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국내 거주 이란인 계좌 동결 '논란'
하나은행, 국내 거주 이란인 계좌 동결 '논란'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8.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정부 보증한 국비유학생까지 피해... “미국 거주 이란인도 안 당한 수모” 주장 나와

KEB하나은행의 국내 거주하는 이란인들의 계좌를 동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하나은행 측이 합법적인 이란 국비유학생에까지 계좌동결을 하는 등 미국조차 하지 않는 선제적 제재조치에 앞장서서 한국에 체류하는 이란인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박현도 연구교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하나은행을 질타했다. 박 교수는 “KEB하나은행이 미국 정부에서 이번에 내린 제재 조치하고 아무 상관없이 우리 정부가 보증해서 합법적인 비자를 받고 국내에 들어온 이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계좌를 동결했다”고 말했다.

계좌 동결 대상에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부가 국비로 이란에서 한국으로 데려온 국비유학생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하나은행이 멀쩡하게 우리 정부가 보증해서 들어온 사람들의 계좌를 10월 12일까지 해지를 하라고 하고, 그때까지 해지가 안 된 경우에는 자기들이 동결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란인들의 계좌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동결돼 카드대금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각종 불편사항이 제보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박 교수는 “미국에 있는 법무법인의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으니 계좌를 해지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하나은행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살고 있는 이란 사람들도 이런 수모는 당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미국보다 제제 수위를 높여서 자체 제재를 해버린 것에 대해 비판했다. 실제로 미국도 현상수배자 등 위험인물들에 대해서는 계좌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하지만, 합법적인 이란국적 체류자들에 대해서는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

이어 박 교수는 “지금 이란에는 한류가 굉장히 강하다”며 “경제계에서는 이란 수출 축소를 걱정하는 와중에 독재정권이나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을 합법적인 체류자들에게 했다는 건 문제”라고 지적하며 한·이란 우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국인의 경우 예금을 담보하기 이전엔 신용카드 발급이 되지 않는다”며 “개설해 놓고 안 쓰는 계좌도 많아 연락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계좌가 동결된 게 아니라 거래 제한 조치”라며 “계좌 동결과 달리 거래 제한 조치는 계좌 금액 인출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