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공시' 올해도 여전… 투자자·주주 업계불신↑
'올빼미 공시' 올해도 여전… 투자자·주주 업계불신↑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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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긴 황금연휴가 끝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려 투자자들과 증권 업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올빼미 공시란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주요 내용을 오랜 기간의 연휴, 즉 긴 휴장일을 앞두고 악재성 내용을 공시하거나 연휴 전 거래 마감 이후 올리는 공시를 뜻한다.

보통 주가를 떨어뜨릴 만한 악재성 공시를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어진 시기에 올려 주가 하락을 피하려는 의도로 사용되며, 올 설 연휴 직전인 1일에도 이런 현상은 이어졌다.

이날 또한 '실적악화' 공시들이 줄을 이었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일진전기는 장이 마감된후 오후 4시14분 지난해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전 사업연도보다 584% 악화된 142억60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진전기는 "우발 채무 발생으로 당기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진증권 역시 장 마감 후 악화된 실적을 공시했다. 이 회사는 전년 대비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6%, 당기순이익은 46% 줄어들며 반 토막 났다.

웅진은 자회사 웅진진씽크빅이 타법인 주식 양수 대금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1000억원을 차입했다고 공시했다. 총 단기차입금은 1900억원으로 늘었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6% 감소한 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SK에너지, KPX홀딩스, STX, 아세아시멘트, 성창기업지주, 삼양홀딩스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도 전년보다 악화된 실적을 장 마감 후 쏟아냈다.  

코스닥 상장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나스미디어는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장 마감 후 발표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했으며, 당기 순이익 또한 같은 기간 41% 줄어들었다.

나우아이비캐피탈 또한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 순이익 등이 모두 전년 대비 절반 수준도 안 되는 실적을 장이 닫힌 후 공시했다.

또 인트로메딕, NE능률, 버킷스튜디오, 동운아나텍, 모두투어, 이화공영, 서호전기, 아바텍, 한탑, 이노와이어리스, 디스플레이텍 등이 악화된 실적은 장 마감 후 발표했다.

메디포스트와 디엠씨는 각각 화장품사업부 양도와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메디포스트는 화장품사업부 셀리노에 양도한다는 공시를 이날 장 마감 후 밝혔다. 디엠씨는 보통주 49만2,958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내용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수많은 기업이 주가를 보존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주주들의 눈을 피해 악재성 공시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지연공시에 대한 고의성을 따지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제도권 내에서 규제하기는 불가능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한 올빼미 공시가 기업이 의도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며 "매년 연휴를 앞두고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올빼미 공시'에 시장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빼미 공시는 항상 반복해왔던 문제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기업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주주들을 통해 불량 공시 행태는 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이미지만 악화시킬 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는 게 경영진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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