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롯데카드 매각을 시작으로 '금융업 철수' 공식화
롯데그룹, 롯데카드 매각을 시작으로 '금융업 철수' 공식화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8.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그룹이 롯데 카드를 시작으로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업 지분매각에 들어간다,

롯데그룹이 금융업 철수를 공식화 했다.

롯데카드 남대문 본사사옥 (자료제공 = 롯데카드)
롯데카드 남대문 본사사옥 (자료제공 = 롯데카드)

27일 롯데그룹은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매각을 공식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내부적으로 매각 방침을 확정하고 해당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매각 프로세스 등을 설명했다. 

다만 일본 주주들이 많이 포진한 롯데캐피탈에 대해서는 시간을 갖고 매각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 준수를 위해 롯데카드·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변경키로 했고,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회사 이외의 지주회사는 지주사 전환 또는 설립 2년 이내에 금융 관련 회사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금융계열사인 손해보험·카드 등을 모두 처분할 예정이다.

롯데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최적의 인수자를 신중히 검토해 선정하겠다. 롯데와 전략적 방향을 같이하면서 롯데 임직원을 보호하고 존중할 인수자를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그룹이 가장 먼저 매물로 내놓은 곳은 롯데카드다. 롯데카드 매각을 위해 최근 대표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법률자문은 김앤장법률사무소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롯데그룹이 금융회사 지분을 롯데물산에 넘기고 롯데물산의 롯데케미칼 지분을 받는 `내부 지분 교환설`도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금융계열사를 직접 시장에서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롯데카드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잠재 매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우리금융지주 등이 롯데카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카드는 올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해 롯데그룹 내 금융계열사 중에서 경영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와 여당이 최근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도록 카드사들을 압박하면서 신용카드업의 매력이 급격히 낮아졌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신한금융그룹의 ING생명 인수 등으로 국내 매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해외 자본에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반면 롯데캐피탈은 아직 매각 대상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고 있다. 일본 주주들이 많다는 점과 현재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각 후순위로 밀렸다는 평가다.

 롯데캐피탈의 이익 증가세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2015년 말 871억원, 2016년 말 1055억원, 2017년 말 11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서도 롯데캐피탈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986억원)보다 2.7% 감소했지만 95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카드와 롯데손보를 인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기업은 아직 없지만 인수희망자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기업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

 

한편, 이처럼 매각이 공식화한 직후 내부에서 고용불안 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자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CEO가 직원들에게 당부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사내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외부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매우 초기단계"라며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날지 판단하기엔 섣부른 단계"라고 전했다. 

또한 "임직원 삶이 불안해지지 않을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가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 / 롯데손해보험 홈페이지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도 이날 오전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대주주와 그룹 지주사에서 장기적인 관점을 보고 그룹 외부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면서 "지금은 최적의 인수자를 찾는 것이 중요할 때"라고 전했다. 

이어 "임직원 삶이 불안해지지 않을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동원하겠다"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순간까지 제기될 근거없는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잡아달라"고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