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본금 1천만원 회사, 코스닥 상장사 에스엔피월드 500억원 CB 매입
[단독] 자본금 1천만원 회사, 코스닥 상장사 에스엔피월드 500억원 CB 매입
  • 한국증권신문 기자
  • 승인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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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엔피월드 157% 수상한 폭등...M&A 공시 직전 금등 '작전세력 개입설'증폭
11월 2일 500억원 CB발행 결정...11월 7일 최대주주 사모펀드 키스톤엔젤스 변경
無사무실 자본금 1천만원 피앤엠씨가 CB납입자금 500억원 자금출처 '의심'확산

 

피엔엠씨는 송파구 문정동 소재 아파트형 공장 내, 소호사무실에 주소만 올린 자본금 1,000만 원짜리 페이퍼컴퍼니였다. 해당 아파트형 공장 전경(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코스닥 상장기업 에스엔피월드(263920)가 국내 증시 침체기에 157% 수상한 급등을 하면서 금융당국에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11월 에스엔프월드는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사모펀드 키스톤에쿼티(대표 정기상)이 운용하는 키스톤엔젤스사모투자합자회사(대표 현상순)이 최대주주가 됐다. 키스톤엔젤스는 경영참여와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에스엔피월드의 지분 51%(7,876,580주)를 매입했다. 취득자금은 341억원이다. 

키스톤엔젤스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500억원 규모의 전환차채(CB)발행이 결정된다. CB를 매입하는 기업은 피엔엠씨(대표 김태형)이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1천만원이다. 김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18일 <한국증권신문>은 에스엔피월드의 수상한 급등과 피엔엠씨가 CB매입 과정에 발생한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투자자의 위험을 경고한바 있다. 

에스엔피월드의 행보는 심상치  않다. 상장한 지 1년 3개월만에 키스톤에 매각했다.

지난 11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엔피월드의 최대주주인 전동걸 대표 등은 ‘키스톤앤젤스제1호투자목적회사’(이하 키스톤앤젤)에 보유 지분 51%(401만7056주)를 매각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금액은 341억4500만원이다.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8500원이다. 계약체결일(11월 1일) 에스엔피월드의 주가가 661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약 25% 정도 얹어 인수가격을 책정한 셈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키스톤앤젤은 에스엔피월드의 지분 51%를 가진 최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전 대표 등은 지분을 모두 매각하진 않는다. 전 대표의 경우 지분을 7% 정도 남기게 된다.

이번 거래가 최종 마무리되는 시점은 다음달 17일이다. 에스엔피월드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키스톤앤젤도 임시 주총일에 전 대표 등 지분 매각자들에게 대금을 치를 계획이다.

전 대표는 경영권 지분(구주) 매각과 동시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각각 500억원, 70억원씩 총 57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증자와 CB 발행 대상자는 각각 와이앤케이인베스트먼트, 피앤엠씨다. 대금 납입일은 모두 다음달 21일이다.

와이앤케이인베스트먼트의 경우 2014년 7월 설립된 기업경영자문업체다. 박혜숙 대표가 이끌고 있다. 자본금 규모는 500만원에 불과하다. 씨앤원컨설팅그룹의 최대주주이다.

CB 인수예정자인 피앤엠씨는 김태형 대표가 이끌고 있는 경영자문업체다. 지난 3월 설립됐다. 자본금은 1000만원에 불과하다. 사무실도 소호사무실을 이용하고 있다. 실제는 사무실에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회사의 사내이사 중 한명이 코스닥상장사 리드의 구명준 대표라는 점에서 관심이다.

향후 피앤엠씨가 에스엔피월드 CB를 전환하게 되면 1006만362주(전환가액 4970원 기준)를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키스톤은 경영권을 빼앗기는 셈이다.

수상한 M&A와 주가 급등

증권업계는 키스톤과 피엔엠씨의 관계에 주목을 보이고 있다. 에스엔피월드 전 경영진-키스톤-피엔엠의 삼각 커녁션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채권 등에 운용하는 펀드. 고수익기업투자펀드이다. 키스톤이 경영프리미엄까지 주고 매입한 에스엔피월드의 경영권을 1년여 후에 피엔엠에 빼앗기는 비즈니스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500억원의 CB매입자금을 납입해야 할 피엔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설립일이 1년도 안 된 자본금 1천만원에 無사무실 상태인 페이퍼컴퍼니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호재만 쫓아갔다면 투자자들에 무덤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에스엔피월드가 지난 2일, 500억 원 규모 제1회 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대상은 페이퍼컴퍼니로 지목된 주식회사 피앤엠씨였다.(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투자 경고...최대주주변경, CB 500억 원 발행 공시

