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농성’ 파인텍, 426일 만에 노사 합의
‘굴뚝농성’ 파인텍, 426일 만에 노사 합의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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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노조원 굴뚝서 11일 오후 내려올 예정

굴뚝농성과 사측의 강경발언 등 극한 대치로 치닫던 파인텍 노사가 426일 만에 극적으로 11일 오전 협상을 타결했다. 사측은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고 파인텍의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대표를 파인텍 대표로 임명하는 노조의 요구사항을 전격 수용했다. 굴뚝농성자들은 이날 오후 소방 당국 도움을 받아 땅으로 내려올 예정이다.

파인텍 홍기탁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이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 (사진=뉴시스)
파인텍 홍기탁 전 지회장, 박준호 사무장이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 (사진=뉴시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강민표 파인텍 대표,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등은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20시간이 넘는 교섭 끝에 이날 오전 7시45분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노사가 공개한 합의문에 따르면 파인텍 대표이사를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김세권 대표가 맡기로 했다. 대신에 노조는 모회사의 직접 고용을 포기했다. 노사가 서로 한발씩 물러나면서 타결에 이른 것이다.

이밖에도 노사는 올 7월 1일부터 공장을 정상가동하고 조합원 5명을 업무에 복귀시키기로 했다. 파인텍 노동자의 고용기간을 2019년 1월부터 최소 3년간 보장하고, 6개월간 유급휴가로 임금을 100% 지급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또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올 4월 말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기본급은 ‘최저임금(8350원)+1000원’으로 하고 회사는 노조에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노사는 민형사상의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하고, 노조는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고 시설물과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김세권 대표는 “그 동안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합의는 원만하게 한 것 같다. 염려해주셔 고맙다”고 말했다. 차광호 지회장은 “가장 원했던 스타플렉스 직접고용은 따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합의안에 부족한 점이 있지만 굴뚝에 있는 동지들과 밑에서 단식하는 동지들 때문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늘 합의가 향후 좀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굴뚝농성을 진행중인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박준호씨는 이날 오후 중 굴뚝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두 사람은 75m 높이 굴뚝에서 426일째 농성하며 단식을 진행했다. 파인텍 노조 관계자는 “건강이 좋지 않아 소방당국의 도움을 받아 오후 중에는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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