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부왕’ 박철상 첫 재판서 사기 혐의 인정..."갚을 능력없이 투자금 횡령"
‘청년기부왕’ 박철상 첫 재판서 사기 혐의 인정..."갚을 능력없이 투자금 횡령"
  • 한승훈 기자
  • 승인 2019.0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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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워런버핏' 박철상(33)이 무너졌다. 투자사기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첫 재판이 지난 3월28일 대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죄수복을 입은 박이 재판장에 섰다.그를 본 투자사기에 전 재산을 날린 투자자들에 울분이 가득했다.

이날 검사는 공소사실로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모집하며 돈을 가져갔지만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며 사기 혐의를 들었다.

변호사는 ‘공소사실은 인정하지만 증거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호사는 ‘현재 4명의 피해자가 추가로 고소했다. 경찰 조사단계를 거쳐 검찰로 송치된 만큼 사건을 병합해 진행하는 게 좋겠다’며 의견을 냈다.

가로 몇 명이나 고소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해액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미지수이다. 박이 어느 정도 형을 받을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이 공소 사실을 대체로 인정한 만큼 유죄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4월 25일 열릴 예정인 다음 재판에서는 추가 사건이 병합될 가능성이 높다.

박은 전형적인 주식 사기꾼이었다. 그의 기부 행위는 사기를 위한 일종의 미끼였던 셈이다.

그는 20대 때에 주식투자로 400억 원을 벌었다. 대구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트럼프월드에 거주했다. 18억 원을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투자성공과 장학금 기부 소문으로 투자자를 유혹했다. 그렇게 몰려 든 투자자들에게 대가없이 돈을 불려준다고 속여 전 재산을 투자하도록 했다. 그의 말에 속아 투자했던 대부분 투자자들은 깡통을 찼다. 한마디로 사기를 당한 셈이다.

워런버빗처럼 ‘장기 투자’하라고 투자자를 속여 자신의 통장으로 받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실제 투자는 5억 원 정도이다. 수익률도 거의 바닥인 것으로 알려졌다. 40여억 원의 투자를 받아 그 중 18억 원을 대학에 기부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박철상을 엄벌하여 사기꾼의 민낯을 밝혀내야한다”면서 “철저한 이중생활로 투자자를 속였다. 투자금 중에 일부를 숨겨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지인들에 대한 재산도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박철상은 철저한 사기꾼이라는 게 투자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400억 원이 아닌 약 40억 원을 투자받아 대부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5억여 원만 투자했다는 것. 투자수익도 시장수익에 절반도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박은 투자자를 속이기 위해 자신을 위장했다. 박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주식계좌를 만들어주어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서울대에 진학하지 못하고 경북대에 수석 입학했다고 했다. 그리고 군 입대 전 주식에 투자했고, 제대 후 주가가 엄청나게 올라 부자가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박의 장학재단 설립,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이력과 성공한 주식전문가라 믿고 거액을 투자했다.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배당금 형태로 ‘돌려막기’를 했다. 그의 사기행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바닥이 났다. 투자자들에게 원금은커녕 수익금을 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투자자들이 고소를 하면서 박의 사기 행각은 끝을 맺었다.

현재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기부천사, 장학재단 기부왕으로 과대포장된 사기꾼 박철상의 엄벌을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투자사기에 현혹되는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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