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CIO 유력후보 거론, 류영재 서스틴베스트대표
국민연금 CIO 유력후보 거론, 류영재 서스틴베스트대표
  • 이남경 기자
  • 승인 2018.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기업 경영진들 갑질 등으로 스튜어드십코드 필요성 부각
- 류 대표, 사회경영책임투자분야의 업계선도주자로 알려져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연기금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경영진들의 갑질로 인해 주주들의 피해가 커져가며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다. 그 결과 기업 경영진들의 일탈, 기업 부당지원 행위 등을 제지하기 위해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됐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권 행사를 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제도다. 무엇보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주로 하게 될 기관의 대표주자가 연기금이다.

이 때문에 연기금의 역할이 확대됐고, 이중에서도 특히 국민연금의 역할이 더욱 커지게 됐다. 하지만 스튜어드십코드를 작동해야할 ‘국민집사’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부당 개입 의혹을 받으며 따가운 눈총을 받았고, 1년 간 이를 책임질 CIO자리까지 공백상태로 위기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최근 국민연금의 구원투수가 나타났다. 바로, CIO 후보들 중에서도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다.

문재인 정부의 첫 CIO탄생에 모두들 주목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공백상태였던 CIO자리에 5인의 후보들이 추려졌고 이들 중 한명이 이달 말 선임되게 된다. 이렇게 추려져 심층면접까지 보게 된 CIO후보 5인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와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사장), 이승철 전 산림조합중앙회 신용부문 상무, 장부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으로 알려졌다.

이중에서도 류영재 대표가 특이한 이력으로 CIO자리와 가장 잘 맞는다는 평을 받으며 ‘내정설’까지 돌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필요성 부각 

지난 4월 한진그룹의 갑질 논란으로 한진그룹 계열사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주주들의 피해가 컸었다. 이로 인해 스튜어드십코드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다 최근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발동하게 됐다. 그렇다 보니 주주권 행사를 주로 하게 되는 연기금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도 덩달아 부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기금 중에서도 가장 큰 역할을 맡는 곳이 국민연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630조 원을 책임지고, 스튜어드십코드까지 이끌어가야 할 CIO(기금운용본부장)자리가 1년 간 공백상태였다. 게다가 이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논란에 부당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해당 직원을 해임하며 논란을 잠재웠으나, 국민들로부터 ‘연금 안전성’ 등이 거론되는 등의 불명예를 안게 된 국민연금은 그저 답답할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국민연금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하기 위해 CIO후보들을 추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 첫 CIO가 탄생이 임박한 것이다. 문 정부 첫 CIO의 탄생과 함께 불명예를 안은 국민연금의 해결사가 되어줄 인물이 누가 될지 관심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그러던 중 후보 5인에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사회책임투자 중심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온 생소한 분야의 이력으로 ‘내정설’이 돌 정도로 유력후보로 계속해서 언급이 되고 있다. 이에 류 대표가 과연 스튜어드십코드를 발동하며, 630조 원을 책임질 CIO내정후보로 적절할지, 신뢰 회복이 필요한 국민연금의 구원자가 되어줄지 이목이 집중됐다.

만약 류 대표가 기금운용본부장이 된다면, 기금운용본부 안정화와 인력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인력 보강이 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아울러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만큼 내부 의사결정 체계와 기금운용정책에 대한 변화도 꾀해야만 한다.

SRI 전문가라 불리다

류 대표는 2006년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국내 생소한 분야인 사회책임투자(SRI) 중심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스틴베스트를 설립해 업계를 휘어잡았다. 아울러 12년 간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민간‧기관투자자에게 사회책임투자와 의결권 행사 자문을 해오면서 관련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언급된다. 이 때문에 스튜어드십코드 ‘방향성’에 있어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이 따르고 있다.

류 대표가 선도해온 사회책임투자란 기업의 재무적 성과는 물론이고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성과를 평가해 투자하는 투자활동을 말한다. 보통 투자대상 기업이 인권, 노동, 사회공헌, 환경 분야에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 개선을 요구하고 경우에 따라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여러 종류의 사회책임투자 지수가 존재한다. 그 예로 미국의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JSI), 영국의 FTSE 4Good 인덱스가 있다.

특히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문 정부 역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적폐청산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에서 류 대표가 방향성에 부합하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또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해도 높은 인물이 필요했고, 류 대표가 이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도 따르고 있다.

지난 7월 스튜어드십 공청회가 열렸다. / 사진=뉴시스
지난 7월 스튜어드십 공청회가 열렸다. / 사진=뉴시스

무엇보다 류 대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안 마련 당시 공청회 토론자로 참석해 “사회책임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라며 국민연금의 적극적 경영참여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류 대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류 대표는 한진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SK증권, 현대증권 등 증권사 경력을 가졌다. 더불어 주로 리서치와 영업, 기획 등의 직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증권사 경력이 2004년 이전 이력이라는 점이 운용경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며 걱정이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회책임투자전문성이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운용 철학과 전문성에 있어서는 제일 부합하는 후보지만, 기금 운용에 전문성을 갖고 수익률을 높여야하는 목적이 깔려 있는 CIO자리인 만큼 사회책임투자에만 치우쳐 있는 것은 충분히 우려가 된다는 것.

또한 기금운용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국내 주식‧채권뿐만 아니라 대체투자‧해외 자산투자 감각도 필요해 운용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져 사회책임투자 전문성만으로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국민연금 CIO의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1년 연임가능하다. 이번 CIO는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 이후 8번째 본부장이며 기금이사로는 9번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