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이 경영에 복귀했다. 첫 작품은 롯데지주가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을 인수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롯데지주는 10일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중 410만1467주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중 386만3734주 등 총 796만5201주(지분율 23.24%)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 기준 약 2조1626억원 규모다.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 유화사들이 롯데지주에 편입됐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첨단소재 등 10개 유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롯데건설의 손자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지분 8.4%를 롯데케미칼에 처분키로 했다.
이번 결정은 그룹의 경영 투명성 강화와 주주 권익 강화 방안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 회장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롯데는 앞으로도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그룹의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구조 개편을 지속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을 지주사에 편입은 그룹 지주 체제를 안정화했다"면서 "유통 및 식음료 업종에 편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서 경쟁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실적 부진 예상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을 품에 안았지만 전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유진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올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는 전망이 나왔다.
3분기 영업이익은 5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할 것으로 봤다. 상반기에 빠르게 오른 원재료 가격 상승과 여수 정기보수 영향이다. 4분기에도 여수 울산 타이탄의 정기보수로 38.6% 줄어든 43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추산이다.
황성현 연구원은 "중국 국경절 이후 일부 화학제품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 소멸됐다고 보기 어렵고, 수요 회복을 낙관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배당성향 확대에 따른 수혜도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황 연구원은 "롯데지주의 재무구조 개선 등을 고려하면 롯데케미칼의 배당성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러나 배당성향은 이미 연초 2배 이상 확대하기로 결정됐던 사항이다. 아직 사측의 발표가 없어 확대폭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