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靑·與’ 부적절한 만남...적폐청산 끝?
‘이재용·靑·與’ 부적절한 만남...적폐청산 끝?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9.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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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끝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를 만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의 판결이 올해 안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삼성에 기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해왔다. 그러나 올 들어 한 달도 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두 차례 만났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낙연 국무총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포함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야권의 경제정책 무능이라는 비판에 ‘경제 회복’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어 삼성전자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올해 안으로 예상되고 있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오후 경기 화성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부회장에게 “혁신성장에 있어 벤처기업들이 중요하지만 대기업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많이 응원하고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면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도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 인사회에서 문 대통령과 만났다. 지난 10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삼성전자 수원공장을 방문했다. 이 총리가 취임 후 4대 그룹 중에서 직접 회사를 찾아가 총수를 만난 건 처음이었다.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을 또 만났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방북 수행원으로 참석한 것까지 감안하면 문 대통령과는 지금까지 4차례 만났다. 

재계에서는 정부와 여당 인사가 이 부회장을 만나는 것은 어쩔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많이 지적을 받는 것이 바로 경제다. 경제 틀인 투자와 고용에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삼성이다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연루자인 이 부회장을 만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해 433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재용 경영승계 뇌관이라 불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 오너들은 형을 마치거나 했다. 이 부회장 사건은 대법원에서 계류 중이다. 이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자라는 것은 현재진행형인데 이를 가장 비판하던 곳이 문재인 정부 아니냐”며 “충분히 부적절하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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