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가 김시영, "울림이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인터뷰] 작가 김시영, "울림이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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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시영, 그의 6번째 개인전 ‘바다展’

바다전 전시작 김시영  등명2   캔버스에 아크릴   193.9×97cm  2019

"잠깐의 쉼이 필요할 때면  동해바다를 찾는다. 
작년 정동진 옆에 있는 ‘등명해변’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적이 있다.
말할 수 없이 좋았다.  
절중에 강화도에 있는 전등사를 가장 좋아하는데  
등명이 좋았던 이유가 딱 그런 느낌이었다.
등명(燈明)- 등불이라...  
등명에 있으면 밝고 맑아진다.  
 
바다는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그곳에 그렇게 있을 뿐이다.
그래도 내가 사랑한다 말하면  그는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준다.

나는 바다를 좋아하는 방랑자
그는 언제나 말이 없네"

 

자기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아, 나만의 개성을 찾아나서고 있는 작가 김시영의 6번째 개인전이 4월 24일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지하철 안국역 6번 출구 인사동골목에서 열렸다. 김시영 작가의 개인전 ‘바다展’ 는 그의 6번째 개인전으로 1998년 1회 무제전을 시작으로 2000년 2회 낙서전, 2002년 3회 풍경전, 2014년 4회 하트전, 2017년 5회 안녕전 등에 이어지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주제와 마찬가지로 바다를 배경으로한 작품들이 올라갔다. 저기만의 개성을 찾기위해, 도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작가 김시영과의 인터뷰다.

바다전 전시작 김시영  등명1   캔버스에 아크릴   193.9×97cm  2019
바다전 전시작 김시영  등명3    캔버스에 아크릴   116.8×80.3cm  2019

 

Q.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반갑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로 작품전을 이어오고 있는, 단 한 번도 같은 주제로 작업을 하지 않고 있는 실험을 많이 하고 있는 작가 김시영입니다.

Q. 앞서 작업실 현장도 그렇고 몇몇 작품들을 보다 보니 아크릴을 사용하는 것 같다.

A. 맞습니다. 주로 아크릴이라는 매체를 사용하고 있죠.

Q. 어떤 부분들을 표현하려고 하는지

A. 제가 아직 저만의 아이덴티티, 브랜드가 없다 보니 느낌이 오는 대로 그리는 편이다. 어떠한 틀에 박히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실험도 하고 작업을 끊임없이 변화해나가고 있다. 노력한 만큼 작품도 잘 팔렸으면 한다.

안녕전 전시작 김시영   나는 잘 있습니다    캔버스에 아크릴   227.3×145.5cm  2017
안녕전 전시작김시영  불면증    캔버스에 아크릴   193.9×130.3cm  2019

 

Q. 전작들의 경우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A. 실제 풍경을 그릴 때 현장을 찾아가서 그리거나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 전시는 바다에 갔을 때 보고 느꼈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저 앞에 바다가 보이고, 차례대로 가로등과 어느 카페의 풍경이라던가 그런 이야기 말이다. 찍어둔 사진을 참고하는 경우도 많다.

Q. 이번 전시는 어떤 전시일까.

A. 일단 큰 주제는 바다다. 정확히는 바다가 가지고 있는 물의 성질이다. 이번 작품은 정동진 옆에 있는 실제 해수욕장을 모티브로 만들기 시작했다. 다른 곳들도 다 좋지만 그곳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바다를 자주나간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바다를 다시 돌아본 것 같다. 좋아하는 것과 그걸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니까 말이다. 그래서 물의 성질에 집중했던 것 같다. 붓으로 일일히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실제로 물을 흘려내려보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고 그려지는게 어떨까란 생각을 하게됐다. 물의 특성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그려지는 느낌이 정말 색달랐다. 그래서 구름을 만들고 그려나가는데 있어서도 이런 부분들에 집중했던 것 같다.

바다전 전시작 김시영  상선약수1 캔버스에 아크릴   53×45,5cm  2018
바다전 전시작 김시영  블루1     캔버스에 아크릴   72.7×60.6cm   2018

Q, 앞서 진행했던 전시와는 다른 느낌일 것 같다.

A. 2017년 안녕전이라는걸 했는데, 당시엔 편의점이나 도시에서 보고 느끼는 걸 그림으로 옮겼다. 이번 전시는 저번 전시와 비슷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전혀 다른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Q. 많은 작업들을 이어왔다.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전시가 있을까

A. 사실 모든 작업, 모든 작품들이 다 기억에 남는다. 작업을 할 때 언제나 전력을 다해서 하기 때문에 기억에 남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도 꼽아보자면 첫 번째 개인전 할 때 작품인 것 같다. 일본군 위안부를 그린 작품인데,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이 계시는 나눔의 집에 기증을 했었다. 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기억에 남는 것 같다.

Q. 그렇다면 아쉬웠던 작업이나 전시는 없었을까

A. 아쉬운 점이라면 주목받지 못하는 점이죠. 작품이라면 두 번째 전시 때 낙서 그림을 계획했었다. 이게 뭐냐면 월미도나 공원, 지하철 입구처럼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서 커다란 캠퍼스를 펼쳐두고 시민들이 그리고 싶은 그림이나 글을 쓸 수 있게 만드는 거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에는 욕설도 있고 그림도 있고 글도 있었다. 자극적인 욕설 같은 부분들을 다듬거나 그림을 더 그려서 작품을 준비했다. 두 번째 개인전 때 그렇게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평가를 못 받았던 것 같아 아직도 아쉽다.

Q.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있을까.

A. 어릴 때 버스도 들어오지 않았던 깡촌에 살았었다. 그때부터 빈 공책이나 교과서에 그림을 그린다거나 책을 읽었다. 그런데 이때는 크게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선배들이 우리 반에 들어와 '미술반에 들어오면 그림 그리고 장학생도 시켜준다'라고 꼬시더라. 크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미술반 여자 선배들이 다 이뻐서 하겠다고 말했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했다. 미술대회 나가서 상도 받았다. 그렇게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바다전 전시작 김시영  등명4  캔버스에 아크릴   193.9×97cm  2019

 

Q. 그럼 그림을, 작업을 시작하길 잘했다고 느꼈을 때는?

A. 전시에 들어가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순간순간이 스쳐 지나갈 때 행복하다. 사실 학원도 운영해보고 강사도 해보고 일러스트, 막노동도 했었다. 그런데 이런 걸 다 떠나서 난 그림을 그릴 때 제일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다.

Q, 나 김시영은 어떤 작가로 기억에 남고 싶은가

A. 내가 그린 작품들이 누군가에게 '울림이 있는 그림이다'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다. 작업을 처음 시작한 뒤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나자신도 나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리멀지않은 언젠가는 분명 내가 찾고있는 이길의 끝을 볼 것 같다. 그곳에서는 '울림있는'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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