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영리병원 제주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절차 돌입
국내 첫 영리병원 제주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절차 돌입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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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영리법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개원이 무산되고, 허가 취소 절차에 돌입했다.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 사진 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 사진 뉴시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4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지국제병원이 개원 시한인 오늘까지 문을 열지 않을 경우 허가 취소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는 내용을 중국 녹지그룹 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안 부지사는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12월 5일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받았고 의료법에 따라 3개월의 개원 준비기간이 부여됐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시작 준비를 하지 않아 오늘로 개원 기한이 만료된다”고 설명했다.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12월5일 내국인 진료제한을 조건으로 조건부허가를 받았다. 의료법에 따라 3개월(90일)이내 3월 4일까지 개원해야 했다.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이 3개월간 충분한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개원을 하지 않았다며 취소 절차에 돌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도는 5일부터 녹지국제병원측의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를 시작했다. 청문은 대학교수나 변호사, 공인회계사, 전직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선정된 청문주재관이 주재한다. 청문주재관이 청문을 통해 녹지국제병원이 개원하지 않은 이유 등을 듣고 '개원 연장' 또는 '허가 취소' 의견을 제주도에 제시하고, 제주도는 청문주재관의 의견을 토대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청문 절차가 한달 내외에 끝나는 것을 고려할 때 빠르면 이달 안에 최종 허가 취소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제주지사 =
원희룡 제주지사 / 사진= 제주도청 제공

현행 의료법 제64조(개설 허가 취소 등)는 ‘개설 신고나 개설 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하면 개설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제주도는 그간 영리병원 문제를 풀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지만 녹지국제병원 측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허가 취소 절차까지 이르게 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날 제주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해 10월 8일 제주도청에서 구샤팡 녹지국제병원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도는 공론조사위의 권고를 존중해야 한다. 비영리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달라. 우리도 정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과 해결법을 찾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구샤팡 대표이사는 “(영리)병원 개원 준비에 따른 비용을 이미 부담했으며 비영리로는 투자 유치에 영향이 있다”고 거부하면서 “허가 여부를 조속하게 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제주도는 지난해 10월 12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녹지국제병원 측에 공문을 보내 비영리병원으로 전환, 병원 건물의 매각 및 다른 용도 활용 방안 등을 검토해달라고 공식 요청했지만 녹지국제병원은 조속한 허가만 촉구했다고 밝혔다. 

조건부 허가가 난 이후인 올해 1월 15일에는 “녹지그룹이 혼자서 녹지국제병원을 밀고 나가기에는 경험도 없고, 운영할 수 있는 그것(능력)도 없다”면서 “더는 제주도와 만날 필요도 없고 소송을 통해 해결하겠다”며 제주도에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안 부지사는 “조건부 개설허가 전에는 제주도의 대안 마련 협의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고 조건부 허가 이후에는 병원 개원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았으면서도 개원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그간의 자세에 비춰 타당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27일에는 현장 점검을 위해 녹지국제병원을 찾았지만 협조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현지 관계자의 말을 들었다”며 “이 역시 개설 허가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처분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녹지그룹은 지난달 26일 "행정소송과 별개로 제주도의 개설허가를 존중해 개원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준비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며 "개원 시한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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