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혁신기업 자금공급...자본시장 담당"주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혁신기업 자금공급...자본시장 담당"주장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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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특례상장 1호 기업 방문…자본시장 혁신과제 현장간담회 개최
자본잠식+적자 불구 고평가 의혹 제기된 셀리버리 방문 간담회 부적절 의견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 뉴시스)

"기업의 자금공급은 은행과 자본시장이 상호 보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리스크가 큰 창업·성장 단계에 있는 혁신기업의 자금공급은 주로 자본시장이 담당해야 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 DMC타워에 위치한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 셀리버리에 가진  '자본시장 혁신과제 현장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현장간담회에는 금융투자회사, 유관기관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 기업금융시장은 은행과 정책금융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고 자본시장은 그 역할이 부진했다"며 "민간 자금 중심의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다양한 투자자 보호 규제와 사전적 영업행위 제한 등으로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인식 하에 금융위는 지난 1일 당정협의를 통해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며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체계 전면 개선 ▲혁신기업 전문투자자군 육성 및 기관투자자 역할 강화 ▲상장·회수제도 개선 ▲증권회사의 중개 기능 강화 등 4대 전략과 12개 과제를 소개했다.

그는 "이렇게 사전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대신 사후규제는 강화해 투자자보호도 내실화할 계획"이라며 "위법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자본시장법 전반에 도입해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 금융투자업자에게는 피해금액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조치와 중지명령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이날 방문한 셀리버리는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 기술(TSDT)을 바탕으로 파킨슨병 치료제(iCP-Parkin)를 비롯한 단백질 소재 바이오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라이센스아웃(기술수출)을 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상장 주관 증권사의 추천이 있으면 이익 여부와 상관없이 상장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한 성장성 특례상장제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1호 기업이다.

최 위원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은 장기간 모험자본이 필요한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분야"라며 셀리버리와 같은 제약·바이오 분야의 혁신기업 성장에 자본시장 역할이 더욱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은 미래 먹거리로서 매우 중요한 신산업"이라며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13.6%에 달하는 수출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최근 3년간 신약 기술수출은 33건, 계약규모는 10조4000억원에 달하는 등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에 금융당국은 투자자를 보호하면서도 연구개발에 대한 회계처리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도록 지난 9월 '연구개발비 회계처리를 위한 감독지침'을 제시했으며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 지침에 따른 재무제표 재작성 과정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상장유지요건 특례를 올해 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를 통해 기술성이 있고 연구개발 투자가 많은 기업들은 4년간 영업손실이 발생하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신약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상장기업들이 매출액 요건 등 상장유지요건 충족을 위해 비주력사업을 병행하는 등의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로 인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회계 투명성이 제고되고 회계처리와 상장유지 여부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셀리리버에 대한 특혜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코스닥 성성평가 특례상장한 셀리리버는 적자와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기업가치를 2000억원으로 평가한 것이다. 

셀리버리는 단백질을 세포 안으로 투입해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인 'TSDT'를 앞세워 상장에 나섰다. 셀리버리가 개발중인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은 지난해 미국 마이클제이폭스재단이 주관하는 연구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셀리버리는 그동안 일동제약과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 공동개발, TSDT 플랫폼을 이용한 치료후보물질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냈다. 

또 지난해 8월 글로벌 제약회사와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 기술이전을 위한 협상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일동제약, DB금융투자, 에스비아이인베스트먼트, 플래티넘기술투자로부터 투자를 받는 등 개발중인 기술의 잠재력에 대해선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벨류에이션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셀리버리는 그동안 꾸준히 적자를 기록한데다 올해 상반기까지 자본잠식이 이어졌다.

지난 7월 전환상환우선주 114만3678주의 보통주 전환으로 자본잠식이 해소됐다. 하지만,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위험요소는 여전하다는 것.

향후 기술이전 계약 체결 가능성과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 전망에 따라 셀리버리에 대한 평가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셀리리버에 방문해 혁신기업의 자금 공급을 자본시장이 담당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증권업계 일각에서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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