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한은행 채용비리' 조용병 회장 등 8명(법인포함) 재판에 넘겨
검찰 '신한은행 채용비리' 조용병 회장 등 8명(법인포함) 재판에 넘겨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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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은행장 재직시절 채용비리 발생...외부청탁자, 임원자녀 30명 점수 조작
조용병 회장, 인사담당 부행장, 인사팀장 등 법인포함 8명 재판에 넘겨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 채용비리'로 기소됐다. 조 회장을 비롯해 신한은행 법인, 인사담당 부행장 등 5명과 앞서 지난달 기소된 인사팀장 2명 등 8명(법인포함)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31일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조 회장을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했다. 당시 외부청탁 지원자, 부서장 이상 자녀 30명의 점수를 조작하고 남녀 성비를 3대1로 맞추기 위해 101명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 인사담당 부행장 A씨, 채용과장 B씨, 채용팀장 C씨가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신한은행 법인도 남녀고용평등법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됐다.

인사팀 과장 D씨의 경우 금감원 감사 및 검찰 수사에 대비해 '인사관련 파일'을 삭제한 혐의(증거인멸)로 불구속 기소됐다. D씨는 지난해 12월 채용대행업체에 서류전형 관련 인사자료 일체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자신의 컴퓨터에서도 2015~2016년 인사자료를 삭제했다. 

이들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한은행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외부청탁 지원자 및 신한은행 임원·부서장의 자녀 명단을 관리하며 특혜를 제공했다.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총 154명의 서류전형·면접점수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회의원, 유력재력가, 금융감독원 직원 등 신한은행의 영업 및 감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인이 채용청탁을 할 경우 청탁받은 지원자를 '특이자 명단'으로, 신한은행의 부서장(본부 부장, 지점장급) 이상 임직원 자녀들이 지원했을 경우 '부서장 명단'으로 정리하고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 기준 하반기 일반지원자의 합격률은 1.1%에 불과했다.  반면, 부서장 자녀 합격률은 5.48%, 특이자 합격률은 10.53%에 달했다.

검찰에 따르면 '부서장 명단'에 올라 부정합격한 인원은 총 14명이었다.

신한그룹 계열사 부사장, 준법감시인, 감사의 자녀 5명과 신한은행 본부장, 부행장보, 부행장 자녀가 6명 포함됐다.

내외부 청탁 지원자의 경우 점수와 상관없이 정무적으로 합격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외부 청탁으로 합격한 인원이 17명, 은행장 또는 전직 최고임원 청탁으로 합격한 인원이 11명이다.

은행장이 직접 청탁한 경우 '★' 표시를 해두고 인사팀에서 특별관리했다. 불합격시 '리뷰(Review) 문건'을 통해 재심사하는 특혜를 제공했다.

또 외부청탁자 중 상당수는 신한은행 거래처 고위 임원 자녀들로, 인사부는 점수와 무관하게 영업상황을 고려해 합격·불합격 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경우 비고 란에 'OO와의 거래관계 고려'등을 기재해 은행 영업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했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2015년~2016년 신입행원 채용에서 남녀 채용비율을 3대1로 정한 다음 남녀 합격자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방법으로 남녀를 차별해 채용했다고 판단했다.

성차별 채용으로 합격한 지원자는 총 101명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2016년 기준 하반기 총 지원자의 남녀 성비는 56.6%대 43.4%였으나, 각 전형에서 3대1 비율을 맞춰서 진행했다고 봤다.

이 외에 이들은 실무면접 과정에서 출신대학별로도 차별적 합격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인사부장 2명은 지난달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열린 첫 공판에서 조 회장이 행장에 있을 당시 인사부장으로 재직했던 이씨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고 서진원 전 행장 재임 당시 인사부장으로 근무한 김씨는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앞서 지난 5월 동부지검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한은행 특혜채용 정황 22건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한 신한금융 관련 제보건을 감사한 결과 "신한은행 12건, 신한카드 4건, 신한생명 6건 등 총 22건의 특혜채용 정황을 발견했고, 이중 임직원 자녀 채용비리 의혹 관련 건은 13건"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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