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에서 사장까지... '성공신화' 쓴 박정림 KB증권 대표
계약직에서 사장까지... '성공신화' 쓴 박정림 KB증권 대표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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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첫 여성 CEO, 경력 단절 위기 극복하고 승승장구 한 이유

한 해를 마감하는 지난해 12월, 증권가에는 ‘KB증권發’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KB증권 신임 대표에 박정림(55) 부행장 겸 KB증권 부사장이 내정됐기 때문. 박 신임 대표는 증권업계 역사상 첫 여성 CEO다.

박 신임 대표는 1986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석사 과정을 밟다 결혼을 하고 육아에 매달렸다. 경력이 단절될 뻔한 그는 어느 정도 육아를 마치고 새로운 길로 뛰어들었다. 1992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기 시작해 이후 다시 금융권으로 복귀했다. 조흥경제연구소, 삼성화재 등을 거쳐 2004년부터 KB국민은행에 합류했다.

박정림 신임 KB증권 사장. (사진=KB증권 제공)
박정림 신임 KB증권 사장. (사진=KB증권 제공)

박 대표는 능력을 인정받아 KB국민은행에서 승승장구했다. 시장운영리스크 부장, WM(자산관리)부문 본부장,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여신그룹 부행장, KB금융 WM 총괄 부사장·KB증권 WM 부사장을 역임했다.

박 대표는 임원급인 WM부문 본부장에 오를 때까지 매년 1년씩 계약을 연장하는 ‘계약직’의 삶을 살았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대표는 “임원이 되니 계약 기간이 2년으로 연장돼서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WM을 총괄하면서 국민은행의 펀드와 방카슈랑스 판매 실적이 경쟁 은행보다 더 좋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인정받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절반 이상 부행장이 바뀌었을 때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박 대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정통 증권맨이 아닌 그가 KB증권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지난 2017년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한 KB증권은 아직 제 자리를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말보다 실적으로 보여주겠다고 얘기한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증권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자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내는 게 올해 목표”라며 “1년 지나서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본인의 전문 분야인 WM에 가장 공을 들일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복합점포와 온라인 마케팅 두 축을 강화해, 국민은행과 KB증권 창구를 결합한 복합점포를 지속해서 늘릴 예정이다. 다양한 증권 상품을 은행에서 판매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법이다. 실제로 2016년 24개였던 복합점포는 지난해 말 65개로 늘었다.

박 대표는 “금융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고객이 편리하게 주식 투자나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갖추는 게 앞으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 여성CEO 박정림의 도전에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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