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회장, 농민 외면 직원과 임금 파티 ‘논란’
김병원 농협회장, 농민 외면 직원과 임금 파티 ‘논란’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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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천 의원 "文정부 눈치보며 농민 외면...직원 임금 퍼주기"지적
33개 농협 자회사,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3000만원 출연 '비판'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곤혹스럽다. 농어민들을 외면 논란에 이어 임직원들에 임금을 퍼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은 “농협이 농어촌들을 외면하고 문재인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어촌상생기금 3000만원 껌값 출연

정운천 의원이 농협이 제출한 ‘농어촌상생기금 출연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농협중앙회 등 33개 회사 중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한 회사는 농협케미컬과 농업물류 등 2곳 뿐이다. 농협케미칼과 농업물류는 각각 1000만원, 2000만원을 출연했다. 이외에 개인명의로 낸 출연자가 40명 1530만원이었다.

농어민의 출자로 설립된 조합이 사업에만 혈안이 되어 원시 주주인 농어민을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농·수협, 민간기업, 공기업 등은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으로 총 1조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목표액(’17~’18 2천억원) 대비 20%에도 못미친 377억 원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민 외면 평창올림픽 28억 후원 '생색내기'

농어민과 상생을 무시한 농협은 평창올림픽 기금 후원으로 현 정부와 짬자미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고작 3000만원 출연했던 농협이 현 정부가 적극 추진했던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28억원을 후원했다. 티켓도 총 9500매 6억 7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농어민에게 인색했던 농협이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는 적극 후원한 것을 알수 있다.

정운천 의원은 “농협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평창 올림픽에는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내면서 정작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마련된 농어촌 상생협력기금에는 인색한 행태를 보이는 것은 농협의 본분을 잊은 것이다. 삼성보다도 덜 내고 있다. 농협이 문재인 정부 서포터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수협을 비롯한 민간기업 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명시하고 있지만 농협 등 민간기업의 출연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고 비판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농어촌들을 위한 상생기금을 마련하겠다. 적극적으로 방도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조합원에 이윤 환원보다 임직원끼리 임금파티를 즐긴 것으로 밝혀졌다. 농협(8대법인) 임직원중 연봉 1억원 이상 직원이 지난해 기준 3,8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직원 19,946명의 19.4%이다. 지난 2013년 연봉 1억원 이상 직원이 1,973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농협 8대법인 2만여명의 직원 평균연봉은 7703만원이다. 농협중앙회가 9148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금융지주 8661만원, 농협은행 7764만원, 경제지주 7544만원 순이었다.

농협은 명예퇴직금도 지난해 기준 790명에게 2,024억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2억5600만원 수준이다. 2013년부터 5년간 2752명에게 총 5912억원이 지급됐다.

농협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조합원들의 삶은 궁핍하다. 농가평균소득은 3824만원으로 고액임금 파티를 즐기는 농협 직원의 평균 연봉(7703만원)의 절반가량이다.

 2017년 기준 농가평균소득은 3,824만원이다. 농가부채는 2638만원이었다. 농협의 존립목적과 가장 부합하는 농민조합원을 위한 교육지원사업비는 감소추세다. 2012년 사업구조 개편이후 단 한차례도 3000억원대를 기록한 적이 없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7165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8,598억원이다.

올해는 금리상승으로 최고수준의 이익이 기대된다. 8월 가결산 결과 영업이익이 1조 9030억원, 당기순이익이 1조 50억원에 달한다. 

농협은행 등 금융부문에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이익을 농민이 아닌 임직원을 위해 쓰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운천 의원은 “농업소득은 정체되는 등 우리 농업농촌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농협이 농협만을 위한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며 “농협이 임직원 배불리기보다는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강력한 조직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의원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을 토대로 농협을 바꿔나가겠다”며 “농민들의 목소리를 더 깊이 귀 기울이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김 회장이 어떤 부분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구체적 대안은 보이지 않았다는 게 국정감사를 지켜보는 농민들의 평가다.  

농민 A(전남 함평군)씨는 "김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농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 상황이 나빠진 탓도 있겠지만 농민의 삶은 더욱 궁핍해지고 있다. 조합원이 주인인 농협이 농민을 위해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농어민의 삶과 직결되지 않는 올림픽에 헛돈을 쓰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농어민을 위해 번 돈인 만큼 농어민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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