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톱텍 거래정지 투자자 '혼비백산'...삼성디스플레이 기술유출 혐의
한국거래소, 톱텍 거래정지 투자자 '혼비백산'...삼성디스플레이 기술유출 혐의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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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삼성디스플레이 기술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톱텍에 대해 거래정지 결정을 내렸다. 톱텍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톱텍은 올초 4만원을 웃돌던 주가가 7000원대까지 폭락했다.  외국인, 기관과 달리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빚을 내 매수해 오고 있던 차에 거래정지됐기 때문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톱텍에 대해 방 모 사장 등 임직원 3인의 배임 혐의와 관련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인지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거래를 정지시켰다. 한국거래소는 수원지방검찰청의 공소장을 확인, 임직원 3인의 배임 규모가 155억 9700만원으로 자기자본의 4.67%에 달한다고 밝혔다.

앞서 수원지검 형사 1부(부장검사 김욱준)는 ‘산업기술 보호와 유출방지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톱텍 사장 등 관계자 11명을 기소했다. 

톱텍이 중국에 유출한 기술은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OLED 패널 3차원(3D) 라미네이션(Lamination)’ 관련 설비 사양서와 패널 도면이다. 이 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톱텍 방 사장 등은 중국 수출을 위해 설립한 모 협력업체에 해당 기술을 유출하고 일부 자료는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다. 

이에 대해 톱텍의 입장은 다르다. 톱텍 관계자는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에 중국 고객사로의 수출 사실을 사전에 설명한 다음 (이번에 문제되는) 곡면 합착기를 수출했다"면서 "합착기는 톱텍의 기술로 제작된 설비로, 그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산업기술 내지 영업비밀 자료들을 중국에 준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톱텍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인지 여부를 심사할 계획이다. 

문제는 톱텍의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해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톱텍은 3분기까지 흑자를 내고, 멀쩡히 돌아가는 회사다 보니 대다수 증권회사가 신용융자를 허용하고 있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일정 증거금(신용거래보증금)을 받고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톱텍 신용융자는 최근 급증 추세였다. 연이틀 20%대 폭락을 기록하고 난 뒤인 전날(3일)은 전체 거래량 345만4831주의 절반 이상인 190만781주가 신용 매수였다(상환은 167만8292주). 

11월 12일만 해도 신용융자 잔고율은 2.69%였는데, 3일 기준으로는 3.62%로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잔고율은 전체 주식 중 신용을 통해 매수돼 있는 규모를 말한다. 톱텍 시가총액(2822억원)을 고려하면 개인이 신용으로 매수한 규모는 총 10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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