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하도급 갑질' 피소...정몽구ㆍ정의선 경영승계 '불똥'
현대건설 '하도급 갑질' 피소...정몽구ㆍ정의선 경영승계 '불똥'
  • 오혁진
  • 승인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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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납품 회사로부터 피소...에코델타시티 공기 차질 우려
한국수자원공사 "현대건설 하도급 마찰 해결 위해 최선"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현대기아차그룹(정몽구 회장)계열사인 현대건설(박동욱 대표)이 하도급 갑질로 피소를 당했다.  현대ㆍ기아차가 공정위 고발에 이어 현대건설까지 하도급 갑질로 피소당하면서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가(現代家)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2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2단계 제3공구의 부지조성을 맡은 현대건설이 토사납품 계약을 맺은 아키종합건설로부터 피소됐다. 

아키종합건설은 해당 조성 공사에 176만㎥ 규모의 토사를 넣기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단가 후려치기'에 나서며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아키종합건설은 현대건설과 지난 2월 토사납품 계약을 맺었다. 이후 취토장 변경으로 납품 상황이 달라지자 단가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계약 조항에 따라 40% 이상 낮은 가격에 토사를 납품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아키종합건설은 취토장 변경에 공사 일정 변경 등 현대건설의 책임도 있는 만큼 해당 조항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종합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 측에 단가 재조정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토사반입이 중단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아키종합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공사 일정을 늦춘 탓에 기존 토취장 토사가 바닥났고,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토취장을 변경하게 된 것"이라면서 "제3의 업체와 계약해 일정 수수료만 받으라는 식의 이중계약까지 요구하는 등 현대건설이 기존 계약을 자꾸 엎으려 했다"고 말했다. 

아키종합건설은 이번 계약이 '부당한 특약'에 따른 불공정 거래로 보고, 현대건설에 기존 공사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시공사의 불공정 거래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한국수자원공사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다. 

두 업체 간 싸움이 '소송전'으로 비화할 경우 에코델타시티 조성 사업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키종합건설이 계약한 토사 규모는 2단계 3공구 전체 토사 물량인 510만㎥의 3분의 1 수준이다. 계약기간 만료인 12월 말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키종합건설은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까지도 강행해 계약 물량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취토장에 따라 운반 거리, 반출 시기, 인허가 상황 등이 달라서 단가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게 현대건설의 입장이고 아키종합건설은 제반 진행 사정을 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해당 납품 계약은 수자원공사에 입찰하기 전 이뤄진 것이라 수자원공사에 관리·감독 책임은 없고, 두 회사가 분쟁을 조속히 해결하고 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지는 현대건설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번 사건으로 가장 곤혹스러운 곳은 현대기아차그룹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정사회를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직면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적발된 대기업의 하도급법 위반이 200건이 넘어섰는데, 그 중 현대차가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다 현대기아차그룹이 공정위 전현직 관계자들과 뒷거래가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와 공정위의 검은 커넥션이 협력업체의 눈물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차가 공정위 전현직 관계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신 현대차 비리를 묵인해 공정거래를 저해시켰다는 지적이다. 당시 총수 일가가 지분(29.99%, 2016년 기준)을 보유한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공정위로부터 사익편취규제대상으로 지정되어 집중 관리를 받고 있었다.

반재벌 정서가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3세 경영이 진행되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으로선 이번 현대건설의 하도급 갑질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의선 부회장에겐 악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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