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건설 메르스 직격탄...협력사 임원 확진 판정
[단독] 현대건설 메르스 직격탄...협력사 임원 확진 판정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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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 현장 공사중단...직원 격리설 까지 ‘흉흉’

[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현대그룹(정몽구 회장)의 계열사 현대건설(박동욱)이 메르스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민국의 방역체계를 무너뜨린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현대건설의 해외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본건설 임원으로 확인됐기 때문.

<한국증권신문>은 11일 메르스 환자가 현대건설 협력업체인 서본건설의 임원 A(61)씨가 서울대 병원에 입원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현대건설·SK건설·사이펨(Saipem)의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가 공동수주한 쿠웨이터 알 주르 정유공장(New Refinery Project·NRP)공사현장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A사가 재직하는 서본건설은 현대건설의 협력업체다.

A씨는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쿠웨이트로 출장을 다녀온 후 메르스 확정판정을 받았다. 

A씨는 쿠웨이트 체류한 기간(22일)과 잠복기를 고려하면 쿠에이트에서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 통계로 보면 쿠에이트는 2016년 8월 이후 메르스 환자가 없는 비오염국가다. 

감염법에 따라 메르스 오염지역으로 분류하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아랍에미리트 등 세 나라다. 카타르는 오염지역과 같은 수준으로 관리한다.

이런 이유에서 A씨가 한국으로 오기 전에 경유한 아랍에미리트(두바이)는 메르스 오염지구라는 점에서 이곳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쿠웨이트 현지 병원에서도 한국인 2명이 검진 받았다. 이 중 한명은 메르스 증세로 입원한 상태로 알려졌다. A씨가 현지에 있을 때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서본건설 관계자는 본지의 취재에 당황하면서 “어떻게 회사 이름을 알게 됐냐”며 “회사는 잘 모른다. 자세한 것은 질병관리본부에 물어보라”고 답변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서도 현 단계에서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할 말이 없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문제는 현대건설의 태도다. 현대건설은 자사 협력업체 직원의 메르스 확진 판정에도 불구하고 천하태평이다. 아예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쿠에이트 현장에서 근무하는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메르스 사태 때문에 격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질병관리본부도 환자의 감염경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채 대응책도 없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해외에 머물고 있는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환자의 감염경로를 확인 중에 있으나 그 사람이 쿠웨이트 현지 병원에 갔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주가 폭락 예고

현대건설의 주가에도 메르스 사태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쿠에이트에 머물고 있는 직원들과 협력사 직원들이 격리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는 설 때문이다. 공사가 중단되면 공사기간이 지연되면서 추가 공사비용이 들어간다. 공사비용 증가는 결국 회사의 손실로 주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서본건설은 현대건설의 협력사다. 현대건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는 초동 대처가 중요

메르스 사태는 초동 대처가 중요하다. 해외 진출 건설업체들은 메르스 등 방역체계 구축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건설과 함께 현지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대우건설·SK건설·한화건설·현대중공업의 등 5개 건설사들은 메르스 대응 매뉴얼을 갖추고 직원들의 건강 체크 및 감염예방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쿠웨이트에서 일하던 협력사 임원이 메르스에 감염되자 대응 매뉴얼을 본격 가동해 현장직원들의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현장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임직원들의 건강상태를 현지 병원에서 체크한 결과 메르스 추가 감염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 통제와 함께 예방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과 서본건설 관계자들과 현대건설 현장 관계자들과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화건설 역시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당시 마련한 대응 매뉴얼을 시행하고 있다. 한화건설의 메르스 대응 매뉴얼은 △발병국가 입출국 인원관리 강화 △예방홍보 △손소독제 비치 및 중동 출장인원 마스크 지급 △의심환자 발생시 즉시 보고로 요약된다.

알주르 현장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SK건설 역시 2015년 마련한 대응 매뉴얼을 직원들에게 공지하고 준수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SK건설 측은 “직원들에게 메르스가 만연한 중동지역 출장을 가급적 자제시키고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데일리로(매일) 체크하고 있다”며 “추적 점검을 통해 철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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