한국거래소가 에스엔피월드를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최대주주 변경 공시에 이어 14일 CB 납입일과 만기일 등, 일정 조정 관련 정정 공시를 했다

이달초 에스엔피월드는 피앤엠씨(김태형 대표)를 상대로 5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한다. 만기이자율은 5%이다. 피엔엠씨는 자본금 1천만원이며, 김 대표가 100%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B의 발행목적은 운영자금과 타법인 주식취득자금 활용을 위한 것.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400억원의 용도와 관련하여 취득대상이나 취득시기는 현재로선 구체적 확정 사황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100억원은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지난 14일 CB발행 결정과 관련 2021년 12월 21일에서 2022년 1월 8일로 변경한다. 전환에 관한 청구기간 시작일도 2019년 12월 22일에서 2020년 1월 9일로 변경된다. 임시주총이 늦어선 탓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11월 12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2월 20일 임시주총을 열기로 한다.

증권업계는 피엔엠이 CB 매입자금 500억원에 대한 출처에 대해 의심을 제기한다. 자본금 1천만원 기업이 자본금의 500배나 되는 500억원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만약 CB매입이 완료된다고 해도 자금 출처에 대한 의심은 여전 남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 국세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은 피앤엠씨가 납입한다는 CB 자금 500억 원의 출처에 관심을 갖고 있다(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본지 취재진 확인 결과, 피앤엠씨는 송파구 문정동 소재 아파트형공장 내에 위치한 소호사무실에 주소만 올려두고 실제는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용어로 일명 『오픈 데스크』이다. 룸을 임대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주소만 올리고 공동의 공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앤엠씨는 소호사무실에 주소만 올린 형태였다. 해당 사무실 내부전경.(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소호사무실 관계자는 “이곳에 김 모 대표는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면서 “룸을 임대할 경우 비용이 훨씬 비싸다. 그래서 오픈 데스크만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수상한 급등...누가 배후에 있나?

거래소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폭등한 에스엔피월드에 『거래정지 예고』 조치를 했다(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최근 에스엔피월드 주가가 157% 폭등했다. 비정상적이고 수상한 폭등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자칫 『개미 무덤』에 대한 경계를 당부했다.

특히 에스엔피월드 주가는 M&A(인수ㆍ합병) 공시가 나기 직전, 이틀에 걸쳐 60% 넘게 급등을 연출했다.

에스엔피월드 일봉 그래프. 키움증권 영웅문 캡처. (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에스엔피월드의 M&A 공시와 CB 500억 원, 70억 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줄줄이 공시가 나간 것은 지난 2일이었다.

그 직전인 10월 30일 장중, 에스엔피월드 주가는 4,035원이 저점이었다. 그리고 11월 1일. 에스엔피월드는 6,610원에 마감했다. 불과 2거래일 만에 주가는 64%가 폭등했다.

누굴까? 도대체 누가 주가를 폭등시켰을까?

설마 에스엔피월드 M&A를 예견한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재기라도 한 것일까? 지난 13일, 거래소는 에스엔피월드에 『거래정지예고』 조치를 했다.

거래소는 “에스엔피월드는 현재 투자 경고 종목으로서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면서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또 에스엔피월드 그래프엔 세력의 발자국이 선명하다는 분석 보고다.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에스엔피월드의 수상한 주가폭등 관련, 금감원과 거래소ㆍ국세청ㆍ검찰 등,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관리ㆍ감독이 시급한 상황이다.

에스엔피월드의 기관과 외국인은 이미 수익실현에 돌입했다. 기관은 10월 25일~11월 15일 사이, 69,315주를 팔아 치웠다. 이때 평균 매도가격은 7,069원으로 분석됐다.

외국인도 이미 차익실현에 들어갔다.

외국인은 9월 13일~10월 24일까지 에스엔피월드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때 평균매수가격은 5,904원.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것은 10월 25일~11월 15일이었다. 총 70,993주를 순매도했다. 이때 평균 매도가격은 6,358원. 주당 454원의 이익을 챙겼다는 분석 보고다. 에스엔피월드의 주가가 고점이 유지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개인 창구를 이용한 미확인 세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해당 세력은 지난 8월 10일부터 매집을 했다. 그들의 평균 매수가격은 7,011원 부근으로 분석됐다. 또 그들은 10월 24일부터 강력한 추가매수세를 일으켰다.

이는 주가폭등의 결정적 원동력이었다. 이때 평균 매수가격은 7,414원 언저리. 중요한 것은 앞으로 개미투자자들의 대응이다.

