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2021년 재탄생…역사성 간직한 국가 상징광장·민주공간
광화문광장 2021년 재탄생…역사성 간직한 국가 상징광장·민주공간
  • 임인혜 기자
  • 승인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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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 광화문이 국가 상징, 민주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21일 광화문광장의 미래 청사진인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을 발표했다.  2021년 새로운 광화문을 향한 첫 걸음을 시작을 알렸다.

광화문광장은 역사성을 간직한 국가 상징광장·민주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취지다.   

당선작은 7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Deep Surface(과거와 미래를 깨우다)'이다. CA조경,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유신, 선인터라인 건축 등이 공동 수상했다.

기본 방향은 △광화문의 600년 '역사성'  △3·1운동부터 촛불민주제까지 광장민주주의를 지탱해 온 '시민성'  △지상·지하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보행성 회복'이다. 광장과 주변 도시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큰 그림이다.  

당선작은 시가 제시한 기본방향을 반영해 크게 세 가지 목표를 구현하고자 했다는 평가다.

주작대로(육조거리) 복원을 통한 국가상징축(북악산~광화문광장~숭례문~용산~한강) 완성, 지상·지하광장 입체적 연결을 통해 시민이 주인인 다층적 기억의 공간을 형성, 자연과 도시를 아우르는 한국적 경관의 재구성(북악산~경복궁~광화문)이다.

공간구상은 지상은 '비움' 지하는 '채움'이다. 경복궁 전면의 '역사광장'(약 3만6000㎡)과 역사광장 남측으로는 '시민광장'(약 2만4000㎡)이 조성된다.

지상광장은 질서 없는 구조물과 배치를 정리해 경복궁과 그 뒤 북악산의 원경을 광장 어디서든 막힘없이 볼 수 있다. 다양한 대형 이벤트가 열릴 수 있도록 비움의 공간으로 조성된다. 세종대왕상과 이순신장군상을 세종문화회관 옆과 옛 삼군부 터(정부종합청사 앞)로 각각 이전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지상광장 바닥에는 종묘마당의 박석포장과 촛불시민혁명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원형 패턴이 적용된다. 일부 바닥표면에는 조명을 설치해 독특한 야간경관이 연출된다. 

지상과 지하는 선큰공간으로 연결된다. 역사광장 초입부에 조성되는 선큰공간은 지하광장에서 지하철까지 이어진다. 방문객들은 북악산의 녹음과 광화문의 전경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역사광장과 만나게 된다. 단차를 활용한 테라스 정원은 휴식과 만남의 장소가 된다. 

광장과 맞닿아 있는 주변 건물도 광장의 일부분이 된다. 광장과 건축물 사이에 카페테라스, 바닥분수, 미니공원 등이 다양하게 조성된다. 건물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독창적인 경관도 창출된다. 광장과 건물 사이, 건물 옥상 등에 사계절 뚜렷한 경관을 연출할 다양한 수종을 식재해 북악산~경복궁~광화문의 도심 녹지축을 이어나간다.

승효상 심사위원장은 "당선작은 광장 지상 공간을 비워서 강력한 도시적 역사적 축을 형성하고 이렇게 비워진 공간에 다양한 시민활동을 담고자 광장 주변부 지하공간을 긴밀하게 연결해 지하도시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큰공간을 적절히 배치해 시민의 접근성과 공간의 쾌적성을 높였다"며 "현재 교통섬 같은 광화문광장이 주변 공간과 밀접하게 연결돼 시민의 일상적인 공간을 회복하고 역사도시 서울을 새롭게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팀에게는 기본·실시설계권이 주어진다. 시는 당선자와 설계범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뒤 2월 중 설계계약을 체결, 연내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준공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6가지 정책 방향도 내놨다.

시는 600년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광화문 일대 역사문화 자원을 재창조한다. 국가정사를 총괄하던 조선시대 최고 정치기구지만 일제강점기 때 훼손돼 그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돼버린 '의정부' 터 발굴을 연내 마무리한다. 세종문화회관과 그 일대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된다.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 세종로공원 부지를 활용한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을 검토한다. 

시는 '세종로 지구단위계획'을 연말까지 재정비해 북촌, 서촌, 사직동, 정동, 청계천 등 그물망처럼 연결된 역사도심공간을 광화문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재편한다. 광장을 중심으로 도심 지하공간을 단절 없이 연결해 보행권도 확대한다.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시민과 관광객이 편하게 걸어서 광장으로 올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광화문~시청~을지로~동대문에 이르는 4㎞ 단절 없는 지하 보행 네트워크가 완성된다.

시 관계자는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이 결정되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용산~고양 삼송) 등 광역철도 노선도 추가로 정차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이 보류됐지만 시의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 이후 광화문~경복궁~북악산을 연결해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장기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의 협력을 지속해간다.  

시는 일제강점기 때 훼손됐던 월대(月臺·궁전 건물 앞에 놓는 넓은 단) 상부 도로 이설을 위한 도시계획 절차를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월대 발굴조사가 착수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적극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 결과는 물론 그 과정도 시민이 주인이 되는 협치 프로세스가 추진된다. 지난해 7월 출범한 광화문시민위원회는 추후 기본, 실시설계 등 공간계획 수립과 운영방안 마련까지 조성 과정 전반에 주도적 역할을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 일대는 수도 서울 600년 역사의 국가상징 공간으로서 수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새로운 광화문 프로젝트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다음 세대에 자랑스럽게 물려주기 위한 기본 전제"라며 "다양한 주체가 조성 과정에 참여하는 모두의 광장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25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실에서 시상식을 열고 시청 로비, 광화문 해치마당 등 주요 공간에서 당선작을 비롯한 수상작 전체를 전시해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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