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영-최영빈작가 2인전 '반전매력' 개막, 9월 22일까지…
박은영-최영빈작가 2인전 '반전매력' 개막, 9월 22일까지…
  • 조나단
  • 승인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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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살롱은 2018년 9월 기획전으로 박은영-최영빈 2인전 <반전매력>을 선보인다. 

 

 

박은영과 최영빈은 지난해 초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 11기 동기로 입주하면서 만나 알게 된 사이로, 이후 서로의 작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의논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의지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 걸어 온 길도 다르고, 또 언뜻 보면 두 작가의 작업의 성향이 서로 많이 다른 듯 하지만, 흥미롭게도 뜻밖의 지점에서 무언가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느껴지는 미묘한 관계의 작가들이다.

박은영, 최영빈 두 작가는 이번 전시 이전에는 서로의 작품 성향이 매우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주 만나고, 자주 작업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에 대한 고민의 방향은 비슷하지만, 작품의 성향은 분명히 다르다고. 이렇게 다른 작품들을 어떻게 이 크지 않은 한 공간에
배치할 것인지 궁금해 했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맞다. 

반전매력 박은영 작가 '유희의숲 종이위에 먹지.113 x 77 cm_2018'
반전매력 박은영 작가 '유희의숲 종이위에 먹지.113 x 77 cm_2018'

 

두 작가는 비슷한 성향의 작가는 아마도 아닐 것이다. 한 사람은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다시 생각하고, 한없이 고민하며 비우고 채우는 일을 반복하며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얼핏 봤을 때에는 그냥 쓱쓱 그린 드로잉 같을지도 모르겠지만, 박은영의 먹지 드로잉 안에는 고민하고 또 고민한 수많은 시간의 레이어들이, 수많은 공간의 레이어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작품을 사람들이 “천천히 오랫동안 보아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반전매력  박은영 작가 '유희의숲. 종이위에 먹지. 35.6 x 28 cm_2018'
반전매력 박은영 작가 '유희의숲. 종이위에 먹지. 35.6 x 28 cm_2018'

 

다른 한 사람은, 생각하고, 고민하고 또 생각하지만 실제로 작업은 감각적으로 “가상의 움직임을 나의 몸에 불러내어” 그림을 그린다. 그는 “사고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처리되어 사라지는 몸의 자극들에 집중하여 실재에 가까이 다가가는 조형 언어”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최영빈은 그렇게 온몸으로 자극을 받아들이고 또 이를 쏟아내며 매우 직관적으로, 매우 자유롭게 작업한다. 작가는 수줍게 “작업은 물감이 다 하는거죠”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몸짓이 만들어내는 우연의 효과를 노린다. 

다시 박은영의 작업으로 돌아와보자. 그의 먹지드로잉은 그 어떤 매체보다도 작가의 손끝이 만들어내는 힘의 세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살살 누르면 살살 누를수록 흐리게 그어지고, 너무 강한 힘으로 선을 그리거나 누르면 먹지가 찢어질 수도 있다. 일반적인 드로잉이나 페인팅도 물론 작가가 손에 주는 힘의 세기에 따라 색의 농담과 깊이가 달라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손의 힘 말고도 여러 다른 요소들이 이미지가 표현되는데 작용한다.

반전매력 최영빈 작가 '너로 차려입고_Dress Up In You, 75.5x43.5cm, 캔버스에 유화, 2018 복사본'
반전매력 최영빈 작가 '너로 차려입고_Dress Up In You, 75.5x43.5cm, 캔버스에 유화, 2018'

 

먹지드로잉은 다르다. 먹지와 손의 힘-종이와 먹지에 주어지는 압력, 이 두 가지 요소가 먹지드로잉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형태를 좌우한다. 다시 말해, 손짓, 몸짓, 즉 몸의 언어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니까, 박은영의 작업 역시 최영빈처럼 몸짓이 만들어내는 우연의 효과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뜻밖에도 두 작가의 작업에서 ‘몸짓’이라는 우연한 공통점을 찾아내고야 만다.

한편, 언뜻 보았을 때에는 무척 여리고 차분하고 조용하게만 느껴지는 두 젊은 여성 작가가 작업을 통해 뿜어내는 강렬한 힘에 우리는
뜻밖의 반전매력을 느끼게 된다. 

자신들의 표현에 의하면 매우 '낯을 가리는' 내성적인 두 작가는 조금 가까와지면 톡톡 튀는 감성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 그리고 살뫄 직업에 대한 깊은 고민과 뚜렷한 작업관과 고집으로 똘똘 뭉친 본연의 모습을 드러낸다. 두 작가는, 그리고 두 작가의 작업은 보면 볼 수론, 만나면 만나볼 수록 의외의 모습으로, 생각지 못했던 모습으로 우리를 자꾸 놀라게 한다.

반전매력 최영빈 작가 '드문 기회2_Rare Chance2_37x37cm,캔버스에 유화, 2018'
반전매력 최영빈 작가 '드문 기회2_Rare Chance2_37x37cm,캔버스에 유화, 2018'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았던 지난 여름의 폭염이 드디어 뒷걸음 치기 시작하고, 맑고 상쾌한 가을 바람이 조금씩 느껴지는 청명한 9월, 도로시가 가을 새 전시로 마련한 박은영-최영빈 2인전 <반전매력> Eun-Young PARK & Youngbin CHOI UNEXPECTED CHARM 에 흠뻑 빠져보는 나만의 즐거운 그림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전시는 9월 6일 (목) 부터 9월 22일 (토)까지 계속되며, 두 작가와 함께 하는 오프닝 파티가 9월 6일 목요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많은 작가와, 기획자, 미술 애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도로시 살롱에서 열렸다.

아울러 8월 한달동안 잠시 중단했었던 화요일과 수요일의 야간개장을 다시 시작한다. 전시 기간 동안 화요일과, 수요일은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 도로시 살롱의 문이 활짝 열려있다. 하루 일과 마친 후 가볍게 퇴근길 전시 산책, 도로시와 함께 하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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