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것들의 역습, '먼지·플라스틱' 인체건강 적신호
'미세'한 것들의 역습, '먼지·플라스틱' 인체건강 적신호
  • 조나단
  • 승인 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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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와중에 국내 과학기술계는 2019 '핵심' 키워드로 환경을 꼽았다. 특히 미세 먼지와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1,2 순위로 지정할 정도다. 미세 먼지와 미세 플라스틱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를 두고 국내 과학기술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정리했다.

가장 큰 문제는 플라스틱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문제다. 미세 플라스틱의 유입 경로는 첫째로 '소금'이다. 그린피스와 김승규 인천대 해양학과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21개국에서 생산된 39종의 소금 중 36개 제품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소금에서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 평균 개수와 세계 평균 1인 하루 소금 섭취량을 곱하면 1인당 매년 약 20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소금 섭취를 통해 체내에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지난 2017년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24개 정수장 중 3개 정수장에서 수돗물 1ℓ당 0.2~0.6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고, 한강에서는 ㎥(t)당 1~2.2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국립환경과학원은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빈대학 필립 슈와블 박사 연구팀은 전 세계 8개국 사람의 대변 시료를 분석한 결과 전원 대변에서 10g당 평균 20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플라스틱병에 담긴 음료 또는 물을 마셨고, 비닐 포장된 음식을 섭취했는데, 참가자 전원 공통으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은 음료수병의 소재인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와 포장재, 가전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으로 밝혀졌다.

문제점은 미세 플라스틱이 체내 유입된뒤 벌어지는 일들이다. 몸속에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이 세포를 훼손하고 다른 물질의 독성을 증폭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은 제브라피시를 이용해 생체 내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입증했다. 줄무늬 열대어 제브라피시는 인체와 유사한 기관 구조를 갖고 있어 배아 관련 연구에 이용되는 어종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브라피시 체내에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이 배아의 난막을 통과해 그 안에 축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배아 기관 중 영양 공급 기능을 하는 난황에 주로 쌓였는데, 배아의 난황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발달장애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축적된 미세 플라스틱은 세포의 호흡과 에너지 생산을 담당해 ‘세포발전소’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될 경우 각종 질병의 발병 소지는 더욱 높아진다. 여기에 미세 플라스틱이 다른 약한 독성 물질과 결합 시 복합 작용을 일으켜 배아의 미토콘드리아를 망가트리는 등 급성 독성을 야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번째는 국민들이 바로 어제 아침, 오늘 아침, 내일 아침 겪고 있는 초미세먼지다. 그동안 미세 먼지가 호흡기 계통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지만, 초미세먼지는 뇌를 공격해 여러 질환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는 초미세 먼지(PM 2.5) 농도와 질병 등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2015년 한 해 동안 1만1900여 명이 초미세 먼지로 조기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5646명(47.4%)은 뇌졸중으로, 3303명(27.3%)은 심장질환, 2338명(19.6%)은 폐암으로 사망했다. 초미세 먼지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신체 내 '염증 반응 증가' '동맥경화증 악화'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등을 유발해 뇌졸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초미세 먼지가 우울증과 자살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은 최근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성인 26만5749명의 거주지별 주요 대기오염 물질 농도와 자살 발생률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초미세 먼지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자살률이 4.03배나 높았다.

초미세 먼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치매를 일으키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는 초미세 먼지가 코나 입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 폐·혈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동해 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영국 랭커스터대 연구팀은 인체의 뇌에서 유독한 대기오염 입자들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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