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배우 박란주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되고자 노력중"
[인터뷰②] 배우 박란주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되고자 노력중"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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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그리고 일에 대해서,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가치에대해 배우 박란주는 '사랑' 이라고 답했다.

앞서 진행된 인터뷰와 이어지는 배우 박란주와의 인터뷰입니다.

 

Q 12년, 쉴 새 없이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 맞아요. 정말 많은 작품들을 만났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만났고 제가 함께했죠. 그때랑 지금이랑 변한 점이오? 음... 말로 해보자면 아무래도 여성 중심의 작품들이 많이 올라오는 것 을 꼽아볼 수 있고, 재연되는 작품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변화가 맞겠죠?

Q 쉴 때는 주로 뭘 하나

- 제가 서른 살이 넘고 나서 예전보다 에너지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예전에는 쉴 때 다른 공연도 보고 했었는데, 지금은 피곤하기도 하고 머리도 아파서 많이 못 보고 있죠. 그리고 공연을 보다 보면 아무래도 제가 플레이어다 보니, 다른 관객들이랑 다르게 보고 있는 배역이랑 같이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호흡을 따라가다 보니까 가볍게 즐기면서 봐야 되는데, 옆에 관객분은 웃는데 저는 같이 연기를 하고 있어서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을 만나게 되죠. 그래서 그런가 공연을 봤는데도 불구하고 막 담도 오고, 머리도 아픈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정말 컨디션이 좋은 날 만 공연을 보려고 하고 있죠.

Q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 저는 사실 배우라는 직업보다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노래를 부르면서 살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가수가 돼야지'라는 명확함까지는 없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기회라고 해야 할까요.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예술고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 뮤지컬을 봤어요. 그런데 이게 정말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연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춤까지 추는 거예요. 그래서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연기를 배웠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배우고 내가 직접 하니까 노래랑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그래서 연기에도 노래 못지않게 시간을 투자하고 연습하고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이게 쌓이고 쌓여서 지금까지 올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Q "아, 내가 배우하길 잘 했다"라고 생각했던 때는?

- 딱히 어떤 작품을 할 때 이렇다고 느꼈던 적은 없던 것 같고요. 공연이 끝나고 나서 관객분들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많이 느끼고 있고요. 제 공연을 보고 힘이 됐다고 말해주는 관객분들이 있어서, 그때 내가 비록 진짜 의사선생님은 아니어도 누군가의 마음을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때가 가장 배우를 하길 잘했다. 이 작품, 이 역할을 맡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매 작품을 할 때마다 똑같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울컥울컥하는데... 울지 않을게요.

Q 기억에 남은 말이 있을까

- 딱 한 분이라고 지칭을 할 수 없지만 많은 분들이 말해주셨던 부분이 있어요. "요즘 너무 힘들고 지쳤었는데, 공연을 보고 나서 정말 큰 힘이 됐다"라는 이야기가 정말 가슴에 와닿았고, 정말 감사했고, 제일 뿌듯하고, 기억에 많이 남은 것 같아요. 세상일이 다 그렇잖아요. 산다는 게 마냥 즐겁고 행복하고 재밌을 순 없으니까, 그 상황에서 제 노래가 힘이 된다는 게 정말 기쁘고 행복한 것 같아서 그래서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요.

Q '박란주'라는 배우를 검색하면 <무한동력>, <찌질의 역사>라는 작품이 많이 거론됐다

- 제가 절 검색해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일단 두 작품은 웹툰을 기반으로 만든 작품이에요. 뮤지컬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분들도 알고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뮤지컬로 제작된다고 했을 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던 것 같아요. 두 작품 속 캐릭터가 모두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역할이었기 때문에 관객분들 또한 그 에너지를 가져갈 수 있어서 연관검색에 많이 나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Q 밝은 작품, 배역을 선호하나

- 네(웃음). 사실 저는 밝은 작품이나 밝은 배역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울고, 죽고, 늘 불쌍한 역할들만 하고 있어요. 정말 친한 제 친구들이 제가 공연을 하면 한 번씩 찾아와서 보거든요. 예전엔 전화가 오면 어떤 작품을 하냐, 무슨 배역이냐라는 걸 물어봤는데, 지금은 우는 역할이냐, 힘들 역할이냐라고 물어봐요. 제가 맨날 울고, 죽고, 힘든 역할만 맡고 있으니까요. 하하 하하. 저도 코미디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너무 하고 싶거든요. 저 진짜 잘 할 수 있는데 좀 시켜주셨으면 좋겠어요. 재밌고 발랄한 작품들도 해보고 싶은데 왜 안 해주실까요. 제가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저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꼭 해보고 싶어요.

