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일감 몰아주기' 규제 피해 알짜 자회사 서브원 매각 추진
LG, '일감 몰아주기' 규제 피해 알짜 자회사 서브원 매각 추진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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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서브원
LG서브원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체제 완착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일감몰아주기'규제 대상인 알짜기업 서브원이 구조대상에 올랐다. 서브원에서 레저사업 등을 남기고 소모성 물품 구매대행(MRO)과 건설 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되고 있다.

구조조정 배경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이 지분을 50%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한데 따른 것이다. 자회사를 통한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하는 걸 막겠다는 취지다.

구광모 회장 등 LG 총수 일가는 (주)LG 지분을 46.68% 보유하고 있다.  (주)LG는 서브원 지분을 100% 들고 있다.

서브원은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각 계열사 소모성 자재 구매를 맡기기 위해 설립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옥 및 공장 관리, 계열사 공장 건설 등도 맡고 있다.

지난해 매출 6조8938억원, 210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알짜 자회사’이다. 사업 특성상 내부 일감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매출의 약 80%가 내부 일감에서 나왔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이 원안대로 확정되면 서브원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LG그룹이 서브원을 팔기로 결정한 이유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서브원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법리해석도 있지만 LG그룹이 논란의 소지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매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IB)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서브원을 분할 매각하기 위해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초기 검토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로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PEF가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희성그룹과 제휴를 맺고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건설 계열사인 삼보이엔씨(E&C)를 갖고 있는 희성이 건설 부문을 인수하고, MBK파트너스가 MRO 부문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되고 있다는 것.  희성은 LG의 방계그룹으로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희성그룹이 건설부문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또 다른 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는 서브원의 MRO 및 건설 부문을 모두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브원의 현재 가치는 2조원 안팎. 지난해 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는 2500억원이다. 건설과 MRO 사업부 비중이 90%에 달하는 만큼 두 분할회사의 지분 50% 가치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곤지암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레저사업부는 이번 매각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LG그룹이 또 다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LG CNS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시스템 통합(IS) 업체인 LG CNS에 대한 (주)LG 지분율은 85%에 달한다. 다만 공정위가 보안이 생명인 계열사 정보기술(IT) 시스템에 대해선 예외를 인정해주기로 한 만큼 LG그룹이 굳이 지분을 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이 4세 경영체제 출범과 함께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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