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금호 자구계획 미흡 '거부 통보'...박삼구 父子 동반퇴진 압박
産銀, 금호 자구계획 미흡 '거부 통보'...박삼구 父子 동반퇴진 압박
  • 장희부 기자
  • 승인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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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출연·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없어"
朴, 채권단에 5000억 자금 요청...부담가중 우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제시한 자구계획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결론을 내렸다. 대주주의 사재출연 등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판단이다.

11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전날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회의를 열어 금호아시아나 측이 제시한 자구안에 대해 논의한 결과 이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채권단에는 산은을 비롯한 제1금융권 9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3년 내 경영정상화에 실패하면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박삼구 전 회장의 자구책에 대해 채권단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금호 측의 자구계획에 대해 사재 출연이나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부족하는 의견을 밝혔다.

채권단은 금호 측이 요청한 긴급 자금 5천억 원을 지원한다 해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 때문에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부정적 기류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박 전 회장과 금호 측이 담보로 내놓기로 한 지분의 시장가치도 2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5000억원을 지원받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금호 측은 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과거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컴백한 전력을 가지고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박 전 회장의 장남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경영권이 승계되면 사실상 경영 복귀나 다를게 없다는 비판이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신한생명 본사에서 열린 '신한퓨쳐스랩 제2 출범식'에 참석해 "채권단이 시장 반응 등을 감안해서 판단하겠지만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면서 3년의 기회를 달라는게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진정성에 의문을 표했다.

이어 "박 전 회장이 물러나면 아들이 경영을 한다고 하는데 그럼 뭐가 다른 것인지, 달라진다고 기대를 할 만한 것인지 등을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어떻게 보면 아시아나 항공에 그간 30년 가까운 시간이 주어진 것이었는데 이 상황에서 또 다시 3년을 더 달라는게 어떠한 의미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채권단의 부정적 기류에 당혹스럽다. 박 전 회장에 이어 박 사장까지 퇴진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측이 박 전 회장 부자의 등반 퇴진을 압박하는 모양새이다.

한편, 산업은행은 채권단 회의 결과를 금호 측에 전달하고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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