Q 지금의 나, '박란주'가 생각하는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

- 음... 일단 저한테는 사랑이 제일 먼저인 것 같아요. 사랑이 없으면 모든 게 다 무의미하죠. 사람과 사람 그리고 일에 대한 마음도 그렇고요. 모든 게 다 인연이 있고 사랑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두 번째는 평화요. 마음이 불편한 게 제일 싫거든요. 그래서 사랑과 평화가 항상 저를 지탱해주고 이끌어주는 가치라고 생각해요.

Q 남/여 배역을 떠나서 가장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배역이 있다면

- 어릴 때 목표였고, 지금 또한 마찬가지인데요. 진부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정말 나중에 나이가 되고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 <맘마미아>의 도나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그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한구석에 있는 것 같아요. 영화와 뮤지컬로도 봤지만, 정말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에요. 나이를 먹고 친구들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딸에 대한 사랑을 표하고 여자로서 행복하게 많은 감정들을 느끼며 할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때까지 해야 할 텐데... 살아남아야 할 텐데... 할 수 있겠죠?

Q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유튜브에 진출하는 배우들이 많은데, 유튜브 욕심은 없나

- 사실 욕심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닌데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제가 요즘 짧은 영상을 편집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거든요.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자막 입히고 하는 게 전부인데,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올리는 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거기에 팬분들이 대답해주시면 너무 기쁘고요. 그래서 기념으로는 해보고 싶지, '박란주'라는 이름을 걸고 유튜브로 활동한다? 이런 건 없는 것 같아요.

Q 앞서 공연을 보고 힘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배우를 하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었을 텐데

- 맞아요. 해주고 싶은 말도 많아요. 제가 하고 있는 말이기도 하고요. 제가 어릴 때 연기를 시작하고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어요. 버티라는 말이에요. 버텨라, 버텨야 살아남는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고 그 당시 저도 이렇게 말해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느끼기에 이 말이 폭력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왜 내가 버텨야 돼?라는 거죠. 그냥 강요인 거잖아요. 그래서 이런 말이 더 나를 지치게 만들고, 더 힘들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고 버티다는 게 무조건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지금은 나 자신을 알리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배우라는 직업은 자기 자신을 많이 알릴수록 더 빛나게 되잖아요. 누구나 자기의 일상을 통해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을 잘 브랜드화 시켜서 드러내고, 어필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똑똑하게 이용하면 빠른 시일 내에 배우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Q 이 말만큼은 기사에 나왔으면 좋겠다

- 뮤지컬 <아랑가>가 정말 얼마 안 남았어요. 자리가 얼마 없을 거예요. 꼭 보러 오셔서 좋은 작품 가슴에 품고 가시면 좋겠어요.

Q 만약 서른다섯의 '내'가 지금의 기사를 읽고 있다면

- 미래에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요? 음... "잘 지켜내주셨군요. 잘 지켜냈고요. 다행히 다치지도 않았네요. 다행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 추가로 덧붙이자면 "그리고 건강하게 잘 살고 있군요."라고 말할게요. 저는 늘 생각하거든요. 제가 그때까지 할 수 있을까 하고요. 이상하죠? 하하.

<아랑가> 속에서 웃고 울고, 아파하고 기뻐하는 아랑, 배우 박란주와의 인터뷰는 여기까지다. 백제의 태양 개로, 충신 도미, 그의 아내 아랑과 소년 사한, 백제의 국승이지만 비밀을 숨기고 있는 도림까지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뮤지컬 <아랑가>는 오는 4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8가길 85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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