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제14화 한 방안, 한 남자와 두 여자
[기업소설] 직장의 신-제14화 한 방안, 한 남자와 두 여자
  • 이상우
  • 승인 2019.0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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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지가 비명을 질렀으나 실제로 소리는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어처구니없는 여선배의 모습에 머리가 하얘질 정도의 쇼크를 받기는 했으나 겉으로는 전혀 표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 선배가 혹시 변태?’
그러나 어쩐지 그런 야비한 단어를 쓰고 싶지는 않았다.
훤칠한 키에 적당히 벌어진 튼실한 어깨, 그리고 단단한 가슴에는 풀꽃처럼 곱슬한 털이 적당히 퍼져 있었다. 그 밑으로 발기된 심벌을 감싸고 있는 검은 털은 마치 미용 가위로 다듬은 것처럼 가지런하게 나 있었다. 야릇한 웃음이 나왔다.
조민정은 고개를 돌리며 시트로 몸을 더욱 여몄다. 여선배의 무례한 모습에 벌컥 화를 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목소리가 목에서 뱉어지지가 않았다.
“아, 민지씨 일어나셨군요. 굿모닝.”
여영진은 태연한 모습으로 성큼성큼 걸어서 벽에 걸린 바지를 떼 내 입었다. 심벌이 덜렁거리는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조민지는 바지를 입는 여영진의 벗은 뒷모습에 시선이 꽂혔다. 넓은 어깨에서 날렵하게 빠진 허리 밑으로 근육질의 엉덩이가 꿈틀거렸다. 멋진 몸매였다.
‘남자, 아니 수컷.’
여영진은 바지만 걸치고 돌아서서 조민지를 온화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남의 보물을 보았으면 코멘트가 있어야 하지 않아요?”
여영진이 웃었다.
“무슨 말을 기대하세요? 멋있다고? 천만에 전혀 논평할 가치가 없는데요.”
“아, 실망. 마이너스 백점인가.”
“돌아서세요. 나 옷 좀 입게.”
조민지가 발치에 팔을 길게 뻗쳐 소파에 걸쳐있는 겉옷을 집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꼈다. ‘보물’을 목격한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천진한 여중생도 아닌데 그냥 일어서서 옷 입어요. 어제 밤에 몸매는 대강 봤으니까.”
여영진이 빙긋 웃었다.
“내 것도 보고 싶다면...”
조민지가 벌떡 일어섰다. 창피의 도를 넘으면 불같은 화가 치민 모양이다. 그러나 곧 어제 밤의 일은 자신의 실수가 훨씬 많다는 것을 느꼈다. 여영진이 과음에 빠져 축 늘어진 자기의 몸을 마음대로 벗기고 주무르고 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자 자신에게 더욱 화가 났다. 갑자기 박민수의 화난 얼굴도 떠올랐다. 이 상황에서 박 민수는 왜?
그러나 조민지의 겉옷을 벗기고 침대에 눕힌 사람은 따로 있었다.
링컨 컨티넨털 차안에서 곯아떨어진 조민지를 어떻게 할까 잠깐 망설인 여영진은 모텔이나 호텔로 가기보다는 자기의 오피스텔로 데려가는 것이 나중 일을 생각해서 더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삼성동에 있는 오피스텔 2층 까지 조민지를 업고 무사히 올라갔다. 방안에 들어서자 업고 온 조민지를 침대위에 내려놓았다. 침대위에 반드시 누운 조민지의 모습은 술에 취해도 단정했다. 머리칼 하나 흩어 지지 않았다. 희고 긴 목덜미와 매력적인 이마가 여영진의 음심을 은근히 자극했다.
‘여영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술 취해 의식이 없는 여자를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정신 차려. 네가 언제부터 그런 비겁한 남자가 되었냐?’
여영진은 냉장고에서 냉수 병을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 그 때였다. 오피스텔 문이 덜컥 열리고 성혜련이 불쑥 들어왔다.
“아니, 저 여자는 누구야?”
성혜련이 외출복을 단정히 입은 채 침대위에 반드시 누워있는 조민지를 보고 움칫했다.
성혜련은 영종그룹 계열사인 영종 인프라의 학술 고문이었다. 세계적인 고분자 전문가인 성혜련은 미국에서 초빙되어 이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여영진이 미국에서부터 서로 알고 지낸 성 박사는 영종그룹에서 다시 만나 급격하게 친해졌다. 나이가 열 살이나 더 많은 성 박사는 아직도 여자로서의 매력은 크게 잃지 않았다. 미 공군 파일로트인 남편과 이혼한 뒤 한국서 홀로 살고 있었다.
오피스텔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는 성혜련은 여영진의 은밀한 여러 명의 파트너 중 한 여자였다.
“저 여자?”
여영진이 조민지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영종비누 영업부의 그 유명한 신입사원 조민지.. 같이 마시다가 술이 약해서 뻗은 것 같아. 할 수 없이 데리고 왔어요. 옷 좀 벗겨줘요.”
성혜련은 설명을 하고 있는 여영진의 허리를 껴안았다. 이어 까치발을 하고 목을 내밀어 양영진의 입술을 빨았다. 침대에 누워있는 조민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급한 것 같았다.
“알았어요.”
여영진은 급하게 서두는 성혜린의 옷을 마구 벗겨냈다. 약간 살이 오른 유방이 금방 들어났다. 양영진의 입술이 성혜린의 양쪽 유방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흐으, 흐으...”
성혜린의 목에서 금방 항복이 터져 나왔다.
“빨리...”
“쟤를 어떻게요?”
“그냥 두어. 나중에 내가 옷 벗겨 놓을게. 여기 소파가 좋아.”
순식간에 성혜린과 여영진은 나신으로 변했다. 성혜린이 소파에 팔을 짚고 엎드리며 뒤에 서있는 여영진을 돌아보고 말했다.
약간 살이 찐 아줌마의 뒷모습을 내려다보며 여영진이 침을 꿀꺽 삼켰다.
“흠, 그 자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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