작고 이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을 못 하고 있다고 소명했다"고 했다.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가족 간에 내밀한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결정하는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을 조원태(한진칼 회장, 2.34%)·현아(대한항공 전 부사장, 2.31%)·현민(대한항공 전 전무, 2.30%)가 비슷한 지분을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의 전체 지분이 28.95%이다.

현재 한진 조씨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14.98%를 보유하고 있어 호시탐담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칼의 회장에 취임한 조원태 회장이 경영 완착하기 위해선, 부친인 조 전 회장의 지분을 모두 물려받아야 한다.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과 동생 조현민 전 전무의 협조를 얻어야만 가능하다· 3남매 중 한사람이라도 등을 돌리면 경영권을 지킬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선제 한국증권경제연구소 연구소장(성결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는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달려 있다. 특수관계인의 전체 지분은 28.95%이다. KCGI펀드에 비해 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3남매 중 한 두사람만 반대편에 서서 KCGI펀드와 손을 잡게 된다면 경영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가 조 전 회장 지분 상속에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

최대주주인 조 전 회장의 지분을 누가 상속을 많이 받느냐를 따라 동일인(총수)가 달라진다. 상속 문제를 놓고 남매의 난이 발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는 한진이 경영권 분쟁없이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전 회장의 유언 때문이다. 조 전 회장은 "가족끼리 잘 협력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런데 그의 무덤이 마르기도 전에 경영권 분쟁설에 휩싸이면서 '막장가족'에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공정위는 한진그룹에 오는 15일 이전에 자료제출을 완료하라고 통보했다. 한진이 기한 안에 자료를 제출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승계가 순탄하게 이뤄질지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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