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수사 TF는 이희석 진주경찰서장이 총괄을 맡았으며 경남경찰청 미제 사건 전단팀 5명과 프로파일러 2명 등 수사 전문인력 지원됐다. 진주경찰서 전체 형사 8개팀 39명이 동원돼 현장 탐문과 피해자 조사 등 광범위한 초동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경남경찰청 피해자보호팀 7명과 진주를 비롯한 인근 경찰서 전문 상담관 23명이 진주서로 지원돼 피해자들과 보호팀을 일대 일로 관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오전 4시32분께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용의자 안모(42)씨가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후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5명이 흉기에 찔려 중경상을 입었다.
또 아파트 주민 8명이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용의자 안씨는 범행 전 휘발류를 구입해 이날 오전 아파트 내부에 휘발류 뿌리고 불을 지른 후 집안에 있던 횟칼과 주방용 식칼 등 2자루를 손에 들고 밖으로 나와 화재벨 소리를 듣고 나온 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지난 3월12일에는 안씨가 윗층에 살고 있는 주민과 층간소음 문제로 다퉜으며, 올들어 한 달 동안 5건의 112신고가 접수된 것 중 4건이 윗층 주민과 다퉜다는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범행 동기를 수사 중이다.
용의자 아씨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진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조현병(정신분열병)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으며, 지금은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일단락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를 입은 안씨의 윗집 주인 강모씨(54)와 그의 친척 최모양(19)이 최근 7개월간 8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조취가 취해지지않았다는 것이다. 2018년 9월부터 아파트 주민 등은 안 씨를 8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사람이 죽어야 되겠느냐"고 경찰에 되묻던 강 씨의 항변은 현실이 됐다.
경찰은 "현행법상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있어 정신질환으로 인한 전과가 있더라도 일일이 영장을 받아 건강보험 기록을 확인하지 않으면 병력을 알 수 없는 구조"라며 "이번 '묻지마 살인' 사건을 통해 정신질환 전력을 알게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경찰이라고 불러야될까", "죽고나서야 관심을 갖는 사람들", "현장에 한 번이라도 찾아갔던 경찰이라면 어떤기분이 들까", "잡을 수 있었던, 문제가 터지지않을 수 있었던 문제였을수도 있다", "수십명이 다치거나 죽어야 범죄자를 잡는 세상, 대단하다", "안일한 의식이 이번 사건을 만들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