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저지선 2000선 붕괴...투자자 패닉
증시 저지선 2000선 붕괴...투자자 패닉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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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8일째 `셀코리아 이달 4.5조 순매도
정부"변동성클땐 비상계획" 5000억 자금 조성 운용 발표
코스피 지수가 22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된 29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1.10포인트(-1.53%) 내린 1996.05, 코스닥 지수는 33.37포인트(-5.03%) 내린 629.70, 원·달러 환율은 0.5원 내린 1141.40원에 마감됐다. (사진 뉴시스)
코스피 지수가 22개월 만에 2000선이 붕괴된 29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1.10포인트(-1.53%) 내린 1996.05, 코스닥 지수는 33.37포인트(-5.03%) 내린 629.70, 원·달러 환율은 0.5원 내린 1141.40원에 마감됐다. (사진 뉴시스)

코스피 지수의 상징적인 수치인 2000선이 22개월 만에 붕괴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전날 급락한 미국 증시, 국내 반기업·시장 정책 등이 맞물리며 국내 주식시장이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정부가 5000억원의 증시안정자금 조성 등 내용의 증시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추락하는 증시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1.10포인트(1.53%) 하락한 1996.05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보다 소폭 하락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정부 대책 내용이 전해지면서 오르기 시작해 장중 한때 2045.76까지 올랐다.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지수는 곧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날에만 16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총 3조950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동안 시장을 떠받쳤던 개인이 5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투매 양상을 보이면서 지수는 빠르게 하락했다. 결국 2000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처음으로 2000선을 상향 돌파했던 2007년 7월 25일 직전으로 되돌아간 셈이 됐다.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이 무너진 건 마지막으로 2000선을 상향 돌파하기 직전인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이 3000억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전날보다 33.37(5.03%) 하락한 629.7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셀코리아' 이유 중 하나는 상장사 실적 전망이 최근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173곳의 영업이익은 213조1382억원이다. 3개월 전인 7월 말 추정치(216조6596억원)보다 3조5214억원 낮아졌다.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시 하락이)패닉까지는 아니다"며 "주식시장은 24시간 점검체계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변동성 확대 시 금융시장과 관련된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을 나름 갖고 있으니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위원회는 29일 장 개장 전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증권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5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당초 올해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늘리고, 따로 200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세조종 등과 연계될 수 있는 불법 공매도 엄중 처벌 ▶과태료 외에 형사처벌·과징금 신설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변동성을 확대하는 불건전 영업 및 허위사실 유포 철저 단속 등 내용도 포함됐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000억원을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규모 자체도 외국인이 하루면 다 팔아치울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며 “연기금 등 기관이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 유인책이나 활성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시장 하락에 대응하고는 있지만 미온적인 부분이 없지 않다"며 "기업 실적 하락 우려감이 커진 가운데 투자 심리를 살릴 만한 반등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증시 급락 소식도 하락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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