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파문’ 몽고식품 김현승 대표, 통행세ㆍ재산해외 도피 '의혹'
‘갑질 파문’ 몽고식품 김현승 대표, 통행세ㆍ재산해외 도피 '의혹'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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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현승 대표 해외재산도피 혐의 소환조사... 해외법인 세워 수십억 챙겨

운전기사 폭행 등 ‘갑질’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몽고식품이 이번엔 재산 해외 도피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다. 갑질 문제가 불거지자 몽고식품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국민 신뢰 회복에 노력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언행이 ‘공수표’라는 의혹의 눈초리에 휩싸이고 있다.

해외법인 세워 ‘통행세’ 수취 의혹
부산지검 외사부(유동호 부장검사)는 지난 8일 몽고식품 김현승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는 대외무역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재산국외도피, 관세법 위반 등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12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몽고식품 창원공장 강당에서 김만식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는 김현승 몽고식품 대표. (사진=뉴시스)
지난 2015년 12월,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몽고식품 창원공장 강당에서 김만식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는 김현승 몽고식품 대표. (사진=뉴시스)

법조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몽고식품이 미국에 간장 원료인 탈지 대두(콩) 수급을 대행해주는 법인 M사를 세우고 몽고식품의 탈지 대두 수입을 도맡아 처리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수년간 수수료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법인은 콩 수입을 대행해주고 몽고식품으로부터 콩 수입가격의 10∼15%를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세관은 김 대표가 콩을 직수입하는 대신 M사를 통해 콩 수입가격을 부풀려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수십억원대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세관은 김 대표의 혐의를 포착해 수사한 뒤 최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세관 조사결과를 토대로 김 대표에게 M사 설립 이유, 콩을 시세보다 높게 구입한 이유를 조사하고 몽고식품과 M사 회계장부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 김 대표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업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통행세 수취’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몽고식품 측은 김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몽고식품 측은 “김 대표 소유의 미국 현지 콩 수입대행법인은 안정적으로 콩을 수급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라며 “사전에 맺은 정상적인 계약에 따라 약정된 수수료를 준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오너리스크에 ‘휘청’한 100년 기업
‘몽고간장’으로 잘 알려진 몽고식품은 앞서 김만식 전 명예회장의 갑질 파문으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 2015년 12월, 한 언론을 통해 김 전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및 관리부장 등에 대한 폭행 등 갑질 파문이 보도됐다. 결국 김 전 회장은 일선에서 퇴진하고, 직원 폭행 혐의(상습폭행 및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폭행)로 약식기소돼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 때문에 몽고식품의 매출은 매출이 예전의 반토막으로 뚝 떨어지면서 1905년 창업 이후 최대 경영위기를 맞았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몽고식품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11.0%, 2014년 11.2%, 2015년 10%로 매년 10%대를 이어갔다. 그러나 파문이 있었던 2016년 시장 점유율은 8.2%로 하락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서도 몽고식품의 타격이 컸음을 알 수 있다. 몽고식품 매출은 2015년 477억 원에서 파문 이후인 2016년 439억 원으로 떨어졌다. 2015년 영업이익 8억원에서 2016년 영업손실 24억원을 기록했다. ‘오너리스크’에 100년 전통 기업이 휘청인 것이다.

갑질 파문 당시 몽고식품은 사과문을 통해 “명예회장의 불미스런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명예회장이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를 하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이번 사태에서는 몽고식품이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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