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 상장폐지 위기…최대주주 무자본 인수합병 해명 못해
경남제약 상장폐지 위기…최대주주 무자본 인수합병 해명 못해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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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 '레모나'로 유명한 제약회사 경남제약이 주식시장에서 쫓겨날 처지가 됐다. 회계장부를 조작한 데다가, 회사 주인 자리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 건데, 소액주주가 5000여 명이 넘어서 반발이 만만치 않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4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경남제약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의 상장규정에 따라 15영업일 이내인 다음달 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와 개선 기간 부여 여부 등을 최종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M&A, 즉 기업 인수·합병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남제약의 상장폐지 위기에 소액 주주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경남제약의 소액주주는 5252명으로 808만3473주(71.86%)를 보유하고 있다.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은 새로운 경영진에 대한 경영 신임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는 등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자금난에 처한 경남제약에 투자한 새 최대주주 측이 외부에서 빌려 온 자금으로 이른바 무자본 인수합병을 했다는 의혹을 해명하지 못한 게 결정적 원인이다. 

앞서 이희철 전 회장은 분식회계 등의 혐의를 받아 지난해 2월 구속기소됐다. 경남제약은 올해3월2일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경영개선 계획서 제출을 통해 6개월간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경남제약 경영진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과정에서 KMH아경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 공개매각 인수합병(M&A)를 진행하려 했으나 최대주주 및 소액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은 올해 8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을 차지했다. 이후 회사 매각을 추진해왔다. 당시 경영 신임서에 서명한 소액주주는 120여명이며 지분율은 약 15%(약 180만주)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횡령·배임으로 수감 중인 이희철 전 회장(11.83%)과 최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12.48%) 보다 많은 지분율이다. 거래 정지 당시 주가 기준 경남제약의 시가총액은 2116억원이다.  

5000여명이 넘는 경남제약 소액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애꿎은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게 됐다는 항의가 이어졌다. 회사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수조 원대 고의 분식회계 결정에도 상장폐지를 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례와 비교하며,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경남제약 주식 게시판에는 똑같은 분식회계인데 누군 살리고 누군 죽이고, 왜 결과가 다르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가 돼서 오늘(15일) 하루 종일 이슈였다. 

앞서 지난 3월, 한국거래소는 분식회계와 경영권 분쟁 등을 이유로 경남제약의 주식거래를 정지시켰다.

경남제약은 오는 월요일에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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