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위험’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 시공사 남광토건 부실시공 논란 확대
'붕괴위험’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 시공사 남광토건 부실시공 논란 확대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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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인 남광토건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인 남광토건

서울 삼성의 15층짜리 대종빌딩이 붕괴위험에 노출돼 서울시가 긴급조치에 나섰다. 긴급안전진단에서 최하 등급, 그러니까 붕괴 위험 진단을 받았다. 준공 30년도 안된 대종빌딩이 붕괴 위험에 노출되면서 ‘부실시공’ 논란이 제기됐다. 시공사는 남광토건의 전신인 남광토건사다. 남북경협의 훈풍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던 남광토건은 대종빌딩 부실시공 논란으로 이미지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대종빌딩 내 상업시설의 인테리어 시공을 하던 업자로부터 11일 오후 신고를 받고 강남구청과 함께 긴급 점검을 한 뒤 12일 입주자들을 모두 퇴거시켰다.

1991년 준공된 해당 건물은 업무시설로 쓰이고 있다. 지하 7층, 지상 15층 규모에 연면적이 1만 4000m²에 달한다. 준공된 지 27년째이다. 

이 건물은 지난달 말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2층에서 4층까지 떠받치는 중앙 기둥 안쪽 철근에서 시멘트가 상당 부분 떨어져 나간 것이다.

올해 6월 전까지는 관련법상 의무 점검 대상 건물이 아니어서, 사실상 건물주 자율로 육안 수준의 점검에 맡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시의 안전 점검 결과, 해당 건물 내부의 중앙 기둥 단면이 20% 이상 부서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둥 안의 철근 등에서 구조적인 문제도 발견됐다.  당초 설계는 사각기둥인데 실제 시공은 원형기둥으로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원형기둥은 사각기둥에 비해 하청을 떠받히는 힘이 약하다. 무엇보다 콘크리트조차 부식되어 철근이 그대로 노출된 것을 비춰볼 때 부실시공이라는 의혹이 힘을 얻고 있다.

시는 구조물을 보강하는 등 응급조치를 했다. 전문가 조사 결과 이 건물은 사용금지 등이 요구되는 E 등급(안전등급 최하등급)으로 추정됐다.  

이날 현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밀진단을 신속히 진행해 철거 여부를 판단하고 입주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한 뒤 퇴거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라고도 당부했다.

곧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인된 이 건물에 박원순 시장까지 찾아서 신속한 대처를 주문했다. 정작 현장에는  아침부터 종일 사람들이 드나드는 등 통제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상태로 노출됐다.

30년도 안된 건물이 붕괴 위험에 노출되면서 시공사인 남광토건에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광토건은  1947년 부산에서 설립된 남광토건사이 전신이다. 이 회사는 한국전쟁 이후 전후복구 사업에 뛰어들며 빠르게 성장했다.

1954년 남광토건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1964년 사옥을 서울로 이전했다.  사업영역을 건축, 토목, 플랜트 등으로 확대했다. 1976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해 카이바도로를 만들었다. 그해 12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종합건설업 면허는 1976년 취득했고 이듬해 국내 도급 시공능력 7위 건설사로 빠르게 성장했다. 1982년에 해외건설 10억불 탑을 수상했다.

1985년엔 동호대교를 준공해 건설 관련 대통령상(산업포상)을 받았다.  1986년 호남고속도로, 1992년 부산도시고속도로 건설에도 참여했다. 1986년 12월 쌍용건설에 편입됐다. 초고층 빌딩과 오피스텔 등으로 건축 영역을 확장했다. 대종빌딩 준공 연도가 1991년으로 이 시기와 겹친다. 1996년엔 업계 최초로 한강 하저터널을 준공했다.

1998년 쌍용그룹 구조조정으로 첫 번째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에 돌입했다. 4년 만인 2002년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2003년 쌍용그룹에서 분리됐다. 2005년 아파트 브랜드 ‘하우스토리’를 출시했다. 2007년 10월 대북사업에 진출했다. 2008년 6월 대한전선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하지만 건설업 불황으로 2012년 8월 다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2013년 대한전선 (1,020원 상승15 1.5%) 계열에서 분리됐다. 2016년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받았다.

올해 남광토건 시공능력 평가액은 2803억원으로 업계 97위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 883억원, 영업이익 1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표이사는 지난해 8월 선임된 김종오 부회장이다.

남광토건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잇단 구조조정으로 현재 남광토건에 남아있는 임직원들 중에서 대종빌딩 준공에 참여한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재 남광토건 최대주주는 지분 22.39%를 보유한 비상장사 세운건설이다. 봉명철 회장이 1995년 설립한 세운건설은 2012년 이후 남광토건을 비롯해 금광기업, 극동건설 등 중견 건설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M&A로 사세를 키운 세운건설이 인수 전 회사의 부실 책임론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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