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멸치주의보'...소액주주 울리는 메릴린치
주식시장 '멸치주의보'...소액주주 울리는 메릴린치
  • 이남경
  • 승인 2018.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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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시간 안에 치고 빠지는 특유의 투자방식으로 유명
- 한국거래소, 모니터링 후 결과 처리 가능할 것으로 보여

주식시장에 멸치주의보가 내려졌다. 메릴린치의 ‘단타’위주 투자 방식으로 소액투자자들의 피해가 많아 손실을 보는 사태가 늘어났다. 이에 한국거래소에서도 메릴린치의 이 같은 투자방식에 점검에 나선 것이다.

인터넷 주식 게시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멸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합병된 미국계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말한다. 발음이 회사명과 유사해 붙여진 별명인 것이다. 메릴린치는 주로 짧은 시간 안에 ‘치고 빠지는’ 특유의 투자방식으로 유명하다. 특정 종목을 대량으로 주문하고 주가가 오른 뒤 추격 매수기 시작되면 다시 파는 투자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무엇보다 메릴린치의 매매가 집중된 종목들은 제약·바이오주, 남북경협주 등 변동성이 크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업종들이다. 특히 코스닥 종목의 경우는 메릴린치의 매수와 매도가에 따라 변동성이 더 잦았다.

결국 이런 투자 행태로 피해를 보는 것은 ‘소액투자자’들이다. 코스닥 시장은 특히 변동성이 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메릴린치는 경계대상이다. 아울러 청와대 게시판에 “주가, 시세 조종을 하는 메릴린치를 제재해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오는 등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헤지펀드가 메릴린치 창구를 통해 한국 증시를 교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피해를 막고자 메릴린치의 투자행태 점검에 작수했다. 불공정 거래행위, 시장교란 행위 등 관련 법규 위반에 해당하는지 전반적인 모니터링 진행에 나선 것.

하지만 대량으로 단타 매매의 투자방식은 불법은 아니다. 개인투자자가 소액으로 단타 매매를 한다고 해서 처벌되지 않지만, 메릴린치는 단일 창구를 통한 거액의 단타 매매를 지난해부터올해까지 여러 종목에 걸쳐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 메릴린치가 ‘시스템 매매’, ‘퀀트 투자’ 등으로 불리는 알고리즘 매매 투자를 국내 증시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특정 투자 신호가 나오면 자동으로 매수·매도하는 형태로, 대규모 헤지펀드의 한국 증시 교란 의혹도 이 때문인 것이다.

다만 거래소 역시 표면적 행위만으로 아직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아직 점검이 처벌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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