전문가들은 공격보다는 방어에 집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또 세력의 이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는 순간 『개미지옥』이 된다는 강력한 경고메시지가 추가됐다.

에스엔피월드는 500억 원 CB 발행 대상자의 발행내역에 피앤엠씨가 『단독출자』, 납입하는 것으로 공시를 통해 밝혔다(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CB 자금 500억 원.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런데 소호사무실에 주소만 올린 자본금 1,000만 원짜리 페이퍼컴퍼니, 피앤엠씨가 단독으로 CB 자금 500억 원의 납입이 가능할까?

지난 2일과 14일, 에스엔피월드 공시에는 사채발행 대상 법인 또는 단체가 권리 행사로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를 명시했다. CB 자금 500억 원을 피앤엠씨 1인, 단독 출자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피앤엠씨 김 모 대표 얘긴 전혀 달랐다. 단독 출자가 아니라고 전했다.

페이퍼컴 피앤엠씨등기부등본(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지난 16일 오후 4시. 취재진이 김 모 대표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김 모 대표는 CB 자금 500억 원 납입에 대해 “안 될 것 같으면 시작을 안 했다”면서 “납입에 대해 지금 협의 중인데, 단독 출자는 아니고, 자금 조성 구조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시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었다.

또 그는 자본금 1,000만 원짜리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에 대해 “자본금 1,000만 원은 맞고 서류상 회사는 아니다”라면서 “매출이 없지만, 컨설팅이나 투자ㆍ전환사채 납입 쪽 일이고 지금은 수출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떤 소재를 수출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 모 대표는 “골재 수출ㆍ입을 하려고 했는데, 일정이 딜레이(지체)돼서 아직 매출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 저랬다’, 애매한 답변이었다.

더욱이 김 모 대표는 사업자 등기사항의 사업 목적에 포함되지도 않은 ‘골재 수출ㆍ입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횡설수설(橫說竪說)’, 쉽게 이해되지 않는 설명이었다.

에스엔피월드는 2002년 6월 25일, 설립됐다. 코스닥 시장 상장일은 2017년 9월 28일. 상장한지 1년 5개월 된 기업이다.

에스엔피월드는 메이크업 스펀지 및 퍼프, 용기제품 등 메이크업 소품을 제조ㆍ수출하는 화장품 부자재 전문기업이다. 화장품 부품 매출이 주된 사업영역이다.

에스엔피월드는 국내외 화장품 제조업체, 제조판매업체, 부자재업체 등을 고객으로 하는 B2B 사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B2B(Business to Business)는 기업과 기업 사이에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를 일컫는 경제용어이다.

에스엔피월드는 2017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다. 2016년 급등 실적이 밑거름이었다.

이처럼 상장을 준비할 당시 에스엔피월드 실적은 눈에 띄게 좋았다.

하지만 정작 시장의 시선은 차갑다. 상장에 초점을 맞춘 실적인 듯싶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상장 직전, 2016년 에스엔피월드 영업이익률은 17.42%에 달했다. 2015년 이익률, 5.65%보다 12% 포인트가 증가한 수치였다.

하지만 정작 상장 이후, 에스엔피월드의 이익률은 급감했다. 2017년도 영업이익률은 3.89%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이익률은 4.4%로 집계됐다.

이익률 감소만큼 실적도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271억 원. 이는 전년(2016년)과 같은 수준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1억 원. 전년 대비 무려 77.7%가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해 7억 원, 전년 대비 82.2%나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6억 원이었다. 그러나 순손실이 3억 원이 발생했다.

지난 2월, 화장품 용기 사출 업체 아이폭스코리아에 투자한 9억7,000만 원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회계 처리했기 때문이다.

에스엔피월드는 화장품 스펀지ㆍ용기를 제조하는 곳이다. 상장한 지 1년밖에 안 됐는데도 실적이 부진하다. 에스엔피월드 홈페이지 캡처.

취재진이 에스엔피월드 측 A 관계자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최근의 주가 폭등에 대해 A 관계자는 “경영권 이양과 타법인 주식 취득이 있었는데, 새로운 사업부에 대한 기대감들이 선반영 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원래는 12월 17일, 임시주총을 하려 했었는데 일정상 날짜가 맞지 않았고 그래서 주총 날짜를 20일로 순연하다 보니 유상증자나 전환사채에 대한 일정들이 연기가 된 것”이라고 최근의 정정 공시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취재진은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주가가 폭등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까지는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금융당국에 조사와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무자본 인수, 작전, 주자조작 등 증시를 위협하고 있는 이른바 세력들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조사를 나설 전망이다. 무엇보다 분식회계가 밝혀질 경우 상장 폐지에 이를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 투자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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