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 U+, 잇따른 ‘화웨이 스캔들’에 골머리
[기자수첩] LG U+, 잇따른 ‘화웨이 스캔들’에 골머리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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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회 부회장 “화웨이 어떤 국가에서도 보안문제 없어”... 누리꾼 “불매운동” 으름장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를 두고 LG U+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LG U+가 5G 통신장비로 화웨이 장비를 사용키로 한 가운데 ‘화웨이 스캔들’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서방을 중심으로 ‘화웨이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이번에는 유럽 지역의 한 고위 간부가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마저 발생했다.

화웨이 직원, 스파이혐의로 폴란드에서 체포
폴란드 공영방송 TVP 등은 11일(현지시간) 폴란드 정보기관이 바르샤바에서 화웨이의 중·북부 유럽 판매 책임자인 왕웨이징(王偉晶)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의 혐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화웨이는 왕웨이징을 “회사 평판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전격 해고했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왕징웨이가 체포된) 사건은 화웨이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웨이징은 베이징외국어대에서 폴란드어를 전공하고 2006년부터 폴란드 주재 그단스크 중국 영사관에서 근무하다 2011년 화웨이로 전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화웨이 지사에서 영업 및 홍보 업무를 맡았다.

왕웨이징은 해외에서 불법 혐의로 체포된 두 번째 화웨이 임직원이다. 지난달 1일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겸 재무최고책임자(CFO)가 미국 정부의 제재를 피해 이란과 몰래 거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현지 법원의 보석으로 석방된 적이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화웨이는 왕웨이징 개인 차원의 문제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미국 등 서방의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여 치명적인 악재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은 화웨이 제품이 중국 정부의 사이버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여기에 미 정부는 자국 내에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통신장비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 정부는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보이코트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결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5G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보이코트 방침을 밝혔다.

영국에서도 ‘007’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해외정보국(MI6) 수장에 이어 국방장관까지 나서서 공식적으로 화웨이 5G 장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화웨이 보이코트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체코 정부는 보안을 이유로 자국 공무원들에게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화웨이 향한 국내 시선도 차가워
화웨이 장비 사용을 두고 국내의 시선도 차갑다. 특히 누리꾼들의 반응은 격렬하다. 원래 누리꾼들은 각종 LG그룹 관련 기사에서 LG그룹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지난해 11월 구광모 회장이 고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LG 주식 상속세 9215억원을 신고하고 1차분 상속세 1536억원을 납부했다고 밝히자 누리꾼들은 ‘역시 LG’라며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우리 사회 의인들에 대한 ‘LG의인상’ 수여 소식이나 최근 ‘CES 2019’에서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롤러블 올레드 TV’ 관련 기사에서도 칭찬이 쏟아졌다.

하지만 거의 유일하게 LG가 욕을 먹는 부분이 바로 화웨이와 관련해서다. 화웨이 관련 각종 사건이 터질 때마다 ‘LG는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마라’는 댓글이 최다 추천 목록에 오른다. ‘불매하겠다’는 댓글도 많은 추천을 받는다.

이에 대해 LG U+ 측은 일단 도입된 화웨이 장비를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LG U+ 관계자는 “지역별로 선택이 되면 (다른회사 장비를) 사용하기 어렵다. 네트워크 플랜 상으로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회사 장비와의 혼용 가능성에 대해 “네트워크를 한 번에 걷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고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기자간담회 후 하현회 LG U+ 부회장은 화웨이 장비 논란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하 부회장은 “보안 문제는 화웨이 뿐 아니라 4개 업체(화웨이·노키아·에릭슨·삼성) 모두 완벽하게 검증돼야 한다”며 “화웨이는 전세계 170개국 이상에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고, 어떤 국가에서도 보안 문제가 제기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화웨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입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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