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포항이 술렁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포스코 출신 안동일 전 부사장을 현대제철 신임사장으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현대자동차 측은 현대제철 생산·기술 부문 담당 사장 직책을 신설하고 안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이 포스코 출신을 사장을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 사장은 1984년 포스코에 입사해 광양제철소장, 포항제철소장 등을 지냈다.
포항과 포항제철소 직원들은 실망하는 분위기다.
포스코의 한 직원은 “이건 좀 아니다. 간부였던 사람이 어떻게 경쟁사로 갈 수 있는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포항지역 사회도 "제철소장을 역임한 인력이 경쟁사로 옮긴다는 것은 또 다른 인력 유출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며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안동일 사장은 2015~2017년 3년간 포스코 양대 제철소를 이끌었다. 포스코가 스마트 고로를 도입하는 등 4차혁명 시대에 발맞추는 발전을 이뤄낸 시기다.
안동일 사장은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내부에서 적잖은 부담을 가지고 영입했기에 그에게 거는 기대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런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을 때 그의 자리보전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국내 대표 기업인 포스코와 신경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모든 제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일개 개인이 홀로 추진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포스코 노동조합은 '안동일이 간다고? 이게 포스코의 윤리냐? 비리임원 안동일은 배신자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비판하고 있다. 안 사장은 지난 2017년 포스코 기계정비 외주업체 대표 A씨로부터 시세보다 낮은 값으로 땅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이상한 땅 거래'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포스코노조와 포스코측은 아직 어떠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