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0억 반포대전’, 현대건설·삼성물산 ‘한판 승부’... GS ‘다크호스’
‘8100억 반포대전’, 현대건설·삼성물산 ‘한판 승부’... GS ‘다크호스’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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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사업권 박탈'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 법원 판단 변수

건설사 ‘8100억 반포대전’의 신호탄이 올랐다. 전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다. 조합이 기존에 수주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을 상대로 최근 사업권 박탈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모처럼 나온 대형 공사에 시공 능력 평가 상위 8개 건설사가 모두 달려들었다. 이미 반포 1·2·4주구를 싹쓸이한 현대건설과 1위 삼성물산의 격돌이 예상된다.

반포주공아파트. (사진=뉴시스)
반포주공아파트. (사진=뉴시스)

돌아온 반포 재건축
14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에 따르면 최근 마감한 이 단지 재건축 시공사 재입찰에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1~8위 건설사가 모두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

3주구 조합은 2017년 말부터 시공사를 선정하려 했지만 현산만 입찰에 참여해 두 차례 유찰됐다가, 지난해 7월 조합원 총회를 통해 현산이 재건축 시공사로 정식 선정됐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2017년 11월 1차 입찰 제안과 2018년 4월 수의계약 제안이 많이 달라졌다”며 시공사 선정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진통을 겪었다.

결국 세부 사항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조합과 현산 간 이견이 발생했고, 조합은 지난 7일 임시총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현산) 시공사 선정 취소의 건’을 가결했다. 현산을 재건축 시공사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당시 3주구 조합이 현산과 단독 계약을 맺게 된 배경에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영향이 컸다. 이는 재건축에서 발생한 초과 이익의 최고 50%를 조합이 국가에 내는 것이다. 3주구 조합이 시공사로 현산을 선정한 시기는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로 인해 건설사들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잔뜩 움츠러들었던 때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일감이 끊긴 건설사 입장에선 총공사비 8100억원대의 일감과 ‘강남’이라는 입지가 가진 무형의 홍보 효과까지 ‘두 마리 토끼’를 놓치기 힘들어 보인다.

현대 싹쓸이 vs 삼성 귀환
시공권을 두고 가장 유력한 회사로는 먼저 현대건설이 꼽힌다. 이미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1·2·4주구에 이어 3주구까지 현대건설이 맡게 되면, 이른바 ‘싹쓸이’를 통해 추가적인 이익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일대를 ‘현대타운’으로 만들어 무형의 ‘시너지 효과’까지 노릴 수 있게 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단은 적극 추진하겠다”면서도 “7개사나 의사 타진해서 최종까지 할지는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삼성물산의 참전 여부다. 삼성물산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바로 옆인 세화고 건너편 ‘래미안 에스티지’로 인근 주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이후 3년 넘게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삼성의 귀환’을 위해 적당한 일감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재건축 시장에서 강세를 띠고 있는 GS건설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지난해 말 GS는 현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8천억원대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3파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법원, 누구 손 들어줄까
이번 입찰의 향방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번 재입찰 자체가 무효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 자격을 박탈당한 현산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산은 사업권 박탈에 불복해 이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예정이다. 손해배상 청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산 관계자는 “시공사 지위 박탈 결정에 대한 법적 공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8100억 반포대전’의 향방은 일단 법원의 결정을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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