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두 경제비평] 2019 CES에 비친 인류의 미래 " AI, 30년 후 인간 지성 넘어선다"
[이원두 경제비평] 2019 CES에 비친 인류의 미래 " AI, 30년 후 인간 지성 넘어선다"
  • 이원두 고문
  • 승인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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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는 자동차를 비롯한 고전적인 제조업체까지 몰려들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상업적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기술발달에 따른 인간자체, 인류 자체가 어디까지 또 얼마나 변모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며 이는 IT로 대변되는 기술발전이 중요한 변곡점에 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이 외국 IT기업 또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부문과 연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에 대한 방증이다.

기술혁신 변곡점에 선 CES

지난 30년간의 기술발전 속도는 과거 어느 시대보다 빨랐다. 스마트 폰은 30년 전의 슈퍼컴퓨터보다 성능이 앞서 있으며 80년대 말에 보급되기 시작한 인터넷을 통해 인류는 사이버라는 새로운 공간을 개척했다. 2003년 인간 게놈을 완전 해독함으로써 유전자 공학, 생명 공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미 국립 보건연구원(NIH)에 따르면 한 사람 분의 인간 게놈 해독 코스트가 (완전해독이 이루어지기 직전이던)2001년에는 9천 500만 달러였으나 지금은 1천 100달러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대중화 되었다.

이런 변혁 속에 열린 이번 CES의 키 워드는 ‘5G’라는 한마디로 표현이 가능하다. 5G 네트워크 없이는 자율주행 차, 증강현실(AR), 원격의료 수술, 로봇. 인공지능(AI)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5G는 단순히 4G의 뒤를 잇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 감각을 초월한 기술이다. 인간 감각(신경자극에 대한 뇌의 반응)의 반응 속도가 0.01초인데 반해 5G는 0.001초로 10배나 빠르다. 이른바 초저지연성을 자랑한다. 기술이 인간의 ‘소프트 영역’을 능가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 아바타도 눈앞에

5G와 AI가 결합하여 연 새로운 세계가 바로 로봇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보는 이가 많으나 실은 착실한 진보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 대학은 연령별 감성을 나타낼 수 있는 로봇 개발에 성공했으며 뉴질랜드 은행 창구 상담 로봇은 고객 감정 상태에 따라 대응을 달리 할 정도이다. 이런 속도로 발전한다면 20년 뒤에는 원격지에 자신의 아바타로 모든 작업을 수행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G의 원격의료 수준이 아니라 의사의 아바타 로봇이 직접 현지에서 수술에 나설 수 있음을 뜻하는, ‘5G+AI’로 기대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30년 뒤인 2050년에는 AI가 인간 지능을 앞지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파크MGM호텔에서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이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an Even Better Life)’을 주제로 ‘CES 2019’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파크MGM호텔에서 LG전자 CTO 박일평 사장이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an Even Better Life)’을 주제로 ‘CES 2019’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뇌와 뇌. 뇌와 기계 네트워킹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금까지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던 ‘뇌 과학’의 혁명적인  발전이다. 일본의 니케이 신문 신년 특집에 따르면 미국 UC 샌디에고 의 앨리슨 무오토리 교수팀은 iPS세포(유도 만능성 줄기세포)로 인공 뇌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배양액 속에 잠긴 5mm 정도 크기의 ‘흰 물체’에서 수태 후 25~38주 태아 뇌와 비슷한 뇌파를 확인, 교수 자신이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교토 대학팀이 2007년 iPS세포 제작에 성공한 지 꼭 10년 만에 올린 성과다. 미국 워싱턴 대학과 카네기 멜론 대학 연구 팀이 세 사람의 뇌를 특수 헤드기어로 연결, 뇌파를 통해 테트리스(TETRIS:1985년 모스크바의 알렉스 파지노프가 만든 초기 컴퓨터 게임)와 비슷한 게임을 공동으로 꾸려나가게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 바로 3개월 전이다.

 5G와는 동떨어진 한국현실

뇌 과학의 발달은 또 다른 문제와 과제를 제시한다. 즉 뇌와 기계, 뇌와 뇌를 연결하는 새로운 네트워크의 현실화이다. 이 부문 연구의 선구자인 미국 듀크 대학교 미게일 니콜레리스 교수는 ‘뇌와 뇌가 서로 대화가 가능해진다면 인간에게 언어조차 무의미해 질 수 도 있다. 30년 뒤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100억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과밀 상황에서도 ‘뇌와 뇌, 뇌와 기계의 네트워킹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하여 인간의 커뮤니케이션과 지적 탐구의 속도와 범위 역시 그 만큼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간의 감각 기능을 능가하는 5G를 키워드로 기술 변혁의 변곡점에서 막을 올린 CES는 인간의 감성뿐만 아니라 지성 역시 30년 뒤엔 AI에게 추월당할 것이라는 예언을 함축하고 있다. ‘인간의 정의는 기술 발전에 따라 변 한다’는 오사카 대학 로봇 프로젝트 팀의 리더인 이시쿠로 히로시 교수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이 ‘내 자신, 인간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물음에 대해 우리는 자신 있는 답변을 준비하고 있는가?

기술 발전, 또는 진화로 인간 사회의 시스템이 바뀌려는 이 상황에 대응할 준비나 자세가 갖추어져 있는가? 최저임금, 주휴 수당, 공정 경영을 둘러 싼 논쟁과 갈등 그리고 빈번하게 일어나는 기업 압수수색이 우리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2050년 인간이 AI에게 추월당하는 시대에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심각하게 되돌아보기를 ‘19 CES는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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