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 하나금투, 이진국 리더십 '통했다'
'꼴찌의 반란' 하나금투, 이진국 리더십 '통했다'
  • 이남경 기자
  • 승인 2018.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기자본 및 매출 기준 국내 8대 증권사 최하위 불구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 1위
IB 수익 증가, 초대형 IB로 발전하면 '이진국 사장' 큰 공 세웠을 것이란 평 따라
이진국 하나금투 사장
이진국 하나금투 사장 / 사진=하나금융투자

‘꼴찌의 반란’이 시작됐다. 이진국 대표의 리더십이 통하며 하나금융투자가 상승기류에 올라탔다. 국내 대형 8대 증권사 가운데 꼴찌로 알려진 하나금투가 다른 증권사들을 제치고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 1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도 상당 규모의 투자금융 계약을 따내며 하나금융그룹의 효자계열사로 성장할 것을 예고했다. 또한 최근 증권사들의 최대 화두인 IB 수익도 증가했다. 이에 IB사업 역시 강화되어가는 추세에 ‘초대형IB’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진국 대표는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말 대우그룹에 입사한 뒤 1984년 10월 롯데그룹 기획조정실로 직장을 옮겼다. 그러던 중 그는 돌연 1991년 신한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04년 경영지원본부 부사장까지 올랐다. 이후 11년 말 임기만료로 경영일선을 떠나 신한금융투자 상임고문을 맡았다.

하나금융과 인연은 전혀 생각도 못했던 그가 13년 초 하나금융투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어 15년 초에는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그 다음 해 3월에는 이사회에서 이 사장을 하나금융투자 사장으로 임명했다.

오래 기간 증권업계에서 일해왔던 이 사장이지만 하나금융계열사 대표가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많은 뒷말이 오갔다. 비슷한 시기 일명 ‘성금회(성균관대 출신 금융인)’으로 불리는 출신들이 금융권 요직에 이름을 올려 소문은 무성해졌다.

하지만 이 사장은 취임식에서 “자산관리의 명가로서 고객 자산 수익률을 중시하며 고객자산의 리스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하나금융투자인의 소임이다. 고객을 대하는 매 순간 고객의 행복이 나의 행복임을 상기하고 하나금융투자의 더 큰 꿈을 향해 미래로 전진하자”고 포부를 밝히며, 본격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취임 첫 해에는 2조 6788억 원의 영업수익으로 아쉬운 성적을 보였으나 이듬해 3조 3553억 원을 달성하며 본격적으로 실적회복이 이뤄졌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도 2조 874억 원의 영업수익을 거두며 성과를 인정받아 올 3월까지였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는 것에 성공했다.
 
더 이상 최하위가 아니다

그동안 하나금융투자는 자기자본 및 매출액 기준 국내 8대 증권사 중에 최하위로 이름을 알렸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길목에 막혀있었다.

하지만 이 사장 연임 후 더욱 실적 회복세가 원활해졌고, 그 결과 ‘꼴찌’ 하나금투가 영업이익 증가율 기준 ‘1위’로 급부상하게 됐다. 영업이익 증가율 기준으로는 하나금융이 전년동기대비 122.3% 급증해 8개 사 평균 37.7% 대비 3배가 넘는 신장세를 보이며 선두에 등극했다.

그 뒤를 삼성증권 95.8%, 신한금융 85.9%, 미래에셋 58.2%. KB증권 19.3%, 한국투자 12.1%, NH투자 12.0%, 메리츠종금 8.2% 등이었다. KB증권, 한국투자, NH투자, 메리츠종금은 평균 이하로 하나금투보다 현저하게 부진한 성적이었다.

해외투자 순항 中

이 사장은 해외투자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지난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가 해외에서 상당한 규모의 투자금융 계약을 따냈다.

8월 미국 리츠 시장에서 1400억 원 규모의 우선주를 발행했다. 리츠는 다수의 개인 및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의 상품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에서 펀드를 발행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도 순조롭게 판매 중이다.

최근 NH투자증권과 스페인 마드리드 지하철 전동차 인수금융을 1300억 원 규모로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증권회사 중 최초로 해외 사회간접자본(SOC)부문에 진출했다는 의의가 있다.

이에 하나금투가 투자금융부문에서 거둔 성과 덕에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더욱 기여 할 가능성도 커졌다.

IB의 두드러진 성장세
 
하나금융 올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IB(투자은행)부문이 눈에 띈다. 지난해 상반기는 395억 원이었으나 올 상반기는 976억 원으로 거의 2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에 향후 증권업계에서는 하나금투가 초대형 IB를 허가받으면 이 사장의 역할이 컸을 것이란 평이 따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이 사장은 초대형 IB에 맞설 수 있게 ‘BIG 5 기반 구축’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7000억 원의 증자도 실시했다. 특히 그룹 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9.25%를 기록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One-IB" 전략 역시 금융투자뿐만 아니라 하나금융그룹 내 IB 조직과 자원을 융합한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 사장은 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해외 대체투자 등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 국가와 대상 자산에 대한 폭도 지속적으로 넓히며 상반기에만 유럽 4개국에 소재한 물류센터 4건, 미국 호텔 29개 자산과 영국 외곽 고속도로 발전소 등 주요 딜이 성사됐다.

한 실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