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식의 미래산업이야기] 미래의 상점엔 직원이 없다?
[홍유식의 미래산업이야기] 미래의 상점엔 직원이 없다?
  • 김신우
  • 승인 2018.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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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위한 줄 사라지고, 구매한 물품 청구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미래상점이 온다.

 

미래의 매장에는 직원이 없는 무인상점이 될 것이다. 이는 곧 점원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말한다. 길게 줄을 설 필요가 없이 상점에서 물건을 집어 들고 나오면 저절로 계산이 되고, 지갑을 꺼낼 필요도 없이 나의 계좌로 연결되어 정해진 날에 정산이 된다. 이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미래 상점의 모습이다. 

아마존 고(Amazon Go). 줄을 설 필요도, 계산할 필요도 없다는 의미로 ‘노 라인즈, 노 체크아웃(No Lines, No Checkout)’ 등 두 가지를 강조했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상점에 점원이 없다는 것, 계산을 위해 줄 서지 않아도 된다는 것, 구매한 물품을 일일이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저절로 청구가 된다는 것 등등 미래 상점의 특징으로 이야기되는 것들이다. 


좀 더 반항적인 생각을 해 봤다. 점원이 없다는 것은 계산원(Cashier)이 없어진다는 것이지 직원이 없어진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누군가는 상점안의 재고를 정리해야 할 것이고, 물건을 새로 디스플레이해야 할 것이고, 청소년들이 담배나 주류를 구입하려 할 때 조치를 해줄 사람이 필요할 것이고, 또 구매할 물건에 대하여 질문이 생길 때 물어볼 사람이 필요할 테니 말이다. 


어쩌면 커피자판기는 미래의 상점 모습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무인시스템이다.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마시고 싶은 커피 종류의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커피가 나온다. 역시나 무인기라 하더라도 관리자는 필요하다. 떨어진 커피와 물을 보충하고, 커피 판매금을 회수해 가고 거스름 동전을 잔뜩 채워 넣고, 또 가장 중요한 부분이랄 수 있는 지저분해진 곳들을 청소를 하는 것이 관리자의 역할이다. 


자판기, 즉 밴딩머신의 천국이랄 수 있는 일본에는 곤충 자판기, 아이스크림 자판기, 속옷 자판기, 라면 자판기, 쌀 자판기, 우산 자판기, 주류 자판기, 바나나 자판기, 스시 자판기, 핫도그, 붕어빵, 삼각 김밥이나 감자튀김 등 더운 음식을 판매하는 자판기 등등 실로 별별 자판기들이 다 있다. 이런 것들을 다 모아 놓으면 무인상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빙고박스(BingoBox). 올해 말까지 5,000개 점포를 예상하고 있다.
빙고박스(BingoBox). 올해 말까지 5,000개 점포를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된 아마존이 시범적으로 선보인 아마존 고(Amazon Go)는 미래 상점의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문제점도 함께 노출되어 아마존 고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진행될 수는 없었다. 


예전에 유리를 연구하던 시절에 유리 내에 커튼 기능을 집어넣은 신개념의 제품을 개발하자는 아이디어가 논의된 적이 있었다. 유리에 커튼 기능을 집어넣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었는데 유리창을 사선으로 결정화를 시켜서 안에서는 밖이 다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제안되었다. 또 다른 기술로는 유리에 전기를 흘리면 유리의 색이 변하게 만들어 필요시 마다 커튼을 치는 것처럼 유리 색을 어둡게 또는 불투명하게 만들어 커튼 효과를 내는 기술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늘 간과하는 것은 단순한 한 가지 기능의 구현으로 기존의 가치를 대신하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커튼은 단지 빛을 차단하여 볼 수 없도록 만드는 물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커튼은 여러 색상과 무늬, 소재가 주는 질감, 빛의 투과 정도를 조절함에 따라 여러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또 커튼 방식에 따라 여러 디자인의 커튼으로 다양한 느낌을 만드는 물건이다. 이것을 유리커튼이 또는 전자커튼이 대신해 줄 수는 없었다. 상점도 마찬가지다. 


아마존 고는 저절로 계산되면서 신속하게 매장을 나올 수 있지만, 입장하는 것은 절대 신속하지가 않다. 센서가 구매자들의 모든 행동을 감지하고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매장 내 적정한 사람 밀도를 유지해야 하므로 입장객수를 제한하므로 마치 놀이동산에서 인기 기구물 앞에 줄을 서듯 매장에 입장하기 위한 긴 줄을 서야한다. 계산대의 직원이 없어짐에 따라 물건을 환불이라도 하려고 하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발생된다. 무인판매가 정답이 될 수 없는 이유이다.


계산대가 없어진 것이 미래 매장의 큰 특징으로 이야기된다면 SNS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이미 미래 상점을 경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국만하더라도 매달 5억 명이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한다. 이는 미국, 영국, 독일 인구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무인점포를 꾸꾸는 온라인 점포가 아닌 이미 무인인 오프라인 점포를 통하여 구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무인점포가 강조하는 것이 편리성, 신속성이라면 이미 온라인 점포는 편리성과 신속성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대형 상점들이 시행하고는 있지만 중국의 알리바바는 온오프라인 통합형 슈퍼마켓인 ‘허마(Hema)’를 통하여 4,000여 가지 품목 중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대문 앞까지 30분 이내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생선, 육류, 야채, 과일 등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모든 것을 배달한다. 


우리나라에도 롯데월드 내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여러 매장들과 이마트24시가 무인점포가 아닌 정확히는 무인 계산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 중이다. 물론 무인점포 운영 기술이 일일이 RFID태그를 물건에 붙여서 인지하느냐 아니면 아마존 고처럼 카메라, 센서,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물건의 구매 여부를 인지하느냐 등 적용되는 기술은 다르다. 


중국에서는 빙고박스(BingoBox)라는 무인편의점의 점포수를 올 연말까지 중국 전역에 5,00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 미래형 상점에도 직원은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 물건 계산을 위한 직원은 점점 첨단 기술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그러나 무인상점으로 상징되는 미래형 상점보다는 SNS에 의한 온라인 상점으로 시대는 변해가고 있다. 


중국만 하더라도 온라인을 통한 화장품 구입 비중이 2005년에 1%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35%로 증가했다. 직원이 없는 미래형 무인점포에 감탄할 것이 아니라 이미 직원을 없앤 온라인 상점이 미래형 상점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무인점포보다는 차라리 신속정확한 배달 기술이 미래의 상점을 좌우한다고 하겠다.  


┃빙고박스(BingoBox)┃올해 말까지 5,000개 점포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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