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기준금리를 연1.75%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한은은 24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갖고, ‘2019년 경제전망보고서’ 및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75%로 0.25%포인트 올린 이후 첫 번째 동결이다. 세계경제 성장률도 하향 전망을 띌 가능성이 높은 데다 국내 경기도 반도체 경쟁력 하락 등에 따라 하향세로 접어든다는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기존보다 0.1%포인트 내렸다. 시장에서도 앞서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해 11월 이후 대외 여건과 세계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이 다소 약화되고 있다"며 "수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 흐름 예상되지만 성장 전망 경로상 불확실성은 높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물가가 둔화한 것도 동결의 이유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하락,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 축소 등으로 1%대 초반으로 오름세가 둔화했다.
올해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 전망도 떨어졌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최근 세계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7%에서 3.5%로 내렸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지속하고 있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도 이번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올렸으나 올해 기준금리 예상 인상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낮췄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최근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협회 연례 빅쇼 이벤트에서 "글로벌 경기 하강이 발생하고 이것이 미국으로 퍼지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지막 인상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기 하강 전망이 높지만 한은은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이기 때문에 현재 기준금리 인하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며 "올해 예상되는 성장세도 지난해 수준과 같고 금융안정 리스크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