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신-제17화 ‘낯뜨거운 추억’
[기업소설] 직장의신-제17화 ‘낯뜨거운 추억’
  • 이상우
  • 승인 2019.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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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진은 성혜린을 자기 배위에 올렸다.
“뭐야? 또?”
성혜린이 금세 풋풋하게 솟아난 여영진의 심벌을 보면서 감탄했다. 적지 않은 남자 경험이 있는 성혜린이지만 이렇게 빨리 복원되는 심벌을 지닌 남자는 처음 보았다. 정말 대단한 정력이었다.
성혜린은 여성 상위의 체위에도 능숙했다. 그들은  얼마가지 않아 다시 토끼의 실험으로 정사가 끝났다.
그러나 격렬한 두 차례의 연쇄 정사는 성혜린을 더 없이 만족하게 했다.
대낮, 회사의 연구실에서 회사 동료와 치르는 섹스는 완전한 별미였다.
여영진과 성혜린의 비밀스런 연애는 이렇게 시작되었었다.

                                   *  *  *

조민지를 오피스텔 침대위에 그냥 두고 나와 성혜린을 집까지 데려다 준 여영진은 그냥 돌아가지 않았다. 성혜린을 방까지 데려다 주고는 또 한 번 번개처럼 일을 치른 뒤 링컨 콘티넨탈 운전대를 잡았다. 번개처럼 빨리 오피스텔로 돌아온 여영진은 그때까지 침대 위에서 자고 있는 조민지를 흘깃 보고는 옷을 훌훌 벗고 샤워하러 들어갔던 것이다.
 “샤워 실 좀 쓸게요.”
이런 사정을 알 리 없는 조민지는 대답도 듣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거울에 얼굴부터 비쳐 보았다. 까칠하다. 세수를 하려고 세면대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거기 물에 잠겨있는 무엇이 보였다. 건졌다. 여자의 팬티였다. 성혜린이 일을 끝내고 거기 담가둔 채 잊어먹고 가버린 것이다.
조민지는 몹쓸 뱀이라도 되는 듯 여자 팬츠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 이 남자가 못 말리는 바람둥이구나.
- 하긴 내 남자도 아닌데.
조민지는 우뚝 솟은 심벌을 자랑스럽게 들이민 채 욕실에서 나와 자기 앞에 늠름하게 서 있던 여영진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우스웠다. 그런데 어쩐지 천하에 무례한 녀석이란 생각 보다는 어쩐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내가 미쳤어? 그런 또라이를...
그러나 아무래도 밉지는 않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조민지는 얼굴과 머리를 대강 매만지고 소변을 보았다. 오줌 누는 소리가 들릴까봐 샤워를 틀어놓고 일을 보았다.
“정말 신세 좀 졌네요, 이제 가 보겠습니다.”
조민지가 욕실에서 나와 두리번거리며 인사를 하자 여영진이 재빨리 핸드백을 찾아 주었다.
“다리와 등을 안고 침대에 조심스럽게 눕히다가 얼굴이 맞닿아 마음에 없는 키스를 할 뻔 했습니다.”
여영진이 엉뚱한 말을 했다. 어제 밤 상황을 말하는 것 같았다.
“잠든 여자를 보호는 해주지 않고. 하긴 옷까지 벗겼는데 무슨 짓은 하지 않았겠어요.”

조민진이 눈을 흘겨보였다.
“오해하지 마세요. 민지씨 옷은 내 여자 친구가 벗겨 주었어요. 나는 민지씨 맨 살결 한번 보지 않았습니다. 나는 원하지 않는 여자는 절대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사람입니다.”
“어쨌든 신세 한 번 졌어요. 다음에 밥 살게요.”
“집까지 태워다 드리죠.”
여영진이 윗 양복을 입으면서 자동차 키를 챙겼다.
“아뇨 괜찮아요. 혼자 갈게요.”
조민지는 더 우물거리지 않고 오피스텔 문을 힘차게 닫고 나왔다.
- 휴~
무슨 큰일이라도 치르고 오는 사람처럼 안도의 한숨을 길게 쉬면서 아직 잠이 덜 깬 삼성동 새벽길을 걸어 나왔다.
조민지는 걷다가 혼자 빙그레 웃었다. 벌거벗은 채 우뚝 선 성기를 내 세우고 욕실에서 덜렁 튀어나오던 여영진의 모습을 떠 올리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조민지가 다 큰 남자의 성기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때.
6년 전, 남자의 시커먼 그곳을 처음 보았을 때는 분노로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것은 오후 4시께였다. 연립 주택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조민지의 집안의 공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엄마.”
그러나 엄마가 그 시간에 집에 있을 리가 없었다. 집안 생계를 책임진 엄마는 추어탕 집 부엌 아줌마를 일하러 다니기 때문에 밤이 늦어야 돌아온다. 일찍 홀로된 엄마는 재혼한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새 아빠는 직업도 없으면서 술주정에 툭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나쁜 의붓아버지였다. 엄마가 속아서 재혼을 했다.
“순자야!”
그러나 대답이 없었다. 조민지가 순자와 같이 쓰는 쪽방에 들어섰다.
“언니!”
방안에 쪼그리고 앉아있던 순자가 조민지를 와락 껴안았다. 얼굴이 눈물범벅이었다. 중 삼인 순자의 교복이 찢겨있었다. 입술이 터져 아직 피가 흘렀다. 순자는 겁에 질려 덜덜 덜었다.
“순자야 무슨 일이야? 말해 봐!”
“아버지가, 아버지가...”
순자는 안방을 가리키며 말을 잘 하지 못했다.
조민지는 무슨 일인지 금세 알았다.
의붓아버지가 또 순자를 괴롭힌 것이다. 전에도 여러 번 성추행을 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일이 있었다.
“안 돼. 이 나쁜 넘, 이번엔 절대 그만두지 않을 거다.”
조민지는 전신이 벌벌 덜렸다. 이젠 더 참을 수 없다. 결판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민지는 옷을 벗어 던졌다. 단추가 후두둑 떨어질 정도로 교복을 벗어 던졌다. 팬츠까지 모두 벗어던져 완전한 나신이 되었다. 조민지는 벌벌 떨리는 다리로 부엌으로 달려가 식칼을 들고 안방으로 뒤어 갔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벌거벗은 채 오른 손에 시퍼런 부엌칼을 든 조민지가 안방 문을 우악스럽게 왈칵 얼었다.
‘헉.’
민지가 놀라 비명을 지를 뻔 했다. 방바닥에는 벌거벗은 의붓아버지가 사지를 뻗고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아래는 시커먼 음모 속에 축 늘어진 끔찍한 물건이 있었다. 놀랍고 징그러웠다. 남자의 완전한 모습을 이때 처음 보았다.
“일어나. 순자 대신 내가 상대해 줄게 빨리 일어나. 이 나쁜 놈아!”
조민지가 울부짖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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