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상속세 최소 1,800억…경영권 분쟁 위험 빠졌다
조양호 상속세 최소 1,800억…경영권 분쟁 위험 빠졌다
  • 한승훈 기자
  • 승인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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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과 세계 10위 권의 항공사 대한항공의 경영을 누가 맡을지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 승계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는 않아 보인다.  1800억원대 상속세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은 30살이던 지난 2004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주요 보직을 잇달아 거친 뒤 2년 전 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말 조 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한 뒤,  올해 시무식을 직접 챙기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현재 조 사장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조 회장의 서거로 조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갑작스런 조 회장이 사망하는 바람에 승계 작업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진의 자산규모는 30조원.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정점으로 여객수송 세계 15위인 대한항공과 대형물류기업 한진 등을 지배하는 구조이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이 17.8%를 소유하고 있다. 조원태ㆍ현아ㆍ현민 등 3남매가 7%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는 지분 28.95%를 통해 그룹을 실질 지배하고 있다.

현재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ㆍ대한항공ㆍ한진 등 주식 가치는 대략 3500억 원이 다. 상속 대상 금액이 30억 원 이상인 경우는 상속세율 50%가 적용돼 상속세는 1800억 원 가까이 된다. 

여기다 경영권을 이어받는 경우 주가에 20% 프리미엄을 붙인 뒤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상속세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남매가 상속을 받기 위해선 2000억원 이상이 현금이 필요하다. 5년 분할 납부 방법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3남매의 지분이 많지 않아 향후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나 국민연금보다 지분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항상 경영권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조 회장은 대한항공 이사 연임에서 실패하고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3남매가 보유 지분을 유지하면서 거액의 상속세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향후 그룹 경영권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재 한국증권경제연구소장(성결대학교 교수)는 "보유 지분을 유지하며 거액의 상속세를 내기 위해선 5년 분할 납부하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3남매가 경영 승계를 위해선 장남인 조 사장을 중심으로 조 회장의 지분을 고스란히 물려받아야 한다. 만약 3남매에게 쪼개서 상속하면 최대주주 지위가 바뀔 수 있다. 여기다 자녀들끼리 분쟁이 생기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개입한다면 지분율이 분산되면서 경영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증권시장도 3남매가 경영승계를 위해 상속세 5년 분할 납부를 선택하고, 상속세를 내기 위해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에서 조 회장 별세 소식에도 한진의 주가는 올랐다.

한편, 오너 일가에 대한 재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 별세로 본인에 대한 재판과 수사는 중단됐다. 하지만, 오너 일가 재판에 따라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면 상속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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