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한국GM 일방 독주 ‘수수방관’
산업은행, 한국GM 일방 독주 ‘수수방관’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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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연구개발법인 신설 강행... 카허카젬 GM사장 국감 증인출석 ‘안개속’

지난 19일 한국GM은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배제한 채 단독으로 주총을 열고 법인분리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국감에서 산업은행이 GM을 견제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GM의 연구개발법인 신설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종 한국GM 부사장(서있는이)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오른쪽 두번째),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한택 금속노조한국GM 지부장(뒷편 작업복 입은이). (사진=뉴시스)
22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종 한국GM 부사장(서있는이)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오른쪽 두번째),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한택 금속노조한국GM 지부장(뒷편 작업복 입은이). (사진=뉴시스)

산은, GM계획 알고도 미숙한 대응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인천 계양갑)은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의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산업은행이 지난 4월 GM과의 협상 중에 GM측으로부터 ‘R&D법인 신설’ 논의를 제안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는 당초 정부에 제출한 경영정상화 계획에 없던 내용이다. 하지만 노조반발 및 시간촉박 등의 이유를 들어 결국 합의안에는 ‘R&D법인 신설’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수 의원은 한국GM이 연구개발법인 분할·신설을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월 18일 산업은행과 GM이 체결한 기본계약서(Framework Agreement)에 GM을 견제할 장치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산업은행이 GM의 연구개발법인 신설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는데, 합의과정에서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사항인 ‘회사 분할’을 비토권 대상에 포함시키려는 선제적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결국 기본계약서에 ‘회사 분할’을 비토권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충분한 견제장치가 마련되지 않아서, GM의 일방적인 독단에 끌려 다니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기본계약서 체결을 통해 ‘지분매각 제한, 비토권 회복’등 경영견제장치를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GM의 일방적인 법인 분할·신설 추진을 저지하는 데 실패해 결국 GM을 견제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19일 열린 주총의 절차상 하자와 비토권을 들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향후 소송 등 법적다툼을 통해서 GM의 일방적 연구개발법인 신설 강행을 막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현재 산업은행이 검토 중인 소송 등의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의 진행에도 불구하고, 소송 패소 등으로 연구개발법인 분할·신설이 기정사실화될 경우에 대비한 대응책마련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연구개발법인 분할·신설이 GM과 한국GM의 주장처럼 경영정상화와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통해 회사의 생존 및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지, 아니면 노동조합의 주장처럼 구조조정, 공장폐쇄, 한국시장 철수를 위한 수순을 밟는 계기가 될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 의원은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만약 GM이 노동조합의 주장대로 한국법인 축소나 한국시장 철수의 수순을 진행한다면, 이를 제어할 충분한 견제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유 의원은 산업은행이 한국GM의 2대 주주로서, ‘생산법인에 대한 로열티 우대, 지적재산권 공동소유, 연구개발법인 개발 차종에 대한 생산법인 우선 배정’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계약서를 연구개발법인과 생산법인 간에 체결토록 하는 등의 분할된 2개의 법인이 법적으로 유기적 관계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GM에게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 검토를 주문했다.

민주평화당, 카허카젬 한국GM사장 국감출석 요구
한국GM 카허카젬 사장의 이번 국감 출석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평화당 조배숙·이용주 의원은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허카젬 사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이들 의원들은 “국회는 지난 5월 ‘경영정상화 합의’를 무력화 시킨 한국GM의 일방통행에 대해 그 진상을 규명하고 ‘먹튀’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평화당은 지난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카허카젬 한국GM 사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는데, 여야3당 간사간 협의과정에서 증인이 아닌 참고인으로 의결됐고, 카허카젬 사장은 산업은행과의 소송 문제 운운하며 출석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평화당은 지난 15일, 카허카젬 사장을 오는 29일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게 해달라는 출석요구서를 산자위에 다시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증인 출석이 확정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GM은 7억 5천만 달러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며 “한국GM의 법인분리가 먹튀 수순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지난 2월 폐쇄한 군산공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정감사를 통해 카허카젬 사장에게 물을 건 묻고, 따질 것은 따져서 책임있는 답변을 받아내야 한다”며 “카허카젬 사장이 29일 산자위 국감에 반드시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도록 여야 간사위원들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GM의 일방적인 법인설립 결정에 대해 한국GM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고, 산업은행도 강력한 법적 대응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인천시도 50년간 무상으로 임대해 주었던 한국GM 주행시험장 회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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