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우 삼성그룹 위장계열사로 결론...이건희 고발
공정위, 삼우 삼성그룹 위장계열사로 결론...이건희 고발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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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삼우종합건축사무소(이하 삼우)가 삼성그룹의 위장계열사라고 결론을 내린 것.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건희 회장이 201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제출하는 자료에서 삼우와 100% 자회사 ㈜서영엔지니어링 등 위장계열사를 고의로 누락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고발은 '계열회사 현황 등 지정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와 관련해 진행됐다.

삼우는 1979년 삼성종합건설(현 삼성물산) 47%·신원개발 47%·삼성 임원들 6%의 지분률로 설립됐다. 신원개발은 삼우 설립 직후 삼성종합건설과 합병돼 현재 삼성물산 건설부문으로 이어졌다. 사실상 삼성그룹이 삼우의 100%를 소유한 것이다

삼우는 1982년 지분이 김모씨 등 삼우 임원 4명에게 넘어갔다. 그러나 공정거래위가 확보한 삼우의 내부 자료 등에서는 삼성종합건설이 삼우의 실질 소유주로 명시돼 있다. 또한, 차명주주들은 삼성의 결정에 따라 삼우 지분의 명의자가 됐고, 지분 매입 자금도 삼성이 지원했다.

2014년 8월에는 설계부문 '신(新)삼우'와 감리 부문 '삼우CM'으로 분할됐고, 삼성물산은 신삼우를 인수해 10월에는 삼성그룹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공정거래위는 "이 과정도 삼성물산이 주도적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삼우의 주식가치가 168억 원이었던 데에 반해, 김 모 씨 등은 배당금을 69억 원만 받았고, 나중에는 지분을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으로 모두 양도했다.

삼성그룹 계열사와 삼우는 인사교류도 활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삼우는 삼성이 지은 강남 대치동 타워팰리스·서초동 삼성사옥·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의 설계를 전담하는 등 전체 매출의 절반을 삼성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얻었다.

이에 따라,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삼우의 전체 매출액 중 삼성 계열사의 비중은 45.9%였다. 특히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얻은 매출 이익률은 19~25%로써, 다른 곳에서 올린 매출이익률(-4.9~15%)보다 현저히 높았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계열사 부당지원 해당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를 회피하면서 세액공제 과다 적용 수혜를 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공시의무 등을 꾸준히 면제 받은 것은 물론, 중견기업법에 따라 법인세와 지방세를 감면받는 등 혜택도 누렸다.

이번에 적발된 것은 2014년의 허위 지정자료 제출건이지만 이 회장은 앞서 2000년과 2009년, 2013년에도 여러 차례 같은 행위가 적발돼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다만 공정위는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가 5년인 점을 감안해 2014년건만 고발 대상으로 삼았다. 

허위 지정자료 제출은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2년 이하 징역·1억 5천만 원 이하 벌금이 처해지는 행위다. 하지만 2017년 4월 개정 전 공정거래법에는 1억 원 이하 벌금만 처할 수 있다. 이 회장에게는 개정 전 법